야심한 밤이라 써봄
옆집 형 진짜 개 잘생겼다

농구한데
어쩐지 키도 크고 팔다리도 김
키가 크니까 뭔 옷을 입어도 잘 받더라
진짜 기본 무지티 어디 무슨 마트에서 1+1 할 거 같은 하얀색 티셔츠만 입어도 얼굴에서 빛이남 진짜로

옆에 가면 좋은 냄새도 난다?
믿기냐 이게?
향수 뭐 쓰냐고 물어보니까 향수 안 쓴데. 농구해서 땀 많이 흘리니까 데오드란트 쓰는 거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형이랑 같은 거 샀잖아

근데 이거 박하향이거든?
근데 가끔 형한테 좀 더 묵직하고 세련되 보이는(형이 쓰는 거라 세련될 수밖에 없음) 향 날 때도 있는데 그건 뭐 쓰는 걸까
물어보고 싶은데 스토커 같다고 오해할까봐 못 물어봤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짜 사람이 다정하고 착하다
나 볼 때마다 "붕붕이 안녕" 하는데 진짜 너무 좋아서 가끔 형 나갈 시간에 같이 나간 적도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갈 일도 없는데 형이랑 인사하고 싶어서 그냥 나가봄

근데 눈치 약간 없어서 나 츄리닝 입고 나온 꼬라지보고 "그러고 학교가?" 할 때도 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형 볼라고 나온거지 이 꼬라지로 학교 안 가거든요 하는 말이 나오려다
형 볼라고 나온 거 들킬까봐 그냥 웃고맘

시간 맞으면 나한테 농구도 가르쳐준다
너네 3점슛 넣기 얼마나 힘든지 아냐?
형은 그걸 해낸다


아 그래서 내가 글을 쓴 게 이 형이 착하고 이래서 그런지 주변에 양아치있는 거 같아서...도와주고 싶어서 조언구함
한 번은 형이 양아치같은 새끼랑 이야기 하는 거 봤는데 딱 봐도 형이랑 안 맞게 생김
왜냐면 형은 청순하고(아 표현 그런가) 하여튼 그런 느낌인데 그 양아치 같이 생긴건 곱슬머리에 피부도 태운건가?
하여튼 그래가지고 한쪽에 귀걸이까지했는데 딱 봐도 양아치임 짝다리 짚고...

나 그거 보면서 지나가는데 형은 나한테 인사했는데 걔는 나 째려보더라
그리고 뭐라고 말하는데 하 시발 형은 왜 저런 새끼랑 있지?
존나 안 어울림 진짜

내가 사는 건물이(ㅅㅌㅁㅇ) 복도식이라 ㅁㅁㅁㅁㅁ이렇게 되어 있단 말이야?
좀 가격있고 가격에 비해 오래되긴 했는데 깨끗하고 조용하고 이래서 사람들 오래 삼
근데 내가 맨 끝이고 형이 내 옆방이란 말임?

나_형_ㅁ_ㅁ_(엘베가는 곳)_ㅁ_ㅁ_ㅁ 
대충 이런 구조임
이해감?

몰라 하여튼 내가 형 옆방인게 중요함
내가 집 갈라고 엘베내려서 돌았는데 복도에 그 양아치가 형 집앞에 앉아있어서 시발 진짜 심장 떨어질뻔 했다 진짜로
나 알아보고 고개만 까딱하는데 지나가기 존나 무서워서 심장 떨어지는줄

근데 나중에 발 소리 들려서 귀 갖다대니까 형이 그 양아치한테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그러더라
시발 형 존나 착해

그 다음부턴 양아치가 형 집앞에서 기다리는 일 없어졌는데 시발 그 새끼 형 없을 때 형 집에 드나드는 거 같음 어떡하냐 시발
112에 신고할까 생각했는데 나말고 신고할 사람 없는 거 같아서 들킬까봐 신고도 못함
시발 지가뭔데 형 집에 막 들어가냐고 미친놈 아냐?


그리고 한 번은 집에 있는데 형 집에서 퍽? 쾅? 하여튼 벽 존나 세게 치는 소리가 났음
오래된 건물이라 그런지 좀 소리가 잘 들리긴 함 ㅇㅇ
놀라서 형한테 무슨 일 있는 줄 알고 문 두드렸는데 그 양아치가 나옴

시발놈이 형 집이 아주 지네 집인줄 알고 쓰더라?
심지어 바지만 입고 나옴 위에 벗고
근데 좀 어 양아치 새끼라 그런건지 근육 장난 아니긴 하더라...

하여튼 걔가 나와서 저새끼가 벽 친줄 알고 놀랐는데 걔가 나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죄송함다. 아무 일 없슴다" 하고 무슨 꺼지라는 듯 말하더라
말도 짧아 새끼가 언제봤다고

형은 어디갔나 싶었는데 문 닫힐 즈음에 형이 "야. ㅇㅇ섭(양아치 이름인듯 잘 안들림)...하지 말라고 했잖아" 하더라
아니 시발 뭘 하는데 벽을 그렇게 세게 치냐고...
형이 그새끼한테 협박 당한거면 어쩌지

진짜 112에 신고해야 하나
신고하면 뭐라고 해야하는지 아는 사람 있음?
아님 내가 운동을 하는 게 나을까?

저 양아치 새끼 형한테서 어떻게 뜯어내냐 진짜 우리 형 저런 새끼랑 놀면 안 되는데
나랑 놀아야 하는데







태섭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