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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9 23:12


하프타임때 경기장 중간에 나와서 ㅎr입보이부터 슈퍼ㅅf이까지 야무지게 추는 북산 치어팀 센터 송태섭 존나 ㅂㄱㅅㄷ 마지막 곡 끝나고 허리 숙여서 마무리 인사 챱! 하는데 그때 목에서 찰랑 하고 반짝거리는 뭔가가 떨어지는 거지. 태섭이가 맨날 끼고 다니는 목걸인데 태섭이는 치어팀이랑 와르르 관중석으로 돌아가느라 정신 없어서 그거 눈치도 못 챔.

평소에 여자 구경 못 해본 산왕애들은 뭐 당연히 북산 치어팀 보면서 하.. 예쁘다귀엽다요정같다북산놈들부럽다예쁘다귀엽다... 하는 중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유난히 반짝반짝하는 눈으로 태서비만 뚫어져라 보고있던 정우성은 태섭이 목에서 떨어진 목걸이 귀신 같이 포착하고 성큼성큼 달려가서 그거 주워올리겠지.


태섭이는 벌써 북산쪽 관중석 바로 앞까지 가 있었는데 뒤에서 들린 '저기...' 라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땀범벅이 된 얼굴로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있는 우성이가 서 있음. '이거 떨어트렸어.' 

우성이 존나 잘생겼으니까 태섭이 옆에 있던 치어팀 여자애들은 다 꺄아 하면서 료코 부러워-!! 하고 난리나는데 태섭이는 어쩐지 불편한 기색으로 우성이 어깨 너머부터 흘끗거림.


저 멀리서 무표정한 얼굴로 팔 스트레칭을 하며 태섭이를 빤히 쳐다보는 건 이명헌임. 옆에 있던 현철이도 팔짱을 끼고 우성이 쪽을 관찰함. '...정우성 저거 지금 네 전여친한테 작업 거는 거냐?', '그런 것 같다뿅.' 

작년이었나, 저거랑 똑같은 일이 있었음. 그땐 능남전이었는데 걔네도 시커먼 남자애들뿐이라선지 북산 치어팀이 와서 공연해줬거든. 송태섭은 그때도 목걸이를 떨어트렸고, 이명헌이 주워줬음. 근데 이명헌은 정우성과는 다르게 어설픈 어린애가 아니니까 지금 우성이가 하는 것처럼 멋없게 돌려주지는 않았지. 뭐하러 저렇게 급하게 굴까. 그냥 주워서 갖고있다가 경기 이기고 난 뒤에 숨 좀 돌리고 주면 되잖아. 그러면서 대화도 하고 번호도 따고 하는 건데, 정우성 저 바보는 이름 물어볼 시간도 없겠-

아.
...뭐야, 저건.

명헌이는 자기 어깨를 퍽 치면서 지나가는 누군가 때문에 주춤했고 현철이도 저건 뭐하는 새끼냐는 투로 중얼거림. 두 사람 눈에 보이는 건 북산의 빨간 저지를 입은 넓은 등짝과 거기에 붙은 숫자 14, 그리고 휘청거리는 팔다리였음.


태섭이가 우성이 손에 들린 목걸이를 머뭇거리면서 가져가려던 찰나 다른 큼직한 손이 불쑥 튀어나오더니 목걸이를 먼저 가로챔. '에?' 우성이와 태섭이 입에서 동시에 나온 얼빠진 소리와 함께 목걸이는 다시 경기장 저 편으로 던져짐. '에에????'

태섭이가 황당한 얼굴로 고개를 들자 보이는 건 자신을 향해 허우적 허우적 삿대질을 하며 멀어지는 파김치 정대만임. '야.. 내가... 헉, 내가 다시 주워줄 테니까, 허억- 너 거기.. 거기서 가만히 있어.' 남의 귀한 목걸이 냅다 집어던지고 휘적휘적 회수하러 가는 대만이를 바라보는 송태섭 마음 굉장히 심란함. '저 미친 인간이 진짜... 야, 미안해. 저 선배가 원래 저런 사람이 아닌.. 아니다. 저런 사람이야. 응, 맞아.' 우성이는 어이가 없어서 뒤통수를 벅벅 긁음. '방금 뭐한 거야, 저 사람?'

태섭이는 그 말에 한숨 섞인 웃음을 터트림. '남친 노릇.'


북산 아.릐로 유명한 태섭이 현남친 그거 정대만이고 그 정대만은 지금 남친 노릇에 굉장히 진심임. 안 그래도 작년에 산왕 주장이라는 저 송태섭 전남친이 목걸이 전해주면서 수작질 부렸던 거 소문 다 났는데 시발 또 누가 맘대로 남의 애인 목걸이를 주워줘 어?? 어??? 그것도 산왕 에이스가? 시발? 내 송태섭한테?

뭐라뭐라 씩씩대면서 후들거리는 다리로 목걸이가 떨어진 경기장 중간까지 걸어가는 대만이를 보고 있자니 태섭이는 황당하고 웃기고 근데 또 그게 멋있고 설레서 웃음이 피식피식 나옴. 그때 저 멀리서 백호가 소리를 지름.

야, 료칭코! 너 여기 목걸이 떨어졌어! 내가 갖다줄-
안돼안돼안돼안돼안돼!

'강백호 이 바보야 그거 한번만 더 던졌다간 정대만 진짜 죽는다고-!' 태섭이가 머리 위로 X자 만들면서 다급하게 말리고 백호는 어리둥절해서 '무..?' 하는 소리만 내고 태섭이의 작은 배려에 큰 상처 입은 대만이는 챱 소리 날 정도로 거칠게 목걸이 낚아채가서 애꿎은 백호 손만 아프겠지.

사실 태섭이는 대만이 엄청 많이 좋아하고 지금 이거 때문에 더 반했는데 그래도 아직은 대만이한테 그거 말 안 해줄 거임. 정대만이 자신과의 첫만남을 기억해낼 때까지 알려줄 생각 없음.



대만태섭
약우성태섭 명헌태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