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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6 17:04
태웅백호 같이 온거 보고
어 나 조금 서태웅... 부러울지도... 했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사람이랑 떨어져 지내는 거 자신이 선택한 일이니까 아쉬워도 받아들였고 탱백보다 먼저 만난 송태섭도 한국에 여자친구 두고 와서는 매일 밤마다 한나야😭 이러고있으니까 정우성 딱히 외롭단 생각 안 했었다고 송태섭 술먹으면 휴지로 열심히 눈물콧물 닦는 거 보면서 'ㅋㅋㅋ난 고백 안하고 그냥 오길 잘한듯ㅋㅋㅋ' 이런 생각이나 하고

근데 그 뒤로 서태웅이 오더니 1년쯤 더 있다가 강백호까지 온 거 보고... 정우성 처음에는 쟤네는 사이가 좋은거야 나쁜거야 하고 흥미롭게 지켜봤는데
보다보니 ...아 저 둘 그런 사이인가? 하고 깨닫는거지

강백호 길거리농구하다 팔꿈치 까져서 오면 서태웅 눈쌀찌푸리면서 휘적휘적 약상자 가지러 가고
이딴거 안해도 하룻밤 자면 나아 임마!! 승질내는 강백호한테 멍청이 너 여기는 보험 없다고 똑똑한 말 하는 서태웅
소파에 엎드려있던 서태웅 혼잣말로 ...계란후라이 먹고싶어. 하면 아 ㅅㅂ 저 귀찮은새끼 하면서 프라이팬 덜렁 집어드는 강백호
강백호 연습 잘 안된 날에 인상파 조폭처럼 식탁에 앉아있으면 서태웅 힐끗 돌아보더니 ...뭐가 안 되는데... 리바운드? 하고 묻는 거
서태웅 어디서 뽑아왔는지 느바 선수들 프로필 인쇄해서 철해놓고 보고있는데 강백호 그 옆에서 같이 보면서 나 얘 알아 여우 너랑 플레이 비슷해 하고 감자튀김 냠냠 먹는거 근데 강백호 오른쪽 어깨 뒷면이 서태웅 왼쪽 어깨 앞면에 바짝 붙어있는
어딘가 안겨있는것같은 모양새...


그런 모습 보면서 정우성 문득 뭔가 깨닫고 저 둘은 좋겠다고 생각하는거임
서태웅한테 넌지시 "넌 백호 없이 1년이나 일찍 와서 심심했을 것 같아ㅋㅋ" 하고 말 거는데 서태웅 눈 껌뻑껌뻑 하더니 "...따라올 줄 알아서." 하고 대답하는거

아... 따라올 줄 알았구나
그럼 1년 기다릴수있지
1년뒤에 같이 살수 있는거 알면 기다릴수있지..
자기는 안 간다고 자기도 가봤으니까 못 간다는 거 안거라고 딱 잘라 거절하던 얼굴 생각나고

송태섭도 롱디지만 걔는 '여자친구' 인데다 고등학교 때부터 사귄지 몇년 됐고 안정적이지 언제든 돌아가면 안길수있지 평범하게 그리워하고 울먹일수있지 근데 나는...




집에 유난히 그냥 들어가기 싫었던 날 정우성 괜히 밖에서 시간 죽이다가 주머니에 달러 얼마 있는지 보고 공중전화 박스로 가서 다이얼 돌림
지금 거기는 한참 낮이겠네... 생각하면서 신호음 듣는데 덜컥 하고 받는 소리 들림

- 여보세삐뇽




잘 지냈어요? 여긴 슬슬 겨울 날씨 되어가고 있어요ㅎㅎ 겨울이라도 남쪽이라 따뜻하긴 하지만. 형네 학교는 좀 어때요? 아직도 동오형이랑 룸쉐어 하나? 이사 안 해요? 형은 무슨 평생 거기서 살거같이 말해 꼭ㅡㅡ 난 벌써 4번이나 이사했잖아요. 나 한국 들어가면 재워줄곳도 없으면서... 아 됐어 형 집에서 안 자. 아이 내가 뭘 한국 안들어가 들어가죠... 지금까진 못갔는데 내년엔 꼭 갈게. 아니 형이 물어보니까 약속을 하지 아 안해요 약속 안해

아ㅡ.... 뭐 그냥 생각나서 전화했는데ㅋㅋㅋ 글쎄요? 모르겠어요... 요즘은 뭐 학교 친구들이랑 자주 놀아요ㅋㅋㅋ 제가 그때 말했던 북산 애들이ㅋㅋㅋ 자기들끼리 엄청 친한데 나 혼자 다른학교라 좀 못 끼겠어ㅋㅋㅋ 송태섭은 맨날 한나얘기만 하니까 그나마 둘이 놀고 그 서태웅 강백호 콤비는 완전 지들만의 세상이야ㅋㅋㅋ 자기들끼리 한국어로 농구 피드백 하고 그런다니까요 난 영어로 하는데... 난 봐줄만한 고향 친구도 여기 없고ㅋㅋㅠ 걔네는 지들끼리 손가락 하나만 다쳐도 여기 의료보험 안되는 나라라고 얼마나 극성인지ㅡ

으응? 어 그러지... 아니? 안 심심한데? 아니 그냥 생각나니까 전화 하는거지 뭐 아아니......




공중전화 박스 유리벽에 이메다 덩치 기대놓고 꼬불꼬불 전화선 검지손에 걸고 뱅글뱅글 꼬면서 꿍얼꿍얼 웅얼거리는 정우성

잠깐의 침묵 후에
수화기 너머에서 장난기와 다정함이 살짝 섞인 목소리가 살짝 쉰 하이톤으로 들려옴



- 우성

내가 보고싶어?








우성명헌
태웅백호 태섭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