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된지 일주일만에 정체 숨기고 잠행갔다가 대만이 만난 황제 호열이
혼자 뭘 낑낑대고 들고가다가 호열이를 보고 놀라가지고 혼자 철푸덕 넘어지더니 뿌엥 우는거보고 첫눈에 반해서 자긴 무서운 사람 아니라고 좀 도와줄려고 다가갔더니 기겁을 하고 도망감
낯선 남자 뒤에 숨어서 오들오들 떠는걸 보고 통성명이라도 하고 싶다고 했더니 웬걸 그 낯선 남자의 노예라고 하네?
노예라는 이유로 저 힘없는 애한테 무거운 짐 나르게 하는걸보니 안쓰러워서 면천시키고 궁에 들어앉혀야겠다는 생각에 대만이를 돈주고 사겠다고 해도 안팔아서 결국 자기 정체 밝히고 궁으로 대만이 끌고 옴
근데 문제가 있었겠지
그냥 대대로 노예였던거면 풀어주면 되는데 10년전쯤 역모로 몰락하고 식솔들은 노예로 팔려나갔던 정씨 집안 사람이라...
후궁조차 될 수 없는 역적 출신 노예라 아무것도 못해주고 옆에 끼고만 있는데 궁 안에선 저 역적가문의 씨를 왜 데려온거냐 언제 내쫒나 하는 그런 시선뿐임
궁에 데려올때 다리를 저는걸 보니 몸도 성치 않아보여서 괜히 상처받을까봐 큰 방 안에 넣어놓고 못나오게 하는데 방 안에만 있으니까 대만이 수척해진것같음
이렇게 힘들어하면 궁 밖으로 내보내줘야하나... 그렇지만 내가 황젠데 좋아하는 사람이 힘들게 노예생활하는거 두고 못볼것같음
나름 옆에 두고 예뻐해주고 싶지만 가뜩이나 곱지 않은 시선 받는 대만이가 더 힘들어질까봐 그냥 역적가문 핏줄이 뻔뻔하게 길거리 나다니길래 괘씸해서 데려온척하고 따스한 말 한마디 못해줬겠지 밤마다 들어가서 요즘 지내는건 어떠냐 밥은 잘먹냐 낮에 뭐하고 지내냐 물어보는게 다임
그런 호열이의 순정은 입 무거운 시종들 정도나 눈치채겠지
그렇게 지내던 어느날 결국 대만이 사라지는거야 대만이가 있던 방은 난장판 되어있고 여기저기 칼자국 투성이인데 핏자국도 심상찮은...
호열이 극대노해서 대만이 시체라도 찾아오라고 방방뜀 그렇게 사건 조사하다보니 역모도 누명이었던게 밝혀져서 피의 숙청 시작됨



그런데 정작 대만이는 호열이가 오해하던 상황이랑 180도 다름
집안이 몰락하고 노예로 팔려간건 맞지만 평소 친분있게 지내던 거상 영걸이네 가문에서 대만이네 식솔들을 전부 산거지
역적 누명써서 노예된거라 사람들한테서 잊혀질때쯤 풀어주려고 상회에 모여 살면서 다같이 일하고 한가족인것마냥 사이좋게 사는데 어린 대만이는 가고싶은 곳이 너무 많았던거지
결국 상회 후계자인 영걸이에게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영걸이랑 손잡고 여기저기 유랑도 다니고 즐겁게 지내면서 크는데(놀러다니다 사고치면 제가 노예라서... 제 주인에게 청구하세요 하고 튀는바람에 영걸이가 뒷수습함) n년뒤 호열이 마주쳐야됨
물건을 싸게 팔길래 무리해서 잔뜩 사가지고 낑낑대면서 오다가 웬 남자를 마주쳤는데 그래도 명문가 출신이라고 황태자였던 꼬맹이 시절 호열이 얼굴 알아보고 깜놀해서 도망치려다가 발 꼬여서 넘어짐
안그래도 어릴때 잡혀가면서 매질당했던것때문에 무릎이 안좋았는데 넘어지면서 까지니까 뿌엥 울어버림
무서운 마음에 영걸아 도와줘 하고 달려가서 쏙 숨었는데 황제놈은 갈생각도 안하고 어슬렁거림 왠지 그 역적가문 놈이 왜 태평하게 놀고있냐고 잡아 죽이려는것같아서 무서움
영걸이가 대만이는 제 노예라고 밝히고 관심 끄라고 해도 안물러나더니 결국 자기 신분 까고 대만이 강제로 끌고감
궁안에 있는 큰 방안에 가둬두고 못나가게 하니까 뭐지 그동안은 살려두고 이제와서 죽이려는건가 내가 그집안 외동아들이라? 오들오들 떠느라 밥도 못먹고 살 쭉쭉 빠짐 밖에서 얘기하는 사람들 소릴 들어보니 역시나 자길 알아보고 역모로 노예된 주제에 힘든일도 안하고 팔자 좋아보인다고 빡쳐서 데려온게 맞대
황제놈은 밤마다 와서 오늘 뭐했냐고 취조함 그냥... 밥도 조금 먹고(잘 먹었다고 하면 식량 축낸다고 죽일것같음)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있었다고 함(핑계거리 생기면 죽을까봐) 그러면 황제 표정 더 안좋아지는데 대만이는 속으로 헹~ 당장 남의 재산을 죽일 핑계가 없겠지 메롱~ 하는중임
그렇게 처음엔 호열이가 무섭기만 했는데... 궁 생활이 너무 질리는거야 누굴 만나지도 못하고 어딜 나가지도 못하니까 낮에는 방에서 뒹굴거리면서 늘어지게 낮잠자거나 벽에 낙서나 하는 지루한 생활을 하니깐 밤마다 찾아오는 황제에게 호며들겠지
호열이 얼굴을 가만보니 엄청 잘생겨서 두근거리고 자기한테 조용한 목소리로 얘기하는것도 으른스러움 매일 감시(?)하러 와줬으면 좋겠음
그렇게 한달 가까이 궁에 감금당해있던 어느날 시종들이 밖에서 조심스럽게 하는 얘길 들었겠지 요새 황제께서 아닌척 하시지만 뒤늦은 사랑에 빠진 것 같다느니... 당연히 대만이 얘기였지만 대만이는 눈치가 더럽게 없었음
아 황제 곧 결혼하겠구나 황후될 사람은 요새 잘나간다는 xx가문 사람일려나? 부럽다 힝... 잘생긴 놈은 역시 빨리 결혼하는구나 떼잉 밥맛도 없고 날 죽일거면 국혼 전에 걍 빨리 죽였으면 좋겠다...
그러다 어느날 역적놈 씨를 말린다고 진짜로 자객이 들어와서 죽을뻔하는데 다행이 황제가 죽이기 전에 대만이 빼돌릴 목적으로 영걸이가 보내준 철이가 난입해서 구해줌
비쩍 말라가지곤 철이 반갑다고 뿌엥 우는 대만이보고 이참에 걍 죽은척하고 도망가면 되겠다며 데리고 나옴
한달만에 집으로 돌아와서 영걸아 나 진짜 죽는줄 알았다 철이 없었으면 죽었다고 난리남 그리고 아맞다 영걸아 조만간 그 황제 결혼할것같다더라~ 하는데 영걸이는 황당하겠지
대만아 결혼은 무슨결혼이야 지금 궁궐은 다 죽어나가서 피바다인데...




시체 없으니까 아직 살아있는거고 만약 대만이가 진짜 죽었으면 니들 다죽는거라고 난리난 호열이랑 집에와서 좋아하는거 잔뜩 먹으면서 영걸아 나 진짜 죽을뻔했어 그 자객놈이 칼 휘둘러서 턱에 생채기 난거봐~ 하는중임
그러나 진짜로 죽을뻔한건 자객놈이랑 싸우다 팔다리에 상처 여러개 생긴 박철이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