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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4 21:13
대협이는 정환이랑 같은 A대이고 영수랑 호장이는 B대 다니는데 정환이는 가업 이어야해서 농구는 취미로만 하고 경제학과 다닐듯
대협이는 농구 계속하고 있음 영수는 고3 윈터컵까지만 경기 뛰고 농구는 더이상 안하는데 진로는 그쪽으로 가고 싶어서 스포츠학과 다님

호장이는 원래 정환이형 따라서 A대 가려다가 언제까지 정환이만 쫓아다닐거냐는 주변의 반응에 어쩔수없이 B대로 진학함


영수는 새내기도 아닌데 신입생 환영회에 꼭 가야 되나 싶은데 한학년 위인 선배가 꼭 나오라고 성화인 바람에 어쩔수 없이 나오게 됨
반면 호장이는 원래 가려던 A대 아니라 B대 온거라 신입생 환영회 내내 죽상인 얼굴이라 그런지 곁에 아무도 없이 혼자 앉아있는데

방금 들어온 영수가 빈자리 찾으면서 두리번 거리니까 건너편 테이블에 있던 벌써부터 잔뜩 술취한 선배가 여기 앉으라면서 앉히는데
얼떨결에 자리에 앉은 영수는 우연히 호장이랑 같은 자리에 앉게 되서 서로 어색하게 눈인사 나눔

처음엔 얼굴만 아는 데면데면한 사이라 어색함 풀려고 관심사인 농구를 주제로 스몰토크 시작하는데
술 한잔 두잔 들어가다보니 남들한테는 못하는 말도 하게 됐을듯

알고보니 둘 다 짝사랑하는 상대가 있는 공통점이 있어서 얘기 하다보니 말이 잘 통해고 그래서 그 날 이후로 자주 만나게 됐을듯

근데 막상 둘이 만나서 하는 거라곤 별거 없을듯 카페에서 서로 짝사랑 상대방에 대해 한탄하면서 욕하기
스트레스 풀려고 맛집탐방 하기 짝사랑 상대랑은 볼 일 없는 본인 취향 영화 보는데
둘 다 영화 취향 비슷해서 서로 추천해주는 영화도 재밌게 봄

문제는 남들이 보기엔 영락없이 둘이 데이트 하는 걸로 밖엔 안보여서 둘이 사귀는거라고 소문이 남

그 소문 듣게된 정환은 소문은 소문일뿐이라며 별 반응 안하고 대협은 그런 헛소문을 믿어? 하하 웃기만 하는데 눈은 안웃고 있음

둘다 설마 호장이가/영수가 그럴리가 있나시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척 하면서도
혹시나 싶어서 직접적으로 호장이/영수에게 물어보면 그냥 친한 선/후배 사이라는 대답에 안심함

근데 왜 내가 이런걸로 안심하는거지 싶은데 아직 본인들 감정이 뭔지 모르고 호장이/영수가 걱정되서 그런거겠지 하고 넘김

자기 경기 보러오라고 매일같이 돌림노래하는 호장이에 질린 영수가 그래 간다 가 몇시에 하는데 하고 가는데
하필이면 그 날이 A대랑 친선경기 하는 날이였던거지 당연히 대협이는 주전선수로 나왔을테고

경기를 B대에서 해서 미리와서 몸풀고 있는데 1층 플로어석에 앉아 있는 영수 발견한 호장이 어! 영수형! 하고 손 흔들면서 달려와서 안기는거임

당연히 떨어지라고 지랄발광 할줄 알았던 영수가 아무렇지 않다는듯이 머리 쓰다듬어주는거 보면서 어 뭔가 이상한데 하고 느낌
제가 아는 영수는 제가 호장이처럼 달라 붙으면 야 무슨 사내새끼들끼리 징그럽게 라면서 피하곤 했거든

물론 영수는 좋아하는 사람이 그러니까 부끄러워서 두근거리는 심장 감추려고 그랬던거지만 대협이 그걸 알 턱이 없으니까
자기보다 얼마 만난지 안된 호장한테는 무르게 행동하는 영수 보면서 뭔가 서운함을 느낌

경기는 대협이네 팀이 1점차로 이겼는데 호장이가 영수 앞에서 아 이길수 있었는데 하면서 찡찡 거리는데도
영수는 그래 그래 넌 떠들어라 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테니 하면서 멍때림

근데 대협이에 눈에는 그런 모습도 곱게 보이진 않았을거 같다 처음으로 누군가가 거슬린다고 생각하면서 끼어들 타이밍 재다가
호장이의 끊이지 않는 투덜거림에 귀가 아픈 영수가 자리에서 일어났을때 자연스럽게 영수야 하면서 말을 걸어 왔음

아 이래서 얼른 도망가려던건데 영수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뒤돌면서 말했음



"어"

"둘이 많이 친한가봐?"

"친하긴 무슨 그냥 같은 학교니까 자주 만나는거지 뭐"

"그래?"


대협이 아무말없이 자길 빤히 내려다 보는걸 보면서 영수는 뭔가 포식자 앞에 놓인 피식자가 된 기분이 들었음
뭐라 말해야 좋을지 몰라서 입을 꾸욱 다물고 있으니까 어느새 다가온 호장이 팔짱을 끼고는 대화에 껴들었음


"뭐예요 나는 영수형이랑 내가 제일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웃기고 있네 너랑 친한 선배들만 해도 한트럭은 되겠구만"

"에이 그래도 그 선배들이랑 영수형이랑은 좀 다르죠"

"다르긴 뭐가 다르냐 임마"


그러면서 호장이의 볼을 아프지 않게 꼬집는데 아 아파요 영수형 하는 그모습이 무척이나 친해보여서
대협이의 눈에는 자기가 그 둘 사이에 끼어들 틈 같은게 안보였음

그럴만도 한게 남들한테는 말 못할 공통점이 있어서 급속도로 친해졌기 때문에 상대가 더 편하게 느껴져서
허물없이 대하는데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 눈에는 뭔가 안보이는 벽같은게 보였겠지

대협이도 그런 벽을 느끼고 있는 중이였고... 기분이 더러운데 왜 더러운지는 모르겠고 일단 둘을 떼어놓아야 겠다는 생각밖에 안들었을듯

그래서 대협이가 정환이랑 합심해서 둘 떼어놓으려고 하는거 보고싶었는데 정환이는 별로 나오지도 않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