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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7 16:35
사실 보내기 싫었다고 붙잡고 싶었다고 말한 적 없는데
내년에 미국 가기로 결정했다고 우성이가 미안한 듯이 털어놨을 때도 이명헌 단 한번도 어떤 감정을 내색한 적 없는데
그렇게 됐냐고 하긴 넌 여기 있기 아깝다고 가서도 잘 할 거라고 담담하게 응원해 줬고 우성이도 형이 좋은 말 해주니까 그제서야 뭔가 마음이 놓인다는 듯 고맙다고 활짝 웃었었는데
딱 한번, 가기 전까지는 여기서 산왕에서 최선 다해달라는 말만 했을 뿐
그 마지막 호흡의 결과가 인터하이 1차전 탈락이었음을 받아들여야 했어도 결코 정우성에게 이대로 헤어지기 싫다 너 보내기 싫다는 말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그랬던 이명헌 이제 와서



나 그때 사실 너한테 안 가면 안 되냐고 물어보고 싶었다고
물론 뭐 내가 붙잡았어도 그래도 넌 갔겠지만 내가 말이라도 해봤으면 미련이라도 안 남았을 텐데 이 나이 먹고 이런다고
허전하고 외로워서 여러 사람 만나봤는데 그래도 어딘가 늘 헛헛했다고
네가 만약 떠나지 않았다면 너는 내 뒤를 이어서 산왕을 이끌고 대학도 같은데로 가고
우리 둘다 청대 국대 그 정통 코스 나란히 밟으면서....
....좋은 사이 됐을 수도 있겠지?




술 약간 취해서 눈 내리깔고 살풋 웃는 형 기가 막힌 표정으로 쳐다보는 정우성



형은 내가 가기 전에 어떻게 우리 사이 한번 해보고 싶어서
운 띄워보려고 할때마다 미국 가서 잘 하라는 말로 끝내고 가버리고
간 다음에는 내가 고백할 생각도 못하게 애인이 없는 날이 없었고
그리고 지금 3년 사귄 그 남친이랑 결혼하는 전날 밤에 나한테 이런 말을 해요?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