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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7 13:44
보고 싶다

아직 뭐 찐사랑을 고하고 연애 땅땅이라기 보단, 하룻밤 보내고 서로 가까이서 수작부리는 일이 잦다 보니, 대충 다른 동료들도 둘이 시시덕거리고 있음 한숨 쉬며 자리 피할 정도로 다들 아는…그렇고 그런 사이인데.

둘이 서로 주고 받고 약속한 게 있으니 대충 내킬 때 저 목덜미에 이 박아넣고 나중에 달콤한 헛소리로 달래는 건 사실 일도 아닐 것임. 타브가 그 정도로 나이브한 호구이며 자기 시무룩한 얼굴에 약한 거 넘나 잘 알거든. 그런데도 그냥 머랄까…

고른 숨소리, 피를 뿜는 심장이 일정하게 뛰는 소리, 피와 온기가 부드럽게 번진 몸, 모닥불 열기로 데워진 뺨과 밤이 내린 그림자가 너울거리는 머리카락을 그냥 옆에 턱 괴고 누워서 찬찬히 바라보는 게 썩 나쁘지 않아서, 피 빠는 대신 자는 타브 얼굴을 동이 틀 때까지 그 썩 나쁘지 않은 상태로 감상만 한 아스타리온 보고 싶다

어차피 자긴 잠 잘 필요도 없으니 걍 지루한 밤에 미학적인 즐거움을 누렸다~이건데, 사실상 누가봐도 사랑에 홀랑 빠진 나머지 밤새 연인 얼굴을 아껴가며 살핀 남자엿겟다

그리고 그 동이 틀 무렵 느리게 눈 깜빡이며 얼빵한 표정으로 어?너왜여깃는?하고 잠에서 깬 타브 보고 송곳니 드러낸 채 낄낄 웃기나 하는데,

타브는 아스타리온이 밤새 모닥불의 열기가 닿지 않는 건너편에서 의식도 못 하고 찬 기운 다 막아 주고 있었단 거 민감하게 느끼겟다. 덕분에 열기가 고여서 자기 자리만 뜨끈뜨끈하단 것까지.

자긴 지금 둘의 이 관계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알겠는데, 밤이 막 지났어도 여전히 매끈한 얼굴로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유혹적으로 흘기듯 웃기나 하는 쟤는 알고는 있으려나 싶고. 그런 부분도 사실 짠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