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63699742
view 2668
2023.09.12 21:39


https://hygall.com/563195377
https://hygall.com/563554429








 성인이 되기전, 윤대협의 부모가 두 사람을 불렀어. 

 곧 너희가 성인이 되면 바로 결혼식을 하려고해. 괜찮겠니?


 결혼식이란 말에 영수가 흘끔 대협의 눈치를 살폈어. 전혀 속을 알수 없는 표정이었지. 

 좋죠. 
 

 생각보다 호쾌하게 나온말에 영수가 눈을 동그랗게 떴어. 이어 부모님이 영수를 쳐다보며 물었지. 영수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어. 부모님이 안도한 표정을 보며 영수는 대협이를 살폈어. 대협이는 웃고있었어. 
 응접실을 빠져나오자마자 영수가 대협이를 붙잡고 물었어. 
 
 너 나 좋아해?
 응?
 나 좋아하냐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영수야.


 윤대협의 말에 영수의 심장이 쿵 떨어졌어. 그럼 그렇지. 이 녀석이 날 좋아할리가.

 됐어. 너랑 얘기 안해. 

 

*



 
 옛날 꿈을 꾼 영수가 자리에서 일어났어. 이미 오년이나 지난 일인데 어제처럼 생생해. 그때부터 영수는 대협이를 좋아한다는 티를 내지 못했어. 밍숭맹숭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한 영수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일하고 있었어. 그때 꺄르르 웃는 소리가 났어. 무심코 창밖을 바라보니 어제처럼 눈웃음을 짓고있는 왕녀와 그 앞에 서있는 윤대협을 발견했어. 대협이는 창문으로 등을 지고 서있어서 얼굴 표정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왕녀가 저리 웃는걸 보니 분위기가 나빠보이지는 않았어. 

 이윽고 대협이 몸을 돌려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왕녀가 같이 가자며 그 뒤를 따랐어. 뭔가 보지 말았어야 할 장면을 본 것처럼 속이 불편했어. 나쁜새끼. 만날거면 몰래라도 만나지. 단호하게 이혼은 안된다던 윤대협을 떠올리니 속이 꼬이는 기분이었어. 이혼은 안되고, 후계자는 만들고 싶고, 자기는 정부랑 놀겠다...이거지. 그때 시종이 차를 전하러 들어왔어.
 
 남편은?
 집무실에 계시지 않을까요?
 그래….
 마님께서 찾으신다고 전할까요?
 아니. 되었어.​

 차를 내려놓은 시종이 나가지 않고 영수의 앞에서 머뭇거렸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영수가 시종을 쳐다봤어. 

 그..손님방에서 머물고 계신 귀한 손님께서, 혹여 품위유지비를 줄 수 있냐고 물으셨습니다.
 뭐? 
 드레스가 맞추고 싶으시다고...

 웃기지도 않네. 영수가 코웃음을 쳤어. 왕녀에게 전해. 당신은 현재 시녀일뿐이니 드레스를 맞추고 싶으면 봉급으로 맞추라고. 시종이 알겠다며 목례했어. 그렇지만 마음은 불편했어. 질투에 눈이 멀어 그런다고 생각할까?​ 테이블위 초대장이 눈에 띄었어. 가면무도회 초대장이었지. 귀족들이 신분을 감추고 놀아나기 딱 좋은.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놀아나고 싶은건 아니었지만 지금 당장 베베꼬인 속을 풀어야만 했어. 영수가 가겠다는 답장을 써 나가려던 시종에게 내밀었어. 

 유치한거 아는데, 지금은 그냥 이렇게라도 하고 싶었어. 윤대협이 조금이나마 분노하길 바래서.

 
 
 

 *



 
 가면 무도회 날, 영수는 외출을 시종들에게만 알리고 저택을 나섰어. 딱히 무언가를 하고싶은게 아니었으니 가면이며 옷에 그다지 신경쓰지도 않았어.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리다보면 기분이 조금 풀리지 않을까 했어. 그런데 막상 가보니 흥이나지도 않고 불편할 따름이었어. 사람들과 대충 어울리긴 했지만 딱 그뿐. 결국 무도회가 한창일 시각에 집에 돌아가려 나왔는데, 하필 타고온 가문의 마차가 갑자기 고장나버렸어. 집까지 걸어가긴 먼 거리고, 말을 타고 가기엔 너무 어두운 시간이라 위험해 무도회를 연 귀족에게 마차를 빌리려고 했어.
 
 그때 한 남자가 영수에게 도움을 준다며 다가오지 않았다면. 

 곤란하신 것 같은데, 괜찮다면 제가 모셔다드려도 될까요?
 
 모르는 남자와 같은 마차를 타고 돌아간다는 게 불편해 한사코 거절했지만, 남자가 두 세번 더 권하고 이 저택내 마차를 빌리기 어려울거라 전하자 영수도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어. 서로 가면을 벗고 통성명도 했어. 영수는 이미 결혼한 상태임을 알리는 의미에서. 그렇게 늦은 밤에 남자의 마차를 얻어타고 집으로 향했어. 다행히도 저택은 가까웠고 얼마 되지 않아 도착했어. 이미 늦은 시각이라 몇개의 불을 빼면 저택도 어둑어둑했지.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후에 따로 사례하겠습니다.
 아닙니다. 제가 먼저 모셔다 드린다고 한 걸요. 그럼 조심히 들어가세요.

 남자가 영수의 손등에 입맞추고는 다시 마차에 탔어. 뜻하지 않은 호의를 받았기에 얼떨떨했지만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어. 영수는 저택의 문을 두드렸어. 늦은 밤이라도 문을 지키는 시종이 있으니 문을 열어주길 기다렸지. 

 그러나 문이 열리면서 보인건 시종이 아닌 윤대협이었어. 영수가 화들짝 놀라 물었어. 

 ..안잤어?
 어. 너 기다리느라.
  
 어디 다녀오는거야? 윤대협의 목소리는 그때처럼 날카로웠기에 영수가 괜히 긴장했어. 초대받은 무도회에 다녀왔어. 영수가 애써 태연하게 말하며 대협을 지나치려했어. 그때 대협이 영수의 손을 잡았어.

 저 새끼는 누구고?
 ...왜 물어보는데?
 왜냐니. 아내를 간수하는건 남편의 몫이잖아.
 
 ...윤대협. 너랑 말싸움하기 싫어. 이거 놔. 영수가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힘에서 차이가 나 뿌리치지 못했어. 오히려 윤대협이 영수를 더 강하게 옭매여왔어. 손목에 강하게 들어오는 힘때문에 눈물이 날 지경이었어. 영수가 소리쳤어. 

 후계자 낳을게. 그럼 된거지?
 영수야.
 그러니까 이런거 그만해. 나 너무 힘들어.

 너 어차피 날 사랑하지도 않잖아! 당황한 대협이 힘을 풀자마자 손을 뿌리치고 도망치듯 계단을 올라섰어. 비참했어.


 




 





캐붕좆된다...
똥글읽어줘서 코맙다


대협영수 (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