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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0 23:28
보고 싶다

성적인 유혹엔 능숙하지만 관계 유지엔 1도 경험이 없는 자
이백년 동안 자기 몸조차 자기 것이 아니었던 놈이

어쩌다 하필 사랑에 빠져서 일시적인 탐닉이 아니라 상대를 자기 손안에 자기 품안에 죽 두고 싶어 어쩔 줄 몰라하는 거

스폰이 아니라 뱀파이어 된 아스타리온이 인지하고 있는 누군가 온전히 제 것이 되는 방법이란 폭력과 고통, 강제력을 수반한 방법 뿐일 것 아님

탐닉하는 관계도 휘황찬란한 선물도 어떤 일시적인 꾐 이상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는 걸 아는데,

그것 외엔 떠오르는 게 절대 타브가 겪지 않길 바라는 강제 뿐이라 오히려 더 온갖 진귀한 보석 장신구 따위를 타브에게 가져다 바치거나, 과할 정도로 낮이고 밤이고 행위에 몰두해 정신 못 차리게 하려 드는 아스타리온 보고 싶음

타브는 얘 속이 어케 돌아가는지 얼추 알겠다 싶어서 장단 맞춰주곤 있는데 계속 고민이 되긴 하겠다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아스타리온이 더 불안해 하는 게 점점 심해져서.

그런 거 있잖음. 분리불안 치료한답시고 애정 퍼부었더니 도리어 그렇게 퍼부어지는 수준이 죽 유지되지 않음 더더욱 불안해 하는


그러다 어느 날 관계 중에 지쳐서 순순히 품에 안겨나 있는데 자기 목덜미에 나있는 잇자국 그 날따라 집요하게 살펴보는 눈길에서 아스타리온이 어떤 걸 떠올리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거 보고 싶음

얼마나 쉽겠어.

단 한 번 깨물어서 끝의 끝 직전까지 아쉬운 피를 마시기만한다면 자길 아무리 원망해도 평생 자길 벗어나지 못 할텐데. 이백년 뿐이 아니라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