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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3 18:43
송태섭ts 고전au면 몸종이 왜이렇게 잘 어울리냐.
아이 낳으면 죽을지도 모르는 병약한 신부라 가문에서 막대한 지참금을 주며 팔려오듯 넘겨지는데. 송태섭ts는 거기서 병약한 신부가 데려온 몸종인게 어울림.
신랑이 초야에 오지 않아 혼자서 신방 지키는 아가씨 지켜보면서 발 동동 구르는 태섭녀 너무 너무 그럴듯하다.
쬐만한게 까맣고 표정도 비딱하고 성격도 고분고분하지 않으니 신랑네 가문에서 별로 안좋아하는데. 병약한 아가씨가 워낙 태섭녀를 예뻐해서 어쩔 수 없이 내버려둘 듯.

몸도 약해서 아이도 낳지 못하고 신랑도 밖으로 나도니까 집안 내에서는 공공연하게 아가씨 무시함. 그런 상황에서 태섭녀 혼자서 꾸역꾸역 아가씨 돌보겠지. 집안내 다른 시종들이 아가씨 옷도 제대로 안 빨아서 태섭녀가 하루 종일 아가씨 보필하다 새벽에야 겨우 나와서 빨래하고 그럼.
그러다가 밤이 늦도록 술통에 빠져있던 신랑과 마주치게 되는데. 그 신랑이 바로 롱게 대만이임.

원래 대만이는 집안 내에서 밀어주던 후계자였는데. 전쟁으로 다리를 절게 되자 바로 버려지게 됨. 애초에 아이를 갖지 못하는 아가씨와 대만이가 혼인을 하게 된 이유도 양가에서 버려진 자식끼리 결혼시키며 돈거래하려는 용도임. 안그래도 방황 중이던 대만이에게 제 병약한 신부는 꼭 자긴이 버려졌다는 걸 상기시키는 것 같아서 더 피하게 된 거임.
그런 와중에 병약한 제 신부가 끼고 살던 못난이 몸종을 마주친거지.

-풍양 조씨는 이런 꼬맹이에게도 일을 시켜야하는 모양이지?
-어디서 마땅히 해줘야 할 일을 해주지 않으니 저라도 하는 수 밖에요.

저절로 까칠한 말이 튀어나왔지만 태섭녀에게서도 순하지 않은 답이 돌아왔음. 대만이는 제가 무슨 말을 들은 건가 싶어 그런 태섭녀를 바라봤지. 주인에게 함부로 말대답을 했다고 크게 혼날 일이었지만 오히려 대만이는 그런 태섭녀가 흥미로웠겠지.

맨날 밖으로 나돌던 대만이는 그때부터 심심하면 태섭녀를 따라다니기 시작했어. 시종들이 병약한 그의 아내를 작은 마님이라 받아들이지 않고 무시하며 챙기지 않으니 태섭녀는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이겠지. 새벽부터 일어나 빨래를 하고 아가씨 방에 불이 꺼지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아가씨가 먹을 약도 직접 달이고, 별채도 청소하고. 몸이 서너개가 아닌 이상 어떻게 저러나 싶을 정도로 하루 종일 빨빨거리며 일하고 돌아다님.
대만이가 시비걸 때마다 틱틱 거리면서 꼿꼿하게만 굴거니, 아가씨 앞에서는 힘든 티를 하나도 내지 않아. 그저 요즘은 작은 주인님(롱게만)이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며 어쩌면 마음을 고쳐먹은 모양이라고 아가씨를 위로하기까지 함.

그런 모습을 보면 마음이 쓰이기 마련인데. 오히려 롱게만의 삐딱한 마음에 불만 지핌. 제 신부나 저나 가문에서 버림받은 것은 똑같은데. 왜 신부에게는 저렇게 자신만 맹목적으로 따르는 이가 남아있나 싶어서 열등감만 생김.

하지만 당사자를 제외하고 아무도 몰랐던 사실이 있었는데. 바로 태섭녀 첫사랑이 정대만이라는 사실임. 어린 시절 아가씨 본가 이웃에 있는 친척집에 놀러왔던 어린 대만이가 마님에게 혼나 울고 있던 태섭녀에게 왜 우냐고 달디단 사탕을 줬었는데. 그 날 이후로 태섭녀는 남몰래 정대만 짝사랑하고 있었음.
사실 아가씨랑 정대만 결혼하기 전날에도 송태섭 쬐금 울었음. 신분차 때문에 이뤄질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 오히려 이렇게 가까이서 모실 수 있어서 행운인 거라며 꾸역꾸역 실연의 아픔을 이겨내고 동래 정씨 본가에 따라온 것인데.
와보니까 첫사랑이 웬 양아치가 되어 있음. 제 곱디 고운 아가씨 무시까지 함.

다정했던 첫사랑이 제 아가씨에게도 잘해주고 둘이 잘 지냈다면 짝사랑을 졸업할 수도 있을텐데. 계속 상처받은 짐승마냥 낑낑거리니 제 마음을 어쩌지도 못하고 답답해지기만 함.
그런 와중에 맨날 술마시고 요정 다니던 정대만이 저택에 머물기 시작하니 생각과 달리 마음이 복잡해짐.
요즘은 자기에게 시비도 걸지 않고…. 드디어 철 든건가 싶어 아가씨에게 잘 됐다 싶다가도 이제야 첫사랑과 짝사랑을 졸업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쓰려와 가끔 몰래 눈물 닦음.

그 날은 대만이의 기분이 평소보다도 더 안 좋은 날이었음. 대만이 대신 후계자가 된 이복 동생의 아내가 회임을 한 날이었거든.
손이 귀한 집안이었기에 그 날은 하루 종일 잔치를 벌였겠지. 태섭녀도 억지로 잔치 준비에 끌려나와 정신 없이 일해야했지. 그래서 태섭녀는 대만이가 저택에 없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음.
그렇게 잔치는 한밤 중에도 끝나지 않았음. 하루종일 고생한 태섭녀를 아는 아주머니 한분이 이만 돌아가서 아가씨를 뫼시라고 챙겨줘서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지. 온 몸이 쑤셔 힘겹게 별채로 이동하던 중 태섭녀는 누군가와 부딪힘. 술을 쏟기라도 한듯 진한 술내음과 함께 여인의 분내가 올라왔지.

사과를 하며 재빨리 물러나니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어. 대만의 새까만 눈으로 태섭녀를 바라보고 있었지.
태섭녀는 입술을 깨물었어. 겨우 정신을 차렸다 했는데 다시 요정을 다녀온 모양이야.

-죄송합니다. 작은 주인님, 피곤하실텐데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

태섭녀가 재빨리 몸을 돌렸지만 이내 대만의 손에 손목이 붙잡혔어.

-… 모든 시종들이 잔치에 간 모양이니 너라도 내 환복을 도와야겠다.

어쩔 수 없이 태섭녀는 대만을 따라 방에 들어가야 했어. 명색이 부부인데도 방을 따로 쓰는 탓에 대만의 방은 텅 비어있었지. 태섭녀는 잔뜩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대만의 환복을 도왔어. 어찌나 즐겁게 놀았는지 온 몸에서 술과 여자의 분내가 폴폴 풍겼지.

-… 이 좋은 날에 또 요정에 다녀오십니까.

평소라면 이렇지 않을텐데 태섭녀의 입에서 절로 불퉁한 말이 튀어나왔음. 마음고생을 하면서도 기껏 대만이를 포기했는데 다시 망가지는 대만이 모습에 그녀도 모르게 원망이 튀어나와 버린 것이지. 태섭녀조차도 화들짝 놀랐어. 평소 같으면 결코 입에 담지 않을 이야기였지. 태섭녀가 다급히 입을 열었어. 그런게 아니라고 변명을 하려했지만 그보다 대만이 더 빨랐지.

-왜 우리 부부는 그런 효도도 하지 못하는 반병신들인데. 대신 효도를 해준 아우를 위해 옆에서 재롱이라도 부려야 했을까?
-그, 그게 아니라.

태섭녀는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지. 그런 마음으로 말을 한게 아니었어. 하지만 대만은 싸늘한 얼굴로 제 셔츠를 들고 있는 태섭녀의 팔을 잡아 자신에게로 끌어왔지.

-아니지. 여기 있구나. 효도할 방법이.

갑자기 바뀐 분위기에 태섭녀가 황급히 대만에게서 떨어지려 했음. 하지만 술에 취한데다 덩치 차이가 워낙 크기에 태섭녀는 그대로 대만이에게 질질 끌려갈 뿐이었지.
대만이 그대로 태섭을 바닥에 눕혔어.

-네 주인에게 이만한 도움이 어디 있겠느냐? 잘 되면 내 아우처럼 네가 낳은 내 자식이 정실 자식을 밀어내고 후계자가 될지도 모르지.

그렇게 말하며 대만이 태섭녀의 치마를 들췄어. 태섭녀가 놀라 비명을 지르려하자 대만의 커다란 손이 태섭녀의 하관을 전부 가렸어.

-쉿, 네 주인이 옆방에서 자고 있는데. 조용히 해야지.

아가씨에 대한 언급에 그대로 태섭녀가 입을 꾹 다물었겠지. 덜덜 떨리는 태섭녀의 손을 바라보며 대만이가 만족한듯 웃었어.

그리고 그 후로 태섭녀 보일 때마다 그대로 구석으로 끌고가서 따먹는 작은 주인님이 보고 싶다.
첫날에는 태섭녀 체구가 작고 대만이의 대만이가 너무 커서 제대로 넣지도 못했는데. 태섭녀 몇번 손가락으로 가게 해주면 그대로 쑥 하고 들어갈듯.
남들에게 들킬까 덜덜 떨면서도 제 입 가리는 태섭녀보면서 만족스럽게 대만이가 웃는데.

태섭녀는 안그래도 몸 약한 아가씨가 이 사실 알게 되면 큰 충격 먹을까봐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데.
그 시대에 피임 방법이 얼마나 되겠음. 결국 아가씨 앞에서 태섭녀 헛구역질하게 될듯. 안그래도 점점 아가씨 몸도 안 좋아지는 중인지라 태섭녀는 아가씨가 충격받고 더 몸이 아파질까 걱정하는데.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아가씨가 태섭녀를 불러서 주머니 하나를 챙겨줄거 같음.
주머니를 열어보면 그 안에는 아가씨가 시집오며 가져왔던 옥가락지 같은 비싼 예물들이 들어 있겠지. 태섭녀가 그거 받고 깜짝 놀라면 조심스럽게 손 감싸줄거임.

-이딴 곳에서 네 아이도 품지 못하고 그렇게 살지 말고 멀리 떠나.

이곳에서 태섭녀가 아이를 낳아봤자 사생아로 그녀와 똑같이 종이 되거나. 아니면 태섭녀 품에도 안지 못하고 그대로 아이를 위해 태섭녀 혼자 저택을 떠나야하겠지. 그리고 그런 불쌍한 몸종들을 아가씨는 이미 여럿 보았고.
아가씨는 제 숨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음. 그런 와중에 저를 살뜰히 챙기던 태섭녀에게 이런 일이 생기니 어떻게 해서든 그녀에게 자유를 주고 싶은거야.

아가씨의 마음을 알기에 결국 태섭녀는 아가씨의 심부름을 간다며 밖으로 나와 그대로 도망을 쳤어.
아가씨에 대한 죄책감과 완전히 엉망진창으로 끝나버린 첫사랑에게서 도망치며 태섭녀는 한참을 울었음

아무도 고르는 곳에서 어린 임산부가 얼마나 고생을 했겠음. 그러던 중 권준호라는 친절한 의사 선생님을 만나 그의 집에서 식모로 일하며 아이를 출산하게 됐지. 아가씨가 준 예물들은 차마 쓰지 못했음. 그저 제품에 안고 이것이 평생 자신이 가져가야할 죄책감이라 생각했지.

준호는 정말 친절했어.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병원이 닫는 밤이 되면 무료로 공부도 가르켜줬지. 태섭녀의 아이또한 그런 준호의 제자중 하나였어.
대만이를 쏙 빼닮은 아이는 아주 똘똘해 준호에게 언제나 칭찬만 들었지.
준호는 종종 태섭녀에게 아이가 똑똑하니 도시로 보내는게 어떻냐는 말을 물어왔어.
태섭녀는 고민했지. 돈이 많이 필요할테니 그렇게 된다면 아가씨에게 받은 예물을 팔아야할지도 몰랐거든. 준호는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했지만. 이미 여러번 도움을 받은 준호에게 거기까지 민폐를 끼칠 수는 없었음.

그러던 어느 날, 준호에게서 기쁜 소식이 들려왔음. 준호의 고등학교 친구 중 하나가 태섭녀의 소식을 듣고 아이를 후원해주고 싶다 연락을 했다는 것이지.

태섭녀는 그를 만나기로 한 날 시내에 나가 아이의 머리도 잘라주고 새 옷도 사주는 등 최선을 다 했어. 깔끔하게 머리를 자른 아이가 환하게 웃는데 그 모습이 꼭 태섭이가 반했던 어린 시절의 대만이 같아 마음이 아파왔지.
대만이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아가씨가 같이 떠올랐어. 몸이 안 좋으셨는데 지금은 어떠실까 생각하면 죄책감에 죽어버릴 것만 같았지.
그렇게 마음을 겨우 다잡으며 태섭녀와 아이가 준호와 그의 친구를 만나기로 한 찻집으로 향했어.

각 객실로 나눠져 있어 조용하고 좋은 곳이었지. 아이는 이런 곳은 처음 와본다며 눈을 반짝였어. 태섭녀는 자신은 죄인일지 몰라도 이 똑똑한 아이는 죄가 없으니 행복하게 살기를 바랐어. 그게 그녀의 유일한 욕심이었지.
준호의 이름으로 예약된 객실의 문이 열리자, 준호가 태섭녀와 아이를 반겼어. 그 앞에 앉은 키가 큰 사내의 뒷모습에 태섭녀는 순간적으로 몸이 굳었어. 그리고 천천히 그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태섭녀는 황급히 제 옆에 있던 아이를 뒤로 숨겼어. 하지만 이미 그는 아이의 얼굴을 본 상태였지.

-내 아이를 데리고 여기까지 도망쳤구나.

마지막으로 봤던 몇년전과 달리 머리를 짧게 자른 대만이 태섭녀를 바라봤어.



대만태섭
​​​​​​​슬램덩크 슬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