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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2 14:57
인터하이 후 권준호한테 고백하고 사귄 지 2달 후에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갔을 듯. 고등학생이라서 서로 풋풋하게 연애 중임. 권준호는 자기 부모님께 명헌이 얘기 안 했는데 명헌이는 했나 봄. 어느 날 권준호 불러서 자기 집 놀러오라고 함.
"부모님이 너 궁금하시대."
"나 남자인 거 아셔?"
"삐뇽."
그렇게 예스도 노도 아닌 대답 듣고 명헌이네 놀러간 권준호. 근처 트럭에서 사과 1봉지 만원에 사 들고 찾아감. 문 열었더니 명헌이 판박이 세 명이 일렬로 서 있음. 엄마, 아빠, 남동생.
어디서 명헌이 얼굴이 왔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엄마 아빠 특이한 부분 빼닮았겠지. 아직 어린 동생은 얼굴에 엄마아빠나 명헌이 얼굴이 없었음.
"안녕하세요, 명헌이 친구... 권준호입니다."
그러니까 엄마부터 순서대로
"뿅."
"베시."
"뇽삐."
이런 괴상한 대답 돌아오겠지. 가족 세 명이서 무표정으로 저러고 있음. 신발 벗고 올라가는데 사과 받은 어머니 아버지 남동생 일렬로 거실로 들어감. 무슨 로봇같음. 거실로 들어가서 과일 깎아주시길래 먹는 권준호... 남동생은 언제 움직였는지 거실 문 뒤에서 빼꼼히 쳐다보고 있음.
"집이 참 아늑하네요."
이러니까 다들 말이 없다가 뿅 베시 삐뇽 뇽삐 이렇게 한 마디씩 함. 권준호 손바닥에서 땀 나서 잠깐 화장실 감. 화장실 갔다 돌아오니 네 명이서 식탁에 모여서 뭔가 중얼거리고 있음.
공명하듯이 네 명이서 뿅 베시 삐뇽 뇽삐 이러고 있음. 케로로 군단이 공명하듯이 뵹베시삐뇽뇽삐뿅베시삐뇽뇽삐...
그러다가 명헌이 어머니 아버지 명헌이 권준호 돌아보면서 "뇽." 이라고 말함. 권준호 등줄기에 식은 땀 한 줄기 흘러내림...

명헌이가 준호한테 다가오는데 그게 진짜 외계인같음. 그냥 뭔지 모르겠는데 무서움. 그러다가 "장난이야 삐뇽." 하자마자 뒤에 있던 가족들 다 빵터짐. 농담이라고 어머니 아버지 권준호한테 한 마디씩 하심. 권준호 진심으로 안보전화 111 걸 뻔 했음...

명헌이가 남자 사귄다고 해서 좀 걱정했는데 이런 놈이라면 괜찮다~ 당신은 무슨 남자친구한테 놈이라고 해~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이어지는데 남동생이 안 보이길래 생각나서 말함.
"명헌이한테 남동생도 있는 줄 몰랐어요."
"없는데? 뿅."
"없어 베시."
"삐뇽."
명헌이랑 제가 아까 들어올 때 세 명 있었잖아요... 이렇게 말하니까 세 사람 다 비명지름
삐뇨뇨뇽
뾰오오옹
베시이이
웃긴데 시끄러움. 권준호 장난이라고 하고 넘어감. 명헌이한테 그런 장난 치지 말라고 주먹으로 한 대 맞음. 그렇게 얼렁뚱땅 인사하고 돌아가는데 2층 창문에서 남자애가 인사하고 있음.
입모양이 뇽삐뇽삐뇽삐뇽삐....
귀신은 말 반대로 한다지.

+) 까먹은 거 있어서 조금 수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