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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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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소풍 다녀 오느라 실질적 경험치는 거의 고1인 원작 시점에서조차 필요하다 싶을 땐 그 정도 수준의 선배미를 발산했던 정대만인데, 제대로 업계 복귀한 뒤 대입 거치면서 체력까지 끌어올린 정대만...? 대학리그 진출하면 누구보다 든든한 팀 내의 지주가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음 ㅋㅋㅋㅋ

 

 정대만이 진학한 대학은 빈말로라도 강팀이라고는 부를 수 없는 팀이었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농구 명문대들은 어쨌건 3년 동안 꾸준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타교 3학년들을 우선 영입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을 것이고... 뒤늦게 돌아온 증대마이의 포텐셜에 베팅을 건 대학은 잘 쳐줘야 2군 간당간당한 그런 학교였음 ㅇㅇ 대신 이정환, 김수겸, 이명헌, 신현철, 마성지 등 무슨 기적의 세대 마냥 능력치 오졌던 다른 3학년즈들 또한 어디 한 군데 몰빵으로 진학한 건 아니고 유명 강호에 뿔뿔이 흩어진 상태라 압도적 강자를 논하기에는 춘추 전국같은 상황~

 

 이런 상황에서 새내기로 입학산 스무살 정대만,,, 입학하자마자 약팀의 (얼마 없는) 믿는 구석으로 낙점되어 1학년때부터 주전에 스타팅으로 뛰게 됨. 그치만 그렇다 해서 무석중 때처럼 원맨 팀으로 가다가는 제 몸이 길게 버티지 못할 거라는 걸 이제는 잘 알고 있는 정대만이기에, 어떻게서든 팀원들 저력 이끌어 내는 데에 진심 될 듯. 그래서 학교 수업은 적당히 F 안 맞을 선에서 펑펑 자휴 때리더라도 팀원들 훈련 봐주는 것 만큼은 담당 코치보다도 더 열심히 살펴주는 새내기 어떤데 ㅠㅠ... 팀원들 하나하나의 현재 상태, 그간 경기에서 보여준 이력, 평상시 생활 습관이나 루틴 싹 다 파악해서 가장 베스트 루트로 성장할 수 있게끔 관리해줄듯. 작은 쿠세 하나하나까지 장점만 쏙쏙 캐치해 스킬적으로도 엄청 키워주겠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정대만이 행하는 이 모든 과정 속에 깃든 '진심으로' 내 동료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팀이 강해졌으면 좋겠다는 다정한 마음이 팀원들 눈에도 선명하게 보여서... 새내기가 설친다는 아니꼬운 시선 대신 이 후배님/동기의 기대와 노력에 부응하는 내가 되고싶다! 하는 건전한 향상심이 들거야.

 

정대만 매 경기 시작하기 전에 버릇처럼 우리가 함께 쌓아온 저력을 믿고- 전력을 다하자! 하고 승기 북돋고 들어가는데, 그 멘트 들을 때마다 정댐의 뉴 팀원들 ㅠㅠㅠㅠㅠ 이 반짝반짝 빛나는 젊은 청년이 자신에게 쏟아준 시간과 애정의 무게가 확 와닿아서 진짜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 개인 베스트 퍼포먼스 내려고 노력함. 그리고 그런 팀원들 보며 역시 우리 식구들은 강하다고 또 감동받고 기뻐하는 정대만이야. 그래서 정댐 입학 전까지는 그저 그런 수준의 대학 팀이었는데, 얘가 들어온 후부터 선수 본인은 물론이고 팀 전체의 승률이 확 올라가서 프로 관계자들 눈에도 각인될듯. 정대만이라는 선수는 몸 담은 팀 자체를 강화시키는 역량이 있는 플레이어라고. 선수 개개인의 실력이 뛰어난 에이스들이야 어느 시대든 존재했지만 저렇게 (좋든 싫든) 모두에게 영향력을 강하게 미치는 선수는 드물기 때문에 ,, 반드시 우리 팀에서 발탁해야겠다고 눈독 들이겠지 ㅋㅋㅋ....

 

근데 여기서 대만른적으로 정대만의 연하남들을 끼얹어보자면 먼저 태섭이의 경우 3학년즈들 다 빠진 북산고를 캡틴으로서 잘 이끌면서 인터하이 끝난 후부터는 미국 유학에 대한 후원 논의가 오가는 상황이었겠지. 당연히 좋은 기회인 거 잘 알고 또 암만 고민해봤자 결국 자신은 유학 가는 선택을 할 거라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이런저런 압박감 때문에 괜히 심정 복잡했던 송태섭 ㅠㅠ... 자긴 이렇게 심란한데 와 정대만... 이 선배는 졸업했다고 진짜 북산에 코빼기도 안놀러오네? 그래도 단나랑 준호 선배는 한 번씩 와서 우리 훈련하는 것도 보고 간식도 사주고 그랬는데 이 양반은.... 하. 그렇게 대학 생활이 재밌다 이거지? 이제 우리는 다 지나간 인연이라는거지?

하는 울컥한 마음엨ㅋㅋㅋㅋㅋ 정대만한테 사전에 말 안하고 몰래 정댐 경기 보러갔다가, 거기서 새 팀원들한테 세상 스윗하게 굴고 또 그만큼 신뢰 돌려받고 있는 정선배 보면서 더 속상해짐 ㅠㅠㅠㅠㅠ 아냐. 사실 속상함을 넘어 약간 빡칠 것 같아. 나는 그렇게 치사하게 다구리로 줘 패기나 해놓고 저 사람들한테는 저렇게 말랑말랑하게 굴어?! 어????

 

특히 후반전 경기 종료 직전, 꽤나 멀리 떨어져 있던 포가 멤버가 던져준. 스크린도 없어서 사실상 뺏길 각오 하고 베팅한 그 패스를 정대만이 찰떡같이 잘 받아서 예쁘게 +3점으로 못 박은 후에는.... 승리의 기쁨에 취해서인지 그 선수가 게임 끝나자 마자 성큼성큼 정대만에게 다가와서는 오른 쪽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는거임. 부둥켜 안거나 어깨동무를 하는 정도가 아닌, 저 정도 스킨십이 오가는 건 처음 본 태섭이 ㅠㅠㅠㅠ 눈 휘둥그레해지고 입 떡 벌림. 아니..저..저??? 저 새끼까???????

근데 더 뒷목 잡게 되는 건 ㅋㅋㅋㅋㅋㅋ 그게 한 두 번 있었던 일도 아닌지 능숙하게 받아 넘기는 정대만의 여유로운 태도에 있었음ㅋㅋㅋㅋㅋㅋ아니 시발.. 이보다 더 극적으로 이겼던 산왕전에서도 그런 일은 없었잖아요 형. 이 정도로 뽀뽀 한번이면 나는 뭐야? 못해도 백 번은 갈길 자격 있는 거 아닌가.

 

 

해서 그냥 조용히 경기만 보고 가려던 송태섭ㅋㅋㅋㅋㅋ 부글부글 끓는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해 결국 충동적으로 정대만 앞에 모습 보이는 거 보고싶다.

 

 

"오랜만이에요. 선배."

 

 

경기 끝나고 환복한 후 스타디움 밖에서 뒷풀이 가려고 옹기종기 모여있던 정댐네 농구부에 다가가며, 익숙하고 동글동글한 갈색 머리통을 향해 태섭이 말을 걸었어. 멀리서 경기 중인 모습만 볼 땐 몰랐는데, 가까이 가니 조금 머리가 자란 것 같기도 하네.

 

"? 송태섭??? 너 진짜 태섭이야????"

 

그리고 여기서 들릴 거라 생각한 적 없는 낯익은 목소리가 제 귓가에 들려오자 뒤 돌아본 정대만. 특유의 삐딱 눈썹을 한껏 세운 짱돌같은 후배님이 시야에 들어옴. 네가 왜 여기있어?

 

 

"예예 송태섭 맞는데요."

"와 대박... 야..! 야 너 뭐야??? 너 오늘 우리 경기 봤었어? 와; 나 왜 관중석에서 너 못 발견했지? 야 넌! 올거면 온다고 미리 말 좀 해주지 그랬냐~"

 

모교엔 그림자 한 점 비춰주지 않은 주제에,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는 후배가 반갑긴 한 건지 한껏 상기된 얼굴로 다가와 이것저것 늘어놓는 정대만을 보니 괜히 꽁했던 속이 쪼끔. 아주 쪼끔은 풀리는 것 같은 송태섭. 그런데 오랜만의 상봉을 방해하는 목소리가 끼어듦.

 

 

"아~ 얘가 걔야? 대만이 네가 허구헌날 입에 달고 살던 애 ㅋㅋㅋㅋㅋ"

근데 대만이한테 전해 들은 이미지랑은 좀 다르네-

 

"..? 뭐야. 평소에 제 얘기 하고 다녔어요??"

 

나 없는 자리에서 욕하고 다닌 거 아냐?

 

"아 그걸 왜 말해요 형...! 태섭아, 나 근데 진짜 나쁜 말은 하나도 안했어! 너 칭찬만 했어...!"

 

"그래그래. 우린 네 입에서 태섭이란 단어가 하도 자주 언급되길래 사실 몰래 숨겨둔 애인인 거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니깐 ㅋㅋㅋㅋ"

 

"형!!!! 아 쫌!!!!"

 

붉어진 얼굴로 팀원의 입을 틀어막고 ㅋㅋㅋㅋ 쓸 데 없는 소리 좀 하지 말라며 윽박지르는 정대만의 모습은 정말 단 하나도 무섭지 않았겠지. 오히려 그런 그가 귀여운지 다른 팀원들도 여기 저기서 놀리려고 거드는데, 태섭의 귀에는 하나도 안 들어옴. 

 

뭐야.. 정대만, 대학에서 내 얘기 하고 다녀? 진짜? 그것도 긍정적으로...??

 

얼떨떨하게 서 있는 태섭이를 보며 다른 팀원들이 설명을 덧붙였음. 정대만이 우리들 개인 코칭할 때, 특히 드리블 파트 알려줄 때는 진짜 하루에도 열댓번씩 언급되는 이름이 바로 송태섭이었다고. 자기 농구부 후배 중에 태섭이란 애가 있는데 걔는 이렇게 했었다, 저렇게 했었다는 둥- 존 프레스 상황에서는 이러이런 식으로 돌파하는 방법도 있다는 둥- 아 태섭이는 진짜 잘했었는데. 걘 진짜 농구의 기본을 잘 지켰어요. 붙으면 돌파, 떨어지면 슛. 하면서 ㅋㅋㅋㅋ 깡도 세고 체력도 좋고 리스크 관리도 잘 하는 선수라길래 우리는 좀 더 뭐랄까... 덩치 크고 묵직한 타입일 줄 알았어. 그런데 실제로 보니 날렵하고 유연하게 생겼네.

 

이 정도쯤 와서 정댐의 얼굴은 이미 불타는 고구마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형!! 제가 언제 그렇게까지 말했다고 그러세요...! 하며 항변해보는데 태섭이의 심장은 마치 경기라도 한 판 뛰고 온 것 마냥 쿵쾅거림. 정대만 바보. 그렇게 찌르면 찌르는 대로 반응이 좋으니까 더 놀리는건데. 그래도.. 뭐 기분은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속으로 피식한 송태섭.

 

 

선배. 나 아직 안 잊은 거 맞아요? 내가 당신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라고. 그저 스쳐 지나간 고등학교 후배 한 명일 뿐만은 아니라고. 기대해도 돼? 

 

 

그리고 우리 대만이의 그이(!)를 이대로 그냥 돌려보낼 수는 없다며 ㅋㅋㅋㅋ (???: 아 진짜 그런 거 아니라고요 형!!!!) 변죽 좋은 주장 선배가 태섭이까지 이끌고 뒷풀이 데려갈듯. 그리고 코트 위에선 무슨 엄마 마냥 살뜰히 팀원들을 살폈던 것과는 정 반대로 식당에서는 정대만이 온 팀원들의 챙김을 받고 있겠지 ㅋㅋㅋㅋ 대만이 살찌워야 한다며 여기저기서 손수 싼 거대한 쌈이 막 쏟아지는데 기껏 좋았던 기분, 그 광경 보며 다시 한 번 빡침 게이지 상승하는 송태섭ㅋㅋㅋ큐ㅠㅠㅠㅠㅠ

 

 

"태섭아. 다음에 또 보러 와."

그땐 더 맛있는 거 사줄게. 돼지 말고 소고기로.

 

"진짜죠? 방금 한 말, 그거 안 잊고 기억해 둘거예요 저."

나 기억력 좋은 거 알죠?

 

풀벌레 소리 들려오는 초가을의 밤. 오랜만에 만난 후배 머리 복복 쓰다듬은 대만이 다음에 또 오라며 예쁘게 웃었어. 그런 선배의 미소를 한참 바라보던 태섭은, 알겠다고. 다시 보러 오겠다 약조하며 멀어지는 대만의 뒷모습을 길이길이 눈에 담았지. 절대 잊지 못하게. 꼭꼭 씹어 삼키듯이 아주 오래.

 

 

그리고 송태섭이 '대학생' 정대만의 경기를 맨 눈으로 지켜보는 날은, 다시는 오지 않았음. 그 날 그 순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지. 더 빠르게. 더 강하게 성장해서, 너무 멀진 않은 미래에 눈도 못 뗄만큼 멋있어져서 돌아오리라는 의지를 실현시키기 위해 바빴기 때문에.

 

 

 

그리고 태웅이의 경우엔 ~ 정대만이 북산고에 안온다? 그럼 내가 찾아감 ㅇㅇ 의 마인드로다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댐이 대학 들어간 이후로도 꾸준히 도쿄에서 만나서 둘이 왕옹왕 하고 놀곤 했었음ㅋㅋㅋㅋㅋ 어디에도 말 안하고 혼자서만 여우같이 몰래 왔다가, 북산에서 (주로 태섭이랑 백호가) 아 대만 선배는/만만쓰는 진짜 우리를 어쩜 단 한번을 안보러 오냐~ 하고 슬쩍 푸념할 때마다 혼자 암 말도 안하고 얌전쿨냥이 부뚜막처럼 조용히 앉아만 있었음ㅋㅋ큐ㅠㅠㅠ 난 이번 토요일에도 보러 가는데 ㅎ.ㅎ 하고 속으로 뿌듯해하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렇기 때문에 정대만이 새 멤버들에게 자신들에게 그랬던 것 보다 훨씬 더 세심하고 다정하게 군다는 것을 진작 알았던 서태웅. 모를 수가 없었음;; 정댐네 대학 야외 코트든 체육관에서든 둘이 왕옹왕 할 때마다 '우연히' 지나가던 온갖 부원들이 어쩜 그렇게 다들 포르르 달려와서 정대만의 관심을 갈구하는지 ㅋㅋㅋㅋ옆에서 듣다 보면 진짜 기도 안 찼거든.

 

대만아 형아 오늘 수어사이드 90분 했다. 와 형, 저번보다 기록 늘었네요! 대만아 나도!! 나는 오늘 페이더웨이 5연속 성공시켰어! 아 ㅋㅋㅋ개인 훈련 열심히 한 성과가 있네요. 내가 더 뿌듯하네. 너무 멋있어요 형b 하고 따봉 날리는데 개 얼탱터짐;; 저게 뭐라고 멋있냐고 ㅠㅠㅠㅠㅠ 저희한텐 그런 소리 한 번도 안해줬잖아요.

 

안그래도 북산 시절때도ㅋㅋㅋㅋ이제 갓 시작해서 이것저것 모르는 게 많던 백호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았던 대만이야. 서태웅은 잘 하니까. 태웅이는 잘 아니까-

당연히 자기는 백호와의 경험치 차이가 있고 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서포트를 받는 게 합리적이라고는 생각하던 태웅이겠지. 그치만.. 그래도. 나도 같은 1학년이었는데요 형. 하는 속상하고 쪼끔은 심통 어린 마음이 내내 가슴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었던 서태웅. 정댐네 팀원들 가자마자 불쑥 얼굴 들이대며 한 소리 함.

 

 

"저는요."

저는 안 멋있어요?

 

"엥..? 이야 서태웅 이런 거에 관심 없는 타입인 줄 알았더니!"

너도 남자는 남자구나 ㅋㅋㅋㅋ 멋있다는 말에 집착하고.

 

"빨리 해줘요."

 

"멋있지. 너는 너무 멋있어서 얄미울 정도였으니까."

 

"저 미웠어요?"

 

 

아니 멋있다고 칭찬해 달랬더니 너 밉다는 대답이나 하는 선배때문에 ㅋㅋ큐ㅠㅠㅠ 심장 따꼼해지는 태웅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는 얼굴로 정댐 쳐다보는데 눈치 없는 정대만은 아무렇지도 않음ㅋㅋ큐ㅠㅠㅠ

 

 

"그럼! 넌 언제나 주는 것 없이 미운 후배님이었어 ㅋㅋㅋㅋ그래도 코트 위에선 너보다 더 든든한 사람이 없더라."

아~ 좋겠다. 서태웅이랑 같이 뛰는 애들은.

 

 

우리 북산의 에이스! 윈터컵도 잘 해라. 어? 전국 우승 해야지! 하며 태웅이 등 팡팡 치다가 ㅋㅋㅋㅋ워씨; 왤케 딴딴해. 야 너 뭐 먹고 득근하냐? 나도 좀 알자. 와.... 그 덩치가 여기서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진짜 사기캐네 이자식; 하면서 질색하는 정대만ㅋㅋㅋㅋ태웅이는 가만히 있는데 지 혼자 귀여워했다 질겁했다 다 함. 그래도 정대만이 자기 몸 만지는 건 싫지 않은지 저 복근도 더 선명해졌어요- 하면서 은근슬쩍 손 끌어당겨다 제 배에 얹어보는 서태웅ㅋㅋㅋㅋㅋ 

 

 

그러고 그 날 집 가면서 생각하겠지. 선배의 가장 든든한 존재... 앞으로도 그게 나였으면 좋겠다고. 내가 선배의 가장 믿을만한 키카드이고 싶어요. 코트 위에서 뿐만 아니라 당신의 모든 일상에서. 선배가 나를 가장 의지하고, 나를 가장 예뻐하고, 나를 가장 신뢰해줬으면 좋겠어. 그 사람들이 아니라 나를─

 

자기 내면 속에 무언가를 향한 욕심이나 열망이, 농구가 아닌 것에도 이토록 강렬할 수 있었는지 본인도 처음 자각하게 되어 당혹스러운 아가쿨냥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호열이의 경우엔~ 태섭이와는 다르게 나 대만군 경기 보고 싶으니까 티켓 좀 구해다 줘요 하고 상남자처럼 대놓고 요청할듯 ㅋㅋㅋㅋ

내...내 경기?? 백호도 안나오는데? 진짜 우리 팀 경기 보러 오고 싶은 게 맞아? 네 맞아요. 대만군의 플레이가 보고 싶어요.

뭐 딱히 어려울 일도 아니고,, 애가 달라고 하니 ㅋㅋㅋㅋ 기왕 이렇게 된 거 백호나 다른 북산 애들도 다같이 보러 오라며, 호열이한테 티켓 n장씩 한아름 안겨다 준 정대만 ㅋㅋㅋㅋ그치만 호열이는 혼자 보러 왔겠지.

 

정대만의 경기는.. 예나 지금이나 양호열의 가슴을 설레게 했어. 참 이상한 사람이야. 어디서 저렇게 시선을 사로 잡는 힘이 나오는걸까. 남들 손에 들어가는 순간에도 사실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공일텐데, 이상하게 그 공이 정대만의 손에만 들어가면 빛이 나는 것만 같았어. 그가 채 공을 던지기도 전에, 슛을 위한 자세를 정비할 때부터 번쩍이는 손 안의 구체가 이미 결과를 외치는 것만 같았지. 이번 슛은, 들어간다고. 너의 손을 거쳐 반드시 림을 통과하겠노라고.

그 외침이 나에게만 들리는 걸까? 코트 위에 선 당신은 보이지 않는 초월자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만 같아. 

 

 

그치만 정대만의 경기가 양호열의 가슴을 기분 좋은 두근거림으로 채워주는 것과는 별개로, 경기 전 후 팀원들에게 펑펑 사랑을 내뿜는 정대만을 보는 순간 만큼은 미소를 지을 수 없는 호열이야. 부러워. 당신의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받는 저 사람들이. 나도.. 만약 나도 그때 백호랑 같이 농구를 시작했다면. 나도 당신에게 그런 후배가 될 수 있었을까? 당신이 의지하고 사랑하고 같은 길을 걸어갈 동반자로 여기는 존재.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었을까. 나에게도 그런 기회가 있었을까. 싶어서 살면서 별로 무언가를 깊게 후회해본 적이 없는 양호열인데 딱 하나, 정대만과 관련해서 만큼은 만약에.. 만약에 그랬더라면 하는 미련을 버릴 수가 없겠지.

 

 

그런 와중에 중간에 정댐네 팀원 중 한 명이 부상을 입어서 레프리 타임이 되었는데, 심판이 휘슬 불기도 전에 호다닥 달려가 팀원을 부축하고 벤치에서 손수 응급 테이핑까지 해주는 정대만을 보며 양호열의 기분은 더욱 가라앉았음. 본인이 입은 부상인 것도 아니면서.. 제가 더 아프다는 양 울상이 되어 보살피는 정대만의 꼴을 보니 속이 뒤틀리는 것만 같았어. 고작 저 정도의 가벼운 부상만으로 당신의 모든 시선과 관심을 사로잡고, 아프다고 품에 안겨 칭얼댈 수 있다니. 말해봐요 대만군. 만약 나도 농구를 했다면, 그래서 당신의 팀에 있었다면. 나도 받을 수 있어요? 그런 시선. 지금 당신이 베푸는 그 손길의 주인공이 될 수 있어요?

 

싸움으로 점철된 학창시절을 보내는 동안- 원래도 타고난 전투가라 별로 다치는 경우는 없었다만 아무리 그 호열이일지라도 부상과 상처가 아예 없지는 않았었겠지. 그래도 그 상처들을 아프다고 느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오늘은 아프네. 다 아물어 흉조차 남지 않은 상처들이 오늘은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날 것 같아.

 

대만군. 당신은 언제나... 나를 나답지 않게 만들어. 그래서 그게 참 싫었어요. 정말 싫었는데.... 지금은 아니야. 당신 때문에 흔들리게 되는 혼란의 순간마저도 달고 귀하게 느껴져요. 왠지 알아? 그것들이 당신이 내게 준 유일한 거니까.

 

 

한편 호열이가 자기 경기 보러 왔다길래 끝날때까지 남아있으면 뒷풀이 데려가서 고기라도 먹여줄려 했던 정대만. 그러나 경기 끝낸 정대만이 올려다 본 관중석은 텅 비어있어서... 아쉽네 쩝. 하고 머리만 긁적이다 다시 팀원들에게로 합류할듯.

 

 


아무튼 정댐 이렇게 대학리그때의 활약을 발판 삼아 프로는 강팀에서 뛰게 될듯 ㅎㅎ... 약팀에서 뛰면서 그간 이래저래 고생했던 몸 살뜰하게 케어받으며 잘 짜여진 전문 시스템 하에 행복 농구 할 것 같아. 근데 정대만 이래 놓고 언더독의 짜릿함 못 잊어서 나중에 감독 생활은 또 다시 약팀에서 할 것 같다는 편견이 있음ㅋㅋㅋㅋㅋ 영입 발표 할 때 오피셜 인터뷰에서는 "저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곳에서 그 쓰임을 다 하고 싶습니다." 뭐 이런 소리 하겠지 ㅋㅋ큐ㅠㅠㅠ 적이요,, 다른 팀들이라고 님이 절실하지 않겠냐구요 이 기만자야ㅋㅋㅋ큐ㅠㅠㅠ 정댐이 저딴 소리 해버려서 정댐 놓친 다른 프로팀 팬들 사이에서는 자기들 구단 향해 아니 왜 좀 더 절실하지 못했냐,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울었어야지, 정대만 마음 약해가지고 앞에서 울면 흔들린다 같은 원성이 자자했을듯 ㅋㅋㅋㅋㅋㅋ

 

이곳저곳에서 오퍼 온 거 많은데 그걸 굳이 다 걷어차고 일부러 자기 연봉 깎아 가면서까지 별 보잘것 없는 팀에 부임하고, 그 팀을 기어코 몇 년 안에 전국 우승으로까지 인도하는 정감독님.... 자기 팀원들한테 맨날 내 새끼들이라며 엄청나게 예뻐할 것 같아

 

 

 

슬램덩크

태섭대만

태웅대만

호열대만

대만텀

 

 

2023 갸 슬로건 볼 때마다 졸라 정대만같다는 생각 맨날 함ㅋㅋㅋ,,, 2년의 방황기를 제외하면 그 누구보다 정석적인 엘리트 체육인 코스를 밟아왔는데 딱 그 2년 때문에 이렇게나 언더독 서사가 잘 어울리는 인물이 되어벌임,, 실패를 극복하고 약팀을 끌어올릴 줄 아는 역량과 경험을 갖춘 선수 정대만. 어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