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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5 00:21
정데스 간만에 지상에 올라온 날 페르송포네랑 눈 마주쳤는데 첫눈에 보자마자 마음이 울렁울렁해... 이게... 사랑...? 그래서 다음번에 봤을 때 통성명도 없이 바로 저승으로 납치해서 결혼하려는데 페르송포네 ㅈㄴ 만만치 않죠? 니 뭔데 나를 납치했냐면서 깡다구 좋게 정데스 멱살 잡고 마빡 박치기 해버림; 맞은 강도가 너무 세니까 정데스 순간 지가 죽은 줄 알았을 듯; 하지만 여긴 이미 저승입니다ㅜ

간신히 정신 차린 정데스 졸라 어이없고 화나야되는데, 그래야 되는데..... 개빡친 짝짝이 눈썹을 한 페르송포네가 너무 취향이라 금세 화 풀려서 속으로 탄식함. 아무래도 지상에 오랜만에 올라갔던 날 에로스가 저한테 무슨 짓을 한 게 아니고서야 이런 애한테 반했을리가 없다고 고개를 저었지만 이미 마음 뺏겼는데 어캄.... 정데스가 내가 미안하다면서 석류 네 알을 주고 먼저 굽히고 들어감. 이거 먹으면 지상으로 돌려보내준다고 하는 말에 페르송포네 살짝 의심하긴 하는데 일단 저자세로 나오니까 먹어줌.

그리고 ㅈ됨.... 집에 못 감..... 니 나를 속였냐 하며 페르송포네는 송발대발 난리가 나고 또 멱살 잡는데 정데스는 걍 좋음. 너 이제 내 신부라면서 어디 못 간다고 천진하게 좋아하는 저 놈이 진정 지상의 인간들이 벌벌 떨며 무서워하는 저승왕....? 가상과 실제의 캐해 차이가 너무 커서 페르송포네 당장은 기가 꺾이지만 이대로 포기할 페르송포네가 아님.

우연히 저승에 온 친구 헤르메스에게 자신의 처지를 알려 신들의 재판을 열리게 했고, 그 결과 지상에서 8개월, 저승에서 4개월을 살아야된다는 판정이 내려짐. 원래는 저승의 음식을 먹은 이상 절대 지상으로 올라올 수 없지만 페르송포네의 경우는 특수한 케이스로 구분시켜 나온 판정이라는 말에 페르송포네는 아쉽지만 ㅇㅋ하고 정데스는 난리가 남. 이 애는 온전히 내 신부인데!! 그래도 신들의 판결은 뒤집을 수 없어서 억지로 받아들여야하는 정데스였음.

우선 저승에 먼저 4개월 있기로 함. 그동안 정데스랑은 말도 안 섞기로 다짐한 페르송포네인데 정데스가 자꾸 기웃거려서 그것도 힘들 듯.... 왜요 뭐요. 정먹금 못 한 페르송포네가 결국 아는 척하면 정데스 기다렸다는 듯 다가와서 저승의 정원을 구경해보지 않겠냐고 꼬심. 원래가 봄의 여신인지라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제안에 알겠다고 하고 갔는데 저승의 정원은 지상의 정원과 다른 매력이 있었고 그 매력에 흠뻑 빠진 페르송포네는 오랜만에 활짝 웃었지. 그리고 그 모습에 또 반한 정데스는 멍해질 거고.

이렇게 호의를 베푸는 정데스한테 빠져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수순이었음. 결정적으로 정데스의 눈은 사랑을 몰랐던 페르송포네조차 사랑하면 이런 눈빛을 하겠구나, 할 정도로 흠뻑 빠져있어서 마음이 자꾸만 허물어지는거임. 그래서 조금 서늘한 입술이 맞닿을 때도 가만히 눈을 감기만 했겠지. 하씨 이러면 안되는데..... 싶어도 알아서 입 벌리고 정데스 받아들이려는 몸한테 배신감도 들고....ㅋㅋㅋㅋ 그렇게 받아들이고 받아들여서 침대까지 가는데 페르송포네가 싫은 건 아니고 긴장되서 몸을 굳히니까 정데스가 바로 물러나주는 거임. 네가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이 말에 페르송포네 오랜만에 야마 돌아버림.

ㅅㅂ 니맘대로 납치해놓고 여기까지 왔는데 뭐? 기다려?

그러고 바로 정데스 몸 위에 앉아버리는 페르송포네 때문에 정데스 안절부절 난리가 남ㅋㅋㅋㅋㅋㅋ

아니 너 긴장했잖아! 다음에,
그럴 시간 없잖아? 나 가고 8개월 기다릴 수 있어?
그건....!
아니라고 해봐 어디.
............데메테르는 어쩌다 애를 이렇게 만든 거야?
우리 엄마 욕하지마.
니 엄마가 내.... 아니다.
삼촌.
하지마라.
조카 납치하신 이유가 이거 때문에 그런 거 아니에요?
야....! 너 이럴 때 존댓말 하지마!
그니까 빨리 하자고 삼촌아.
삼촌 소리도 빼.
까탈스럽네.
.......마지막으로 묻는 거야. 진짜 괜찮겠어?
봄의 여신을 꽃피워 볼 기회를 놓치고 싶어?

결국 페르송포네의 도발에 넘어가서 거사 치르는 정데스...... 진심 며칠을 방에서 안 나왔을 듯. 정말... 네.... 오죽하면 정데스 밑에 있는 신 중에 하나가 이제 일 좀 하시라고 방문 두드렸겠나..... 개머쓱한 얼굴로 방문 빼꼼 연 정데스가 미안하다고, 3시간 있다가 정말로 가겠다고 하는데 방 안에서 하데스으..... 하며 칭얼거리는 듯한 목소리에 금세 응 갈게. 하고 문 닫히는데 문 두드리러 왔던 신은 직감했겠지. 이건 3시간이 아니라 3일이다..... 하지만 이 이상 보스의 섹털 사정을 알고싶지 않아서 질린 얼굴로 가버림.

예상대로 3일 뒤에 나온 정데스 근래 들어 가장 반질반질한 얼굴이라 밑에 부하들 속으로 와 진짜 알기 싫다; 할 듯ㅋㅋㅋㅋㅋ 만족스러운 얼굴로 오랜만에 업무 시작하려던 정데스가 아, 하더니 올림푸스에 전달할 서류가 있으니까 다녀오라고 하는 거임. 어떤 거냐고 물으니 페르세포네의 저승 상주 기간이 6개월로 늘었대. 에 그게 됩니까? 어리둥절해서 묻는 부하신인데 정데스는 음흉하게 웃으면서 어, 돼. 그 양피지 안에 페르세포네도 동의도 있으니까 그대로 전해주고 와. 그러겠지.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며칠동안 정데스와 떨어지지 않고 침대에서 시간을 보내던 페르송포네가 이거 너무 좋은데...? 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당신이랑.... 한 2개월 더 있어도 될 것 같은데.....

페르송포네가 우물거리며 하는 말에 정데스 함박웃음 짓더니 아예 내내 같이 있는 건 어떠냐고 제안해보지만 깝치면 안 늘릴 거라는 마누라 단언에 입 다물겠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른 양피지 갖고와서 기간 늘리는 동의서까지 쓰고 후다닥 올림푸스로 보내서 처리하려고 방 안에서 나온 정데스였으면... 저승에서 온 서류 받은 제우스 개어이없겠지. 얘 저승에서 나오려고 한 애 아니었어...? 근데 기간을 줄이는 게 아니라 늘리는 거고 본인 동의도 있으니 어렵지 않게 처리해줄듯ㅋㅋㅋㅋㅋ 밤일 잘한 덕분에 페르송포네랑 2개월 더 붙어있게 된 정데스 행복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