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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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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하게 이게 왜 안되지? 이걸 왜 못하지? 하면서 보는사람 멘탈 부수는 플레이 선보이는거나
단순히 재미있어서 망아지처럼 뛰어다녔을 뿐인데 양민학살 되는거 너무 좋음 코스믹호러적 존재같음


그래서 산왕 입학하고 난생 처음으로 저의 플레이를 감당할 수 있는 팀을 만났을때 정우성 너무 신기하고 흥미 돋은 나머지 그럼 이것도 되나? 이런것도 되나? 이것까지 되나?? 하면서 본인만 재밌고 다른 사람들은 다 힘들어 죽을것같은 육체한계실험 계속하는게 좋다.. 정우성 날뛰는 거 감당 못해서 산왕 선배들 나가떨어지면 정우성 영문을 모르겠단 얼굴로 뒷머리 북북 긁을듯. 이게 안돼요? 왜요? 이렇게 하면 되는데? 약 올리는게 아니라 얘는 진짜 ㄹㅇ 궁금해서 묻는다는 걸 아니까, 17~18년의 짧은 인생이지만 그동안 농구 하나 잡고 살면서 명문중 명문고 경험하고 전국에서 활약도 해보고 재능있다 잘한다 칭찬들어온 선수들 정말 무어라 형용할수없는 감정 느낄것같음. 꿇어라 이것이 너와 나의 눈높이다, 라는 말을 아무런 의도 없이 그저 순수하고 진실한 태도로 하고 있는 열여섯살의 리얼 천재.

선배들 그런 정우성 볼때마다 종종 욱해서 니가 그렇게 잘하면 너 저기까지 한번에 뛸수있냐고 일부러 무리한 질문 하는데 정우성은 천재라 물리적 한계 파악하는것도 너무 쉽고 간단한 놈임(...)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어깨 으쓱하면서 그건 무리죠. 하는데 그게 더 사람을 허탈하게 만들지 않을까.

그렇게 산왕 선배들 정우성의 이런 순수악적인 모습에 시기질투도 하고 감탄도 하는데 공통적인 반응은 '도저히 정우성은 당해낼 수 없다' 일듯.

근데 정우성의 이 순수하고 해맑은 양민학살을 꿋꿋이 버티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이명헌이었으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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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 공을 막고 말도 안되는 공을 받고 말도 안되는 공을 줘.
상대팀으로 붙을 때, 정우성이 어떤 괴물 같은 돌파력을 선보여도 어떻게든, 공이 먹혀도 어떻게든 제가 가진 체스말로 디펜스를 찢어 열고 되갚아줘.
같은 팀으로 연습할 때, 정우성이 어떤 무리한 위치에 서서 공을 요구해도 어떻게든, 턴오버를 유도하든 스틸을 하든 어떻게든 정우성에게 공을 보내주는 산왕의 사령탑 포인트가드 이명헌.

이게 되네? 이것도 된다고? 이걸 따라온다고??
와... 이런 사람이 있긴 있구나. 이런 사람이 있었구나.
산왕이란 이름이 아깝지가 않은데.

신기하고 재미있고 마음에 드는데 어딘가 꺾어주고 싶은 느낌도 들고...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이 형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지? 자신을 상대로 덤덤하게 몸빵을 해내는 이 작은 선배를 상대로 더 더 더 능력치를 개방해가며 가혹하게 스퍼트를 올리는 정우성. 중학교 때는 제대로 해소해보지도 못하고 꾹꾹 참아온 승부욕과 정복욕이 '찐'을 만나 날카롭게 폭발한 나머지 이명헌을 거의 만신창이가 되도록 (농구로) 사정없이 두들겨패는거 보고싶다. 피튀기는 접전을 벌인 끝에 땅을 짚고 쓰러진 이명헌과 주먹을 꾹 쥐고 일어서 있는 정우성.


내가 졌네베시.


땀에 흠뻑 젖어 숨을 가쁘게 몰아쉬다 체육관 바닥에 천천히 등을 대고 대자로 눕는 이명헌. 그 표정이 엄청난 신체 운동을 한 사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별 동요가 없음.
졌으면서 덤덤한 모습을 보니 왠지 속이 뒤틀리는 정우성. 내가 거의 숨도 쉬기 힘들정도로 몰아붙여 놨는데, 분명히 지금 온 몸이 갈갈 갈린 느낌일 텐데 왜 저렇게 차분해.


져서 화나지 않아요? 짜증 안나요?
난 너 이길 생각 없는데베시.


순수악 정우성 이길 생각 없다는 말이 뭔지 모름. 이기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그냥 디폴트 값 아니야? 이길 생각이 없으면 질 생각이 있다는거야? 형 말이 이해가 안 되는 정우성임.


그럼 안 이길거에요?
.....이기고 지고는 중요하지 않다베시
아니 경기에서 승부가 안 중요하면 그게 뭐.... 아!! 알았다.
베시?
저 이기는게 아니라 휘어잡으려는 거죠? 형 포가니까.


풉 하고 웃어버리는 이명헌.


나는 너 휘어잡을 생각도 없다베시.
네? 형은 포가잖아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니가 나한테 휘어잡혀줄 놈도 아닌것 같고...


여전히 들썩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후우..... 길게 심호흡을 하면서 정우성을 흘깃 곁눈질하는 이명헌.


나는 너 코트에 그냥 풀어둘건데....베시.

육식동물처럼.












그날 후로 정우성 아 내가 저 형 사랑하는구나 깨달을듯

결국 형 방까지 문 열고 들어가게 되는데 승부 졌을 때도 덤덤하던 형이 눈물 범벅된 얼굴로 안돼 안돼 못해 나 못해 하면서 우는거 보고
잉 명헌이형 이게 왜 안돼요? 이걸 왜 못해요? 형 저랑 원온원 3세트도 뛰잖아요 이해가 안되네... 하고 순수하게 갸우뚱하면서 또 형 만신창이 만들어놓겠지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