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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7 16:36
옆에 자고 있는 우성이 한번 바라보고는 잠바 둘둘 입고 쭐래쭐래 밤마실 나가용

좀 더 걸어서 동네에서 젤 큰 편의점 들어가서 한 4바퀴를 삥글뺑글 돌더니
조미김 10통
구운계란 말고 날계란 이건 집에도 있으니까 조금만
햄... 같이 생긴 거
김치
맛살

최대한 야무지게 사서 집에 돌아오고는

김이 너무 작아용...

김 펼쳐놓고 잠깐 실망하기


일단 밥을 해용

계란을 풀고용

맛살을 찢어용

햄은 렌지에 돌려용 그리곤 길게 길게


... 형 뭐해요?

앗 조용히 한다고 했는데
깼네용...
미안해용

아니 미안할 건 없고...
형 어디 가요?

김밥 먹고 싶었어용...

아 형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김 ㅋㅋㅋㅋㅋㅋㅋ

이걸로 김밥 해먹으려구?
나 깨우지 김밥 집은 새벽에도 하는 데 있잖아요

뿅덩이 실룩 거리며 쩨꼬만한 조미김에 밥 얹고 있는 이명헌 뒤로 가서 꼭 끌어안고 은근 서운한 티 내는 우성이

내가 만든 김밥 먹고 싶었단 말이에용

우성이 하루 종일 내내 뛰고 왔는데 새벽에 어떻게 깨워용
얼른 들어가서 자용
키 안 큰다

형은 아직도 내가 17살인 줄 아나 봐~
키 더 안 커요~

꼬추는 계속 크는 거 같은데용...

암튼 자용 나 밥 먹고 잘래

우리 이렇게 재료 산 김에 해 뜨면 소풍 갈까요?
김밥 싸 들고

그 말에 눈 반짝반짝 해지는 이명헌

소풍!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용
그럼 지금은 쪼끔만 먹고용

응 슈퍼 문 열면 김밥 김 사올게


어느새 자리 잡은 우성이 입에도 쪼꼬미 김밥 하나 넣어주고

샌드위치도 하고
꼬치도 하고
과일도 사고

음음음

우리 형 신났네

아침에 마저 하자고 명헌이 침대로 데려가서 볼록한 배 쓰다듬는 우성이
나중에 애기랑 형이랑 소풍도 많이 가고 해야지

애기 유치원 소풍 간다고 아침부터 열심히 김밥 싸고
꼬다리 먹여주는 형 생각 하면서 흠냐흠냐 잠드는 아기 밤톨


슈퍼 문 열쯤 우성이 달려나가서 김밥 재료마저 사 오고
명헌이가 좋아할 만한 거 한 움큼 사 와서 쪼끔 혼나고

큰 김에 재료 뚤뚤 넣고 김밥 똘똘 말면서 신난 이명헌

날씨 좋고 분위기 좋고 음식은 맛있고
잔디 위에 돗자리 깔아놓고 형 무릎 베고 누워서 부른 배 만지작거리는 평화로운 날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