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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5 01:33
거기서 태어났든 빚때문에 들어왔든 아무튼 백호 유곽 가게 되면 처음엔 다들 짐꾼인줄 알거 같음ㅋㅋ 실제로 화장하고 비싼 옷 입고 기예 배우는 것보다 편한 옷 입고 쌀가마 나르거나 지붕수리 하는 일이 더 많아서 다들 잡일로 빚 다 청산하고 나갈거라도 생각할거야. 물론 백호 본인도 그럴 마음이겠지ㅋㅋㅋ

근데 빚이 감당할 수준이 아니다보니 결국 첫 손님을 받게 되긴 하는데 그게 호열이면 좋겠어. 호열이 업장 지키는 무사인데 얼굴도 잘생긴데다가 성격도 깔끔해서 거기 있는 사람들 중에 흠모하는 여인도 꽤 될듯. 근데 한번도 누구랑 같이 밤을 보낸 적이 없어서 설마 남자만 되나? 싶었는데 처음으로 밤을 보낸 게 백호라 소문이 사실이구나 싶을듯.

아무튼 백호 단장하고 앉아있는데 자기랑 밤을 보내고 싶은 미친놈이 누군가 싶어 보니까 호열이야. 둘이 어렸을 적부터 알았고 지금까진 진짜 찐친구로 지내서 백호 반가움에 얼굴 확 밝아질거 같다. 아무래도 호열이가 자기 긴장하지 말라고 첫 손님으로 온거라 생각하겠지. 언제나 호열이랑 놀 때면 그랬듯이 술이나 진탕 마시고 잠이나 푹 잘 생각에 달달 떨고 있던 것도 멈추고 활짝 웃으면서 안도할듯.

그리고 이 거추장스럽고 무겁고 불편하기만 옷부터 벗어재끼려고 하는데 그거 보고 하지 말라는 듯이 백호 손목 쥐는 호열이. 백호가 의아하단 얼굴로 눗 하고 쳐다보면 호열이 백호 눈 똑바로 쳐다보면서


- 내가 벗겨도 될까. 백호야. 너 처음이잖아.


하겠지. 백호 그 말 듣고 너무 당황해서 눗눗거리고 있으면 호열이 자연스럽게 백호 옷부터 벗기는데 거추장스러운 것과 다르게 벗기는 건 엄청 쉬울듯. 백호 손쉽게 떨어지는 옷가지 보다가 호열이 얼굴 봤다가 진심이라는거 깨닫고 으아아악 비명지르면서 왜이러냐고 할거임. 그리곤 여전히 당황해서 호열아 우리 그냥 평소처럼 술 마시고 놀면 안되냐 하는데 호열이 곤란하다는 듯이 백호 보다가 달래는 듯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하겠지.


- 백호야. 나 너랑 이러고 싶어서 값을 치룬거야.
- 그래도 호열아. 우리는 친구고... 나 무서운데... 안 하면 안 되냐?
- 응. 오늘은 내 마음대로 하게 해줘.


이래서 처음으로 여기 와서 자기 위치를 자각하게 되는 백호. 그래도 호열이 백호 짝사랑하고 있고 백호가 처음이라는거 아니까 엄청 소중하고 다정하게 대해줄거임. 자기가 손님인데도 백호가 더 많이 느끼게 해줄거고. 처음엔 그런 호열이가 무섭고 배신감 들었던 백호도 나중에 다른 손님들 상대하면서 처음이 호열이라 다행이었다 생각하겠지.

아무리 교육 받았다 해도 처음이라 아무것도 못하는 거 호열이가 다 이끌어주고 다정하게 대해줘서 잠자리도 나쁘진 않구나 싶었는데, 그게 호열이가 자길 너무 아껴서 처음을 꼭 팔린게 아니라 연인처럼 보내게 해준거구나 깨달을거임. 호열이도 웬 변태같은 놈한테 백호 처음을 망칠 수는 없으니 자기가 한거고.

아무튼 그 후에도 종종 호열이랑 손님으로 만날거 같음. 그리고 첫날 이후론 양호열 아무것도 안 하고 백호 끌어안고 잘거 같다. 먼저 백호가 해달라고 할때 아니면 털끝 하나 안 건드려서 오히려 백호가 더 서운해질 때도 있을거 같아.





그리고 서태웅. 얘는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무사 나으리겠지. 원래 유곽같은 곳 아예 출입도 안 하고 관심도 없는데 어쩌다 길을 잃어 하룻밤 자고 가려던 여관이 사실은 유곽이었고 잠을 자든 안 자든 값을 치러야 한다길래 여자는 됐고 제일 인기없는 남자로 붙여달라고 할듯. 진짜 잠만 잘 생각이어서ㅋㅋㅋ
그리고 방에 들어가 잘 준비 하는데 웬 덩치큰 끼끼가 들어와선 갑자기 아는 척을 하겠지.


- 아앗! 혹시 너 소연이가 좋아하는 서태웅이냐? 여긴 왜 왔냐? 설마 너도 소연이를 좋아해서...?


하는데 태웅이 소연이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그냥 조용히 잠만 자고 싶을뿐인데 갑자기 자기 혼자 날뛰는 끼끼를 보니 머리가 아픔. 옷이나 화장이나 여기서 일하는 애가 맞기는 한거 같은데 웬 자기만큼 덩치 좋은 남자가 주먹질까지 하려고 하니까 지고 사는건 또 무사 성미에 안 맞아서 첫만남에 주먹질까지 하겠지ㅋㅋ

살다보니 이젠 유곽에서 일하는 사내랑 싸우기나 하고 별 일 다 보겠군. 싶은데 분이 안 풀리는지 씩씩거리는 빨간놈을 보니 꺽어주고 싶음. 그러고 보니 몸도 꽤 좋고 생긴 것도 남자답게 잘생겼는데 묘하게 귀여운 구석이 있는 데다가 싸우느라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이 왠지 색정적인 데가 있어서 자기도 모르게 구석구석 살펴보다가 손끝으로 가슴쪽 옷깃 쓱 내리겠지. 그쯤되면 백호도 이젠 사내 좀 알아서 태웅이 눈빛이 변한거 알고 그냥 몸에 힘 풀거고.

아무튼 첫만남이 이러다 보니 그 뒤에도 사이가 좋을 리가 없겠지. 태웅이 올때마다 여우 네가 여길 왜 오냐고 으르렁거리는데 태웅이도 자기가 여길 왜 굳이 오는지 알고 싶음ㅋㅋㅋ 순찰 구역도 아니고 그렇다고 원래 유곽에 드나들던 것도 아니고. 그냥 이 멍청이랑 멍청한 얘기나 하다가 적당히 술에 취했다 싶으면 하룻밤 보내는 것뿐인데 이상하게 끊을 수가 없겠지.

딱히 저 멍청이가 맨발로 뛰쳐나와 환대를 해주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싫은 티 팍팍 내면서 저딴 여우놈이 여기 누님들한테 왜 인기가 많은지 모르겠다고 사람 면전에서 투덜거리기나 하는 놈인데도 발 닿는 데로 가다보면 이 멍청이 앞인거지. 그리고 아무래도 그렇게 되는 건 멍청이 탓이 컸음.


- 아, 여우. 나 여기서, 나가면, 너 죽여 윽... 살살 좀해. 서태웅.


이러고 으르렁거리던 것도 잊고 곧이 곧대로 반응하다가 기절해선 제 품에 쓰러지는데 그게 좀 귀엽고 웃기고 정복감 들어서 자기한테 이런 다채로운 감정들이 있는지 처음 알게 된거라 자기가 지금 이 멍청이한테 푹 빠져있다는 것도 모르겠지ㅋㅋㅋ




그렇게 호열이도, 태웅이도 백호 손님으로 만나다가 진지하게 빼내려고 할거임. 호열이 원래 그 지역 유지이자 야쿠자 후계자인데 후계자 자리 안 받겠다고 집 나왔다가 백호 만나고부턴 힘이 없으면 무력하게 백호가 다른 손님들 상대하는거 보고만 있어야 한다는거 알고 가문으로 돌아가 자리 물려받을거임. 태웅이도 슬슬 나오는 혼사 얘기에 백호 낙적시킬 생각이고.

둘 다 그렇게 백호 빼내려고 하는데 각자 후계자 자리 물려받느라, 과거 치르느라 한동안 유곽에 가지 못한 사이, 이미 백호 값 다 치르기 직전이라는 얘기에 후다닥 달려왔더니 잠깐 사신단으로 왔던 웬 이웃나라 황자가 하나쨩 데리고 가서 후궁으로 들어앉히겠다는거 보고 셋이 물밑작업 오지게 하는게 보고싶다고ㅠㅠ

정작 백호는 이미 쌀가마 수천개 나르고 지붕공사에 요리에 허드렛일까지 해서 빚 다 갚고 다시 공놀이하러 자유의 몸으로 나가면 좋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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