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58833146
view 2130
2023.08.14 01:15
그냥 스마트폰 쓰고 있는 현대에 살고있는 고등학생이라는 설정으로...

명헌이 반에 찾아갔다가 휴대폰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길래 그 뒤로 살금살금 다가갔는데, 세상에나 검색어에 떡하니 '고백하는법'이라고 써져있는거지.

인기척을 느낀 명헌이 곧 휴대폰 화면을 꺼버렸지만 분명 고백하는 법이었음.

그리고선 김칫국 잔뜩 마시며 고백을 기다리는 우성이 보고싶다.

주변에서 요즘 무슨 좋은일 있냐고 물어볼정도로 매일같이 싱글벙글한 우성. 고백받으면 어떻게 대답하는게 좋을지 하루에도 수 십번씩 시뮬레이션을 돌렸음.

그런데 하루, 이틀, 일주일, 한달이 지나도록 도통 명헌이 고백해오지 않는거야.

설마 나한테 고백하는게 아니었나? 라는 생각을 그제서야 하게 되는거지.

어제까지만 해도 싱글벙글하던 녀석이 갑자기 잔뜩 풀이 죽은 모습으로 나타나서 뭐가 그리 불안하고 초조한지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는 우성이를 보고 한마디씩 하다가 결국 기숙사로 돌려보내겠지.

그렇게 침대에 누웠는데 김칫국 먹은 자신이 부끄러우면서도 뭔가 억울해서 괜히 눈물이 나는거야. 그럼 나한테 왜 그렇게 잘해준거지? 그정도는 거의 썸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다 잠들어버림.

눈 뜨고나니 딱 부활동이 끝날 시간이었지. 퉁퉁 부은 얼굴을 찬물로 대충 식히고 산책이나 할까해서 너털너털 걸어 나가는데 갑자기 저 편에서 두명이 걸어옴.

이 꼴로는 누구도 마주치면 안될 것 같아서 서둘러 옆 건물에 몸을 숨겼지.
그런데 점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와. 명헌이 형이었음.
곧 명헌과 한 여학생이 하하호호하며 우성의 옆을 지나가는데, 뭐라고 하는지는 잘 들리지는 않지만 여학생의 손에는 꽃다발이 들려있었음.

아, 저 사람이구나. 명헌이 형이 고백하려고 했던 사람...

그렇게 두사람의 인영이 더이상 보이지 않을 때 까지 바라보다 갑자기 터져나오는 눈물에 한참을 훌쩍거리다 들어감.

다음날 붕어 처럼 눈이 부어서 나타난 우성을 보고 현철이와 다른 부원들이 얼마나 놀려댔는지 몰라. 물론 명헌이도 함께 놀려대는데 얼마나 밉던지... 눈물이 나올뻔한걸 겨우 참았음. 그날의 훈련은 어떻게 끝냈는지 기억도 안남.

그런데 그날 저녁 누군가 기숙사 방문을 두드림.

"누구세요?"

"우성, 나야뿅"

명헌이 형이?

우성이는 서둘러 일어나 삐죽거리는 머리를 서둘러 정리하며 문을 열었지.

명헌이는 쇼핑백과 함께 익숙한 꽃다발을 들고 있었음.

" ... 이게 뭐에요, 형? "

" 뇌물.. 뿅 "

평소와 같은 목소리와 표정, 그런데 우성이는 보고 만거야.

작게 떨리는 명헌이의 손과 벌겋게 달아올라있는 귀 끝을.

우성이는 곧 활짝 웃으며 명헌이를 제 방안으로 끌어당겼지.

그리곤 명헌의 고백을 수십번 상상하며 고르고 골랐던 고백의 답을 그제서야 할 수 있게 됨.

"이제 제가 고백할 차례에요. 형!"

-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