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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4 01:06
라고 태섭이가 눈썹 한짝 까딱하고 물어보면, 실실 웃으면서 뭐 딱히.. 하고 싱겁게 대답하는 대만이.

농구부에 복귀한 뒤 꽤 잦은 횟수로 불려나가는 데다가 그 상당수가 동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태섭이는 심장 한 쪽이 덜컹하는 느낌이었겠지. 그야 송태섭은 예전부터 이한나를 좋아했고, 좋아하는 감정과는 별개로 한창때의 남자니까 여자랑 사귀면서 이런거 저런거 해보고싶어서 고백도 날리고 다녔고.. 막상 한나에게는 고백같은 거 하고싶지 않다는 걸 깨달은 건 고작 한달도 안 된 일이었던 데다가 정대만은..
정대만은 정대만이어서, 정신차리고보니 엄청 거슬릴 정도로 눈이 가는 상태였단 말이야.

그걸 간신히 모르는 척 할 수 있었던 건 딱 하나, 남자끼리라는 구태의연한 고정관념 뿐이었는데. ...대만이는 그것조차 상관없어하는 다른 남자들의 고백에 불려가기 일쑤지, 별로 기분나쁘지도 않대지. 그걸 알고 나니 이제 송태섭은 정대만만 보면 시도 때도 없이 일어서려고 하는 하반신의 야릇한 감정을 모르는 척 할 수가 없겠지.

그래서.

그럼 남자여도 마음에 들면 사귈건가요?
취향 같은 거 있나?
연애할 생각이 있긴 해요?

등등 무심한 태도로, 하지만 하나도 무심해보이지 않는 질문을 연습 마치고 뒷정리 할때나, 마주쳐서 같이 등교할 때나, 샤워 마치고 머리 털 때, 툭툭 던지는 태섭이.
그럼 또 대만이는 별 생각없이, 남자랑도 맘에 들면 사귀겠지 라든가, 이상형 같은 건 아직 없는데 라든가, 상대가 좋으면 연애도 해보고 싶다든가 꼬박꼬박 대꾸해주겠지.

그러다 어느 날은, 미간에 주름 꽉 잡힌 태섭이가 질문 대신 한숨을 쉬며 포카리를 건네는 순간에, 반대로 대만이가 질문 꺼내는 거 보고싶다..

"근데 태섭아, 넌 언제 나한테 고백할거냐?"

그럼 태섭이 심장 떨어진 거 안들키려고 태연한 척 하면서 "무슨 소리예요." 하는데.. 정대만 머리 긁적이며 "네가 고백하면 받아주려고 했는데, 진짜 안 해?" 이러면서 머쓱하게 웃어가지고..
"그 말 진심?"
"엉."
"물리기 없기."
"ㅇㅇ.."
"그럼 나랑 사귀든가."
"알써"

..하는 진짜 얼렁뚱땅 고백으로 사귀게 되는 태대면 좋겠다
그리고 고백할 생각도 못하다가 얻어걸린 주제에 태섭이 도파민 펑펑 돌아가지고 급..

"그럼 이제 사귀는 거니까 이런 거 해도 돼죠?" 라고 하면서 대만이 목 끌어당겨서 키스하는데 정대만이 피하지도 않고 눈 질끈 감고 있어서 머릿속에서 별 팡팡 터지고.. 무서울 정도로 진도 뺄 생각으로 가득 찰 듯


태섭대만 료미츠 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