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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3 01:48
근데 그게 자기한테는 보여주지 않는 모습 때문인 거 보고싶다

대협영수 순항 중인 교내 커플임. 그렇다고 꿀이 떨어지는 느낌은 아니고 그냥 윤대협과 안영수 그대로인데 둘을 묶어 라벨링하면 농구부 친구가 아니라 커플이라는 느낌.

딱히 교내에서 붙어 있는 것도 본 적 없음. 점심?각자 친한 친구랑 먹음. 쉬는 시간?짧고 바쁨. 등하교?윤대협을 채찍질한대도 영수 시간에 맞춰서 같이 못 다닐 거임.
심지어 농구부에서도 담백해서 운동부 내 연애 걱정했던 부원들도 이젠 저 커플 텔레파시로 사귀나 싶어짐

이런 분위기는 전적으로 영수가 윤대협을 방목해서일거임. 커플스러운 귀찮은 일들에 윤대협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미지수기도 했고 무엇보다 영수 본인이 저 허허실실 떠다니는 것 같은 남자를 좋아하니까,자유롭게 놔두고 싶었음.
언젠가 영수가 이젠 날 원해 주는 사람을 원한다고 하기 전까지는 수면처럼 잔잔하게 유지될 사이.

그런데 영수는 지금 관계에 만족하는데 우연한 계기로 안달내기 시작하는 게 윤대협 쪽이면 좋겠다
큰 일도 아니고 지나가다가 친구들과 있는 영수를 발견했을 뿐이었음. 모여 있구나,하고 지나가 놓고선 그날 밤엔 이유도 모르고 잠을 설쳤음. 홀린 듯이 비슷한 시간 층계참 그림자에 몸을 숨기고 애인을 훔쳐보는 짓을 사흘쯤 반복하다가 불현듯 깨달을 거임.
윤대협이 없는 곳에서 영수는 다채로웠음. 익숙하게 얼굴을 구기며 웃기도 했지만 조용한 미소만 띄울 줄도 알았음.
장난에 왁왁대기도 했지만 짖궂게 받아 넘기기도 했음.

이제까지 알던 안영수라는 영역이 깨지고 넓어지는 순간은 윤대협을 매혹시켰음. 동시에 전에 없이 가지고 싶어졌음. 있는 줄도 몰랐던 갈증,집착,박탈감...

그날부터 윤대협은 부쩍 영수 곁에 붙어 다녔음. 왜 그러는지를 모르는 영수 입장에서는 조금 괴로운 일이었음.
낯선 표정을 보고 싶어 아주 달게 굴다가 싫어할 정도로 장난을 걸기도 하는 윤대협의 행동은 불안감만 싹트게 했음.

그러다가 어느 날,조금 무리하게 몸을 겹치려다가 그토록 바라던 영수의 낯선 얼굴을 보게 되겠지.

"하기 싫다고 했잖아!...요즘 왜 이러는 건데?"
...이젠 싫어...

물론 우는 얼굴이었지만.

윤대협은 진심으로 당혹스러웠음. 기어이 울리고 말았으니 큰일이었음. 무슨 짓을 했나 싶어서 미안하고 답지 않게 반성했는데...
한편 이 모습,나밖에 못 본 거지?

등줄기를 타고 내달리는 쾌감. 목마른 사람처럼 연신 연인의 피부에 입술을 대면서 윤대협은 끊임없이 요구했음. 내게도 웃어 줘. 다른 곳에서 울지 말아 줘. 더,더 많이 보여줘...




아무튼 우연한 계기로 영수의 낯선 모습을 원하게 되면서 언제나 붕 뜬 듯했던 윤대협의 사랑이 안영수라는 중력을 통해 땅에 발붙이면서 조금 집착적이고 간절해지는 걸 보고 싶었음
처음 생각한 거랑은 얼렁뚱땅 달라짐...
아 아무튼 대협영수 내가 보는 앞에서 결혼을 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