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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1 21:31

태웅이네 가족들도 처음부터 백호를 받아들여줄 수 있었던 건 아니었을 것 같음. 시대도 시대였고, 태웅이가 여자애들한테 인기가 없는 것도 아니었고..
그래도 엄마아빠 몰래 BL소설 즐겨 읽던 작은 누나나 이런 거에 편견 없던 큰누나는 처음부터 백호를 좋아해줬을듯. 백호 제일 의외라고 여겼던 건 태웅이네 아버지였을 것 같음ㅋㅋ 태웅이네 아부지 완전 마초남같이 생겨서는(서태웅 피지컬의 출처) 가족들한테 꽉잡혀 살고 있을듯ㅋㅋ 성격도 눈물많고 정많은 성격일 것 같음. 오히려 둘 연애 반대했던 건 태웅이네 어머니였음.

태웅이네 어머니는 태웅이랑 완전 판박이였음. 얼굴은 거의 빼다 박은 수준이고, 성격도 어딘가 비슷한 구석이 있었지. 탱어머니가 반대하셨을 때 태웅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모님한테 대들었을듯. 태웅이 어머니 완전 단호한 성격이라 씨알도 안먹혔지만.. 결국 태웅이 그 날 그대로 가출해서 백호네에서 잤겠지ㅋㅋ 

백호 한밤중에 울리는 초인종 듣고 나갔을 때 진짜 기절할 뻔 했음. 지 집에서 예까지 자전거 타고 왔는지 완전 땀 범벅에 머리도 완전 산발이었으니까ㅋㅋ.. 오늘 부모님한테 말할 거라고 했던 애가 이런 꼴로 자기 집에 온 걸 보니 결과는 역시 예상대로였던 게 분명했음. 속상한 거 티 안내려고 왁왁대긴 했지만 마음 한 구석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지.
그도 그럴게, 누가 자기같은 애를 허락해주겠어? 남자애야, 그런데 생긴 것도 못났어, 그렇다고 공부를 잘하나? 그렇지도 않고. ..게다가 부모님도 안계시잖아. 그에 반해 서태웅은 가질 거 다 가진 애고. 백호 그날 결국 서러운 거 못참고 화장실에서 씻는 척 하면서 몰래 찔찔 울었겠지. 

그래서 백호는 곧 헤어지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서태웅 이자식이 며칠이 지나도 집에서 안나가는 거야. 학교는 꼬박꼬박 같이 나가긴 하는데 지 집으로 돌아가질 않는 거임; 백호가 니네집 가라고 막 뭐라 해도 꿈쩍도 안해. 와중에 태웅이 빈털털이로 가출했던지라 그 거구 둘이서 며칠동안 컵라면만 먹으면서 살았을듯ㅋㅋ 

이 해프닝은 결국 태웅이네 부모님이 학교에 찾아오고 나서야 일단락됐음. 날쌘돌이 서태웅이 도망 못가도록 학교 주변 수풀에서 새벽 4시부터 대기타고 나서야 비로소 아들 얼굴을 볼 수 있었던 탱맘탱댇.. 태웅이네 아버지는 완전 헬쓱해졌고 어머니는 무표정인 것 같았지만 자세히 보면 눈매가 뾰족하게 날이 서있었음. 단단히 화가 나신 게 분명했지.
ㄹㅇ 등굣길에서 그런 수치플도 수치플이 없었을듯.. 탱어머니 한동안 말 없이 냉하게 쳐다보기만 하시다가 딱 한 마디 하셨을듯.

"집에 가자. 옆에 그 애도 같이. 지금 당장."

태웅이 그냥 집에 가자 하면 안갔겠지만.. 백호도 같이 가자니까 그냥 응 하고 따라갔을듯ㅋㅋ 백호는 반항 한 번 못해보고 질질 끌려가게 되는데..

태웅이네 집은 꽤 으리으리했음. 백호가 예전에 엄마 아빠랑 같이 살던 집보다 더 크고 세련된 집이었지. 그래서 백호는 현관문턱 넘은 시점부터 완전 쭈그러들어서는 암말도 못했을듯..ㅠ

집에 도착해서 식탁에 4명이 앉은 뒤로 탱아버지는 어떻게든 분위기 띄워보려고 태웅아 그동안 밥은 잘 먹었니, 잠은 잘 잤니, 어디 있었니, 옆에 백호 군 우리 태웅이 돌봐주느라 수고했어요, 우리애가 민폐를.. 이런 말 줄줄 하다가 탱어머니한테 꾸짖을 갈 맞고 다시 찌그러짐. 
탱어머니는 백호랑 태웅이 한참 쳐다보다가 한숨을 푹 쉬었음. 백호는 고개도 못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머니 한숨소리가 들려오니까 점점 눈물까지 고이고 있었음. 기합으로 어떻게든 집어넣고 있었지만 여기서 '얼마면 되니' 이런 대사라도 들었다간 바로 엉엉 울면서 뛰쳐나갈지도 몰랐지. 먼저 말 꺼낸 건 태웅이였을듯.

"..난 얘 아니면 결혼 안할거야."

진짜 존나 유치해서 탱아부지는 무심코 풉 웃어버렸을듯. 백호는 진심 뭐해..? 이런 눈으로 쳐다보고ㅋㅋ 탱어머니는 여전히 냉한 얼굴이었지만..


"네가 결혼에 대해서 뭘 아니, 서태웅."
"사랑하는 사람이랑 하는 거잖아."
"남자끼린 결혼 못해."
"그럼 미국가서 하면 되잖아."
"..넌 어쩜 그렇게 이기적이니?"


탱어머니가 갑자기 태웅이를 나무라하니 백호 완전 놀랐을듯. 백호는 욕 대차게 얻어먹고 쫓겨날 각오까지 한 채로 여기 왔으니..

"너 내년이면 미국 가잖아. 그럼 그때는?"
"..강백호도 미국 올거야."
"우리도 너희 경기 봤다. 백호군이 전도유망한 애라는 것도 알아. 하지만 저 애도 미국에 갈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이 어디 있느냔 말이야."

태웅이 마음같아서는 백호의 가능성이나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들을 줄줄 늘어놓고 싶었겠지. 하지만 지금 강백호는 등 부상을 입은 상태고, 이게 언제 회복될 지도 몰랐음. 물론 태웅이네 어머니도 이걸 알고 계셨지. 그래서 이 부상 이야기를 미국 이야기로 돌려서 말씀하신 게 분명했음.
태웅이가 암말도 못하니까 태웅이네 아버지가 오히려 안절부절했겠지ㅋㅋ

"여, 여보. 우리 여기까지만 해요. 응? 애들 상대로.."
"고등학교 1학년이면 애는 아니지."
"아이참, 여보오.."

그때, 강백호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남. 고개는 여전히 숙이고 있어서 표정은 안보였지만, 얘가 뭔가 대단한 결심을 한 건 분명했음. 서태웅 백호가 괜히 '헤어지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소리 할깝서 백호 다시 앉히려고 하는데, 백호가 태웅이 손을 휙 뿌려치더니 난데없이 바닥에 꿇어 앉고 머리를 쾅 박음. 지딴엔 도게자한다고 한 것 같은데 그 기세가 어마무시해서 셋 다 꿀먹은 벙어리 된채로 백호만 쳐다봤겠지. 바닥에 납작 절을 한 백호가 숨을 수우 들이키더니 집이 떠나가라 외쳤음. 태웅이가 등 굽히지 말라고 하려고 했지만 이미 배는 떠난 후였겠지.. 

"아, 아, 아드님을제게주십시오!!!!!!!!!!!!!!!!!!!!!!!!!!!!!!!!!!!!!!!!!"

아아.. 그는 갔습니다.. 태웅이는 완전 하얗게 날라가서는 그 자리에서 돌이 돼버렸고, 탱아부지엄니는 여전히 벙찐 얼굴임. 백호는 머리를 수구린채로 뭐라뭐라 계속 주절대기 시작함.

"제, 제가 아직 가진 것도 없고 그렇지만.. 1년만 믿고 기다려주시면 제가.. 크흥, 저, 정말 해내보이겠습니다. 킁.. 아, 안 선생님도 저한테.. 열심히만 하면 꼭 다 나을 거, 아니, 그.. 미국 갈 수 있을 거라고 했고.."

처음의 그 어마무시한 기세가 사그라들고 나자 백호도 목소리가 점점 후들거리기 시작했음. 나름 회심의 일격이었는데 탱어머니랑 탱아부지, 게다가 태웅이조차도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까ㅋㅋㅠㅠ 백호 완전 의기소침해져서는 막판에는 거의 질질 울면서 말했을듯. 저 농구 진짜 잘해요, 실망 안시킬게요 하면서 막 우니까 탱 어머니도 당황했겠지ㅋㅋ.. 덩치 산만한 양키관상 빨간원숭이가 초면에 이렇게 난데없이 찔찔 우니까ㅋㅋ

"우, 우니?"
"그러게 살살 좀 말하지.."

결국 태웅이가 백호 일으켜서 눈물 콧물 닦아준 뒤에야 백호 다시 정신 차렸을듯. 탱어머니 말은 저렇게 해도 사실 눈물에 약한 사람이라(그래서 탱아버지랑 결혼함) 결국 백호한테 말려들었을 것 같음. 남의 집 멀쩡한 아들을 집에 불러서(!) 그것도 다대일로(!) 게다가 무릎까지 꿇렸으니(!)..
이때다 싶었던 태웅이와 탱댇(*소리듣고 뛰쳐나온 누나들)에게 꿰여버리고 만 탱어머니ㅋㅋ

결국 '1년 반 뒤에도 미국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오지 않으면 두 말 없이 헤어질 것'이라는 조건으로 교제를 허락 받게 된 태웅백호..
하지만 백호 정식으로 교제 허락 받은 뒤로도 늘 안절부절 못했을 것 같음. 괜히 얼굴 보면 탱어머니 마음 바뀌실까봐 집에서 한 반찬 조금 싸서 태웅이 손에 들려 보낸다거나, 돈 저축해서 그걸로 째끄마난 선물 사서 보내거나 했겠지. 태웅이는 보낼 때마다 뭘 이런 걸 보내냐며 이런 건 니 남친이 더 좋아한다고 투정부렸을듯ㅋㅋ 근데 태웅이도 백호 마음 모르는 게 아니니까 결국은 툴툴대면서도 항상 집에 가져감. 

백호는 옛날에 아버지랑 둘이 살때부터 요리 도맡아 했던지라 요리 진짜 겁나 잘할 것 같음. 막 엄청 화려한 음식은 할 줄 모르지만 나물이나 간단한 국, 밥반찬 같은 건 진짜 기가 막히게 해서 호열이네도 항상 음식 재료같은 거 사들고 와서 백호한테 요리해달라고 했을 것 같아ㅋㅋ 그래서 태웅이는 백호가 보낸 반찬 가끔 몰래 빼먹기도 할듯ㅋㅋ
 
누나들은 백호가 한 쏘야볶음 한 입 한 뒤로 완전 반해버렸을 것 같음. 분명 생긴 건 그냥 쏘야같은데, 묘하게 불맛도 나고 감칠맛도 나는 거야. 그래서 백호가 꽤 큰 플라스틱 통에 그득 담아 보낸 쏘야볶음 30분만에 클리어해버렸겠지ㅋㅋ 

탱아버지는 백호가 보낸 다과세트에 심쿵사당한 뒤로 백호무새 됐을 것 같음. 그 다과세트는 백호가 태웅이한테 탱아버지가 이런 다과 좋아한다는 이야기 듣고 나서 장장 일주일동안 연마해 만든 쿠키들이었음. 집에는 오븐이 없어서 학교 가정실습실 오븐으로 몰래 구운 거였지만 아무튼..

생긴건 영 투박하게 생겼지만 어떻게든 예쁘게 보이려고 스마일 모양으로 올려둔 스팽클들이나, 같이 보낸 쪽지에 적힌 소심한 인삿말, 삐뚤빼뚤 몇 번이나 고쳐쓴 흔적, 또 몇번이나 풀었다 묶었는지 꼬깃꼬깃해진 끈의 리본같은 게 탱아버지의 풍부한 감수성을 그대로 저격해버린 것..

탱 어머니는.. 이런 반찬들과 선물들을 애써 외면하려고 했음. 어차피 1년 반 뒤에는 헤어지게 될 지도 모르는 애잖아. 태웅이가 홀로 미국에 간 뒤로도 둘이 사귀게 두면 그게 고문이지 뭐가 고문이겠음? 미국에 간 태웅이야 뭐 내 자식이니 그렇다 쳐도 귀한 남의 집 애한테 그런 고생을 시킬 수는 없으니까. 그때가 왔을 때 마음이 약해지지 않으려면 이렇게 하는 게 맞다고 머리로는 생각하면서도 백호가 보내오는 것들 보면 어쩔 수 없이 맴이 약해지겠지. 

이랬던 탱 어머니가 완전히 무너지게 된 건 그 날로부터 약 3개월 뒤였음. 백호는 거의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이런 선물들을 보내왔는데, 문득 이런 선물들의 출처와 관련한 의문이 생긴 작은 누나가 태웅이에게 물었음. 가족들의 저녁시간에 알맞은 주제였지.

"근데 그 애는 집에 돈이 많은가봐? 지치지도 않고 이렇게 보내오다니."
"..아닐걸."
"엥, 그럼 집이 식당일같은 걸 한다거나 하는 거야?"
".."

태웅이가 대답이 없으니까 거짓말쟁이 막내 탱이 뭔가 숨긴다고 생각한 작은누나가 막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함. 백호네 부모님 직업이라던가, 어디 사는지, 금전 상황은 대강 어찌 되는지.. 태웅이는 백호네 부모님이 안계신다는 걸 아니까 뭐라 말할 수가 없었음. 백호 동의도 없이 이런 걸 말해도 되는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백호가 말하고 싶지 않아하는 걸 아니까.. 그런데 결국 탱어머니까지 백호네 부모님에 대해서 물었을 때는 태웅이도 어쩔 도리가 없었음.

"사실 걔네 집 부모님이.."
"부모님이?"
".."
"빨리 좀 말해봐! 궁금하게!"
"..셔."
"무어?"
"안계신다고. ..돌아가셨대. 어릴때."

한참 깐쪽대던 작은누나는 그대로 나동그라졌고, 큰누나랑 탱댇은 그대로 말을 잃었음. 그리고 탱어머니는 머리에 번개를 맞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표정을 하고 있었지.

탱어머니는 예전부터 의리나 책임 등의 도리를 중요시 여기던 사람이었음. 아들이 남자친구를 데려왔을 때도 상대가 남자라는 것보다 미래의 일을 더 걱정했던 것처럼. 그런데 지금까지 얻어먹은 것들이 사실은 가난한 독신 고등학생의 고혈섞인 것들이라고? 이렇게 밝혀질 게 아니라 자기가 마땅히 먼저 물었어야 할 것이었음. 그런데 그 알량한 조건따위에 얽매여서..
탱 어머니 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냉장고에 있는 반찬을 벅벅 긁어담기 시작함. 당황한 서태웅이 말릴 틈도 없이 거대한 여행가방 하나가 터질만큼 반찬을 담아서 태웅이한테 들려줬음. 

"여, 여보?"
"이거, 그 애한테 꼭 전해줘. 그리고.. 내일 우리 집에 좀 데려올 수 있겠니?"
"..걔가 별로 안좋아할걸요."
"그래도."

탱맘 목소리는 평소처럼 온건했지만 손은 후덜후덜 떨리고 있었겠찌ㅋㅋ 어무니 그 날 한숨도 못잤을 것 같음ㅋㅋ 지금까지 먹었던 음식들과 받았던 여러 선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서 눈을 감는 것조차 힘들었을듯ㅋㅋㅋ 

결국 다음날 백호 불러서 함께 저녁 먹고, 이후로도 종종 같이 저녁 약속을 잡는 사이가 됐겠지. 근데 애가 집에 불러보니 보면 볼수록 좋은 애인거야. 소셜찐따 태웅이랑도 잘 지내고, 밥 먹고 나서 설거지도 자기가 꼭 다 하고 가고, 무엇보다 애가 너무 귀여워.. 태웅이는 어릴 때부터 좀 속을 모르겠는데다 애교도 없어서 막내 아들이라는 느낌은 별로 없었단 말이야. 근데 백호는.. 너무 귀여웠던 것임. 덩치만 컸지 그냥 순수한 초딩같은 느낌? 결국 제대로 백며들어버린 탱어머니 친아들인 서태웅보다 남의 집 아들 강백호를 더 편애하기 시작하는데..ㅠ

이 이후로도 탱패밀리는 백호를 거의 끼고 살았음. 백호가 다무너져가는 원룸에 산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는 추석같은 명절을 빌미삼아 다다미같은 걸 보내기도 하고, 주기적으로 반찬도 대량으로 보내고.. 점점 뽀동하게 살 올라오는 백호 보면서 행복을 느끼는 탱맘탱댇ㅋㅋ 

탱 누나들은 백호가 영 그지깽깽이같이 입고 다니는 게 마음 아파서 태웅이 옷가지 몇개 좀 쌔벼서 백호 줬을 것 같음ㅋㅋ 태웅이 옷장에 사놓고 한 번도 안입은 옷이 태반이라 몇개 훔쳐가도 모르겠지 하고.. 근데 사실 태웅이 다 알고 있을듯ㅋㅋ 그래도 뭐 강백호한테 자기 냄새 나는 게 싫지 않아서 걍 모른 척 했겠지. 

백호는 너무 행복했음. 가족이 있는 기분이 이렇게 좋은 거라는 걸 잊고 살았던 시절이 무서워질 만큼. 근데 1년 반이 다 되어갈 수록 불안해지는건 어쩔 수 없었음. 등이 다 낫긴 했지만 재발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었고, 미국에서도 아직 아무런 제의가 들어오지 않았으니까. 이러다가 다시 다치면 그때는? 그런 불안은 점점 백호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음. 경기에서도 마음껏 못뛰겠고, 이로 인한 실적 부진은 실질적인 스트레스가 되어 강백호를 짓눌렀음. 그리고 이걸 눈치챈 건 당연히 서태웅이었지. 결국 백호가 경기 대차게 말아먹은 날 밤 남친등장 4트 찍고 난 뒤에야 백호의 불안을 잡아줄 수 있었음. 그날 둘이 첫섹 떴을듯^^ 백호네 집에서..^^부히히

그때가 1년 반 중에 한 5개월 정도 남았던 시점이었음. 이후로 다시 신인 개불된 깡백호 펄펄 날아다니기 시작하더니 결국 서태웅이랑 같은 구단 스카우트 받게 됐겠지. 저녁에 안선생님 전화로 그 사실 알게 된 백호 너무 기뻐서 그대로 서태웅네 집까지 달려갔을 것 같음. 출발했을 때는 5시 쯤이었는데 도착하니 8시였지.

그 사실 알게 된 서태웅과 탱맘탱댇 탱누나들 진짜 자기 일처럼 기뻐해줬을 것 같다. 태웅이는 흥 난 이럴 줄 알았어 이런 느낌이었고.. 탱아부지는 못참고 백호 끌어안은 채로 빙빙 돌기까지 했을듯ㅋㅋ(탱-찌릿) 그 날 집에서 완전 축제했겠지? 귀한 거라 묵혀두던 것들 다 꺼내서 배가 터져라 먹고 목이 터져라 웃었겠지..

근데 이런 것들보다 백호를 더 기쁘게 했던 건 탱어머니의 한 마디였을 것 같다. 
내가 처음에 그런 조건을 걸긴 했지만, 네가 미국에서 스카우트를 못받았어도 너랑 태웅이를 헤어지게는 안했을 거다. 처음에는 정말 그럴 심산이었지만 이제는 태웅이의 남자친구인 네가 아니라 백호 너 자체가 우리 가족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어버렸어 라고..
백호 이 말 듣고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태웅이 어머니한테 안겨서 진짜 엉엉 울었을 것 같음. 진짜 탈수 올 것처럼 울어서 나중에는 태웅이가 안아들고 화장실 가서 강제로 세수시켜 줬을듯ㅋㅋ 강백호 태웅이한테 거의 매달려 있다시피 한 자세로 자기 세수시켜줄 물 온도 체크하는 태웅이 빤히 쳐다보다가 갑자기 훅 키스했겠지. 그러면 태웅이도 못말리겠다는듯이 웃으면서 그 키스를 되돌려주지 않았을까?


태웅백호
퍼슬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