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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1 01:39
백호 산왕전 끝나고 기념사진 찍자마자 "호여라..."하면서 쓰러졌는데 10번 유니폼 사이로 빼꼼 빠져나온 아기동물의 꼬리를 태웅이가 눈도 못떼고 바라봤겠지. 백호가 수인이라는건 알고있었는데 아직 북산의 누구도 백호의 수인형을 본 적이 없었음. 맹수겠거니 했더니만 아기 설표였음. 붉은 아기설표. 호열이가 얼른 안아들고 앰블런스를 탔겠지. 안선생님이 백호군단에게 먼저 병원에 가 있으면 곧 따라가겠다고 했지. 지학전은 그렇게 걱정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준비되고 있었음. 북산의 아기에이스는 아기설표의 빈자리를 고스란히 가슴에 비워뒀겠지. 이제 백호가 아니면 채워줄 수 없다는 걸 깨달았으니까.













"사모님, 그렇게 응석만 받아주지 말고 혼내셔도 되요. 계속 안아달라고 하잖아요."

호열이가 웃으면서 백호를 가볍게 나무랐지. 병실 안의 북산과 청소년국대들이 분홍설표한테 눈을 고정시키고 있는데 발랑 배를 보여주는 백호설표를 쓰다듬어주고 싶어서 못참는 눈빛이 가득했음. 안선생님 사모님이 복복복 쓰다듬어 주면서 등쪽을 살살 만져줬지. 얼른 나아야지, 우리 백호야.


"백호는 중학교 때까지 밥먹듯이 납치될 뻔 했었어요. 보시다시피 조그맣고, 붉은 색이 특이하잖아요. 저희가 그렇게 싸우고 다닌건 눈을 떼면 큰일 날뻔한 일이 한두번이 아니어서도 있어요. 그때까지는 수인화조절을 잘 못했는데, 농구부 들아가고 그때부터는 또 수인화를 절대 안했죠. 슛연습해야한다고... 백호는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을 100% 믿는 거예요."


치수랑 대만이랑 준호가 조심스럽게 쓰다듬어주자 백설표가 끼잉.. 손에다 얼굴을 부볐지. 청대주장인 명헌이랑 부주장 정환이가 토닥거리니까 팩 발을 빼버리는걸 보면 북산 아니면 라이벌!이런 의사표시인것 같아서 다들 귀여워서 웃었지. 태웅이가 멀뚱히 서서 이글이글하는 눈으로 보는걸 태섭이가 백설표를 안아들고 "쓰다듬고 싶냐?"하면서 안겨주려니까 백설표가 태섭이 옷 안으로 숨어버렸지. 니들 그때 하이파이브한거 다 봤구만, 이제와서 백호 너 낯가리는 척 하지마!하면서 토닥거리는걸 태웅이가 억울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지. 태웅이만 손도 못댔으니까.






















"??? 끼이이이잉!!"

침대 위에서 아기설표가 도톰한 꼬리를 입에 물고 대만이가 틀어주고 간 지난 전국대회 경기를 보고있었음. 늦은 밤에 누가 병실 창문을 드르륵 열더니 넘어 들어오고 있었음. 아기설표가 호다닥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가 꼬리만 마구 파닥거리고 있는데 저음의 목소리가 말을 걸었겠지.


"...나다, 멍청아."
"??"

꼬리가 딱 멈추더니 한동안 숨을 가쁘게 쉬던 백설표가 진정을 하고도 한참을 기다려도 이불 밖으로 나오려고를 않자 억울펑쿨냥이 돼서 태웅이가 고양이랩을 쏟아내기 시작했지.


"이멍청이가! 나랑해변에서마주쳤을때마다조금씩가까워진거맞잖아!그럼나도쓰다듬게해줘야지왜나는손도못대게하고!내가빨강은조던색이어서얼마나좋아하는데!당장이리나와서딱대!나도설표쓰다듬을줄알아!"

태웅이 넘 빠르고 많이 말해서 휘청거리다가 침대로 쓰러지니까 백설표가 뀨웅...!하다가 튀어나와서 태웅이 열 식혀준다고 꼬리로 부채질해주겠지. 태웅이가 꼬리를 덥석 잡아서 살짝 뽀뽀하자 설표 털이 다 오소소 일어남. 끼아아아아앙!



"이 여우새끼가! 어디다가 입을 대냐! 머...리를 쓰다듬다가 가던가 하지!"

백호가 놀라서 수인화를 풀고 태웅이 위로 엎어져서 버둥거렸지. 내 꼬리에 사과해!!

"이야다! 니 꼬리가 먼저 막 날 덮쳤잖아. 내가 멍청이냐? 기회를 놓치게?"
"...무슨 기회? 이 치한 여우!"
"너를 나만 만질 수 있는 기회."


태웅이가 하이파이브때부터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 시작했지. 백호의 뒷통수를 끌어당겨 입맞추기 시작함. 촉.. 촉... 촉...

"꼬리에도 입맞추게 해줘. 너 예뻐, 멍청아."
"...곧 엄청나게 큰 설표로 클 거니까 무서워서 벌벌 떨지나 마라!"
"그럼 크고 예쁘겠네."

백호의 온몸이 붉게 물들자 태웅이가 가장 사랑하게 된 색의 소년을 꼭 끌어안았지.


"...나는 내가 농구를 못하는 설표로 있으면 여우 네가 싫어할거 같았어. 그래서 너한테 안기는게 무서웠어..."
"멍청이."

이제는 내 멍청이. 예쁘고 보드라운 붉은 내 아기설표. 너를 끌어안지 못하면, 당장 입맞추지 못하면 잠들 수가 없을 거 같아서 쳐들어왔어. 아침보다 내가 더 빨리 와야했어.


"너라면 다 좋아."
"...어. 곧 크게 자라서 무서운 설표라고 벌벌 떨면 비웃어주지."
"멍청이."


널 너무 좋아하게 돼서, 그 마음이 너무 커져서 무서워. 내 사랑스러운 멍청아. 촉.. 촉... 소리가 밤의 병실을 채웠지.








루하나
슬램덩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