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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9 09:21
수많은 왕자들이 있는 구중궁궐에서도 정통성이며 자질이며 입 댈 부분 없는 황태자 이명헌...

그런 이명헌이 이름만 왕자다뿐이지 존재 아는 사람도 얼마 없는 꼬마 왕자 정우성한테 관심 가지는 거

아무 이유도 말해주지 않고 직접 모든 걸 가르쳤으면 좋겠다 사소한 예법부터 공부, 검을 쓰는 법까지
말 없고 엄해서 어린 우성에게 무서운 스승이었지만 한편 자연스럽게 단것을 먹여 주고 가끔 살살 쓰다듬어 주기도 하는 다정함은 관심이 드물었던 우성에게는 가히 중독적이었음

이명헌은 우성을 특별대우하는 이유를 아무에게도 말해주지 않았으니 우성은 스스로 생각해 봐야 했음. 그러다 보면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내가 마음에 들어서,내가 그 눈에 어여뻐서인가 기대할 수밖에 없겠지

그리고 이명헌의 진짜 목적은 자기를 뛰어넘을 왕자를 키우는 거였음. 왕자들 중에 하찮고 약한 아이를 골라, 그 이가 높은 계단을 올라 제 심장을 찌르고 왕이 되어 주기를 바라면서 필요한 모든 걸 손수 가르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정우성

이미 이명헌이 짜 놓은 판 위에 있었기에 그를 찌르고 왕이 되었지만 영면에 들고자 했던 꿈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빼돌려져 궁 한 켠에 숨어 밤이면 원망과 은애를 속삭이며 파고드는 젊은 왕을 받아내며 사는 이명헌
우성을 가르칠 때 그랬듯 말없이 한숨을 쉬고, 때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