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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8 17:29
그 두 번이 엄청 달랐으면 좋겠다



첫째는 진짜 어렵게 갖게 된 애였음

우명 둘이 지지고 볶고 싸우고 울고 불고 진짜 난리치면서 했던 터라 이제 결혼까지 했으니 더는 고생할 일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대체 무슨 일인지 애가 안 들어서는 거

불임 검사 해 봐도 문제 없다 나오고 임신 가능한 날짜 주기 잘 계산해서 처음엔 내일이 없을 것처럼 붙어먹었는데 이게 문제가 됐을까 봐 우성이 금이야 옥이야 명헌이 아껴가며 하고 그랬음. 무리 갈 거 같은 체위는 아예 시도도 안 하고 정상위로만 애정 담아서 한 뒤 깊게 사정하고 혹시나 흐를까 꼭 안고 있고.

그러다 시험관이라도 해 봐야 하나 하고 있을 때 임신 성공! 임신 초반에는 유산하기가 쉽다니까 예비 아빠가 된 우성이 책에 담쌓고 살던 과거 청산하듯 밤새도록 임산부에 대해 공부하고 형 집에서 아무 일도 안 하고 편하게 있도록 노력하는데 그렇게 난리칠 거 없다고 하던 이명헌 개고생길 열렸으면 좋겠다

일단 이명헌 입덧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심했음
하루종일 울렁울렁거리고 물만 마셔도 토함. 힘들다는 건 알았지만 이건 너무 심했음. 워낙 잘 먹던 사람이라 먹덧 아닐까 ㅎㅎ 했는데 먹덧은 개뿔. 가끔 남편한테서 나는 냄새 때문에 올라논다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명헌도 그랬겠지.

임신 축하한다고 사람 부르지도 못 함. 임산부 등 토닥여 주러 올 것도 아니고.

힘들어하는 명헌 부은 손발이라도 주물러 주러 가까이 갔는데 저 오자마자 명헌이 입 틀어막고 화장실로 뛰어감.. 우덩이 상처... 하지만 형이 더 힘들 거라고 생각해서 슬프지만 각방 쓰고... 그나마 먹고 싶다고 하는 거 생기면 사와서 손만 형 방에 쏙 넣어 가져다 주고... 그나마 문어나 회 같은 해산물은 종종 먹고 싶어했음 특이하게

얼굴 보는 건 정기검진으로 병원 갈 때 뿐임 우성이는 자기 냄새 안 나도록 만나기 전에 빡빡 씻고 마스크도 썼음. 동거 중이지만 오랜만에 본 형 살 내려 있어서 ㄹㅇ 눈물 남 너무 안쓰러움 뱃속에 있는 아이가 미울 지경. 와중에 평생 안 하던 차멀미 하는 형 때문에 고속도로 중간에 비상등 켜고 차 세우고 있는 중

애 낳을 때도 진짜 난리였음 하필이면 정우성 경기 들어간 날에 진통 와서 병원 실려간 이명헌 진짜 아파 죽을 거 같은데 애 낳을 문 안 열렸다고 간이 침대에 누워서 계속 진통만 느끼는 중 너무 아파서 벽 바라보며 웅크리고 있느라 남편 달려온 것도 뒤늦게 알았음

제왕절개를 하냐 마냐 하다가 자연분만 하러 갔는데 이때도 엄청 오래 걸리고 중간에 정신 놓을 뻔해서 정우성 밖에서 실신할 듯이 울다가 ㄹㅇ 탈수 걸려 쓰러짐

그래도 어찌저찌 애는 낳아서 남편분 탯줄 끊으시라고 부르는데 자기 안 씻고 와서 땀냄새 나는데, 형 자기 냄새 맡으면 토한다고 주춤거리는 거 잘 달래줘서 무사히 탯줄도 자름 그때 사진 보면 애 낳은 사람이나 애기나 애기 아빠나 다 고생해서 시뻘겋다

누가 이렇게 엄마 고생시켰나 하고 보니 완전 밤톨 그자체인 아들임. 정우성 존똑. 애기인데도 코 오똑하고 팔다리 긴 게 느껴짐. 성격도 정우성 복제라 잘 울고 명헌 바라기. 그나마 정우성 베이스에 이명헌 처연함 한 스푼 넣었는데 잘 티는 안 남.



그리고 2년 후 둘째 임신함.

원래는 절대 안 하려고 했지, 첫째 때 그 고생을 했는데. 심지어 임신 가능성 높은 날도 아니었음. 피임도 확실히 했고. 정우성 경기 이긴 날에 둘이 차 타고 돌아오다 급하게 불 붙어서 했던 그 날이었음.

명헌도 첫째 때 악몽 떠올라서 입덧 오기 전에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어 놓자! 해서 원래도 하루에 다섯끼 먹던 사람이 간식도 중간중간 추가해서 더 많이 먹음. 이때 찌워 놓고 열 달은 버티겠어영! ...용!

운동은 평소보다 안 하는데 먹기는 많이 먹으니까 살은 금방 포둥포둥하게 오름. 우성도 신 나서 형 입에 먹을 거 떠 먹여 주고 곧 있으면 못 만날 상상에 눈물도 흘림

근데? 입덧이 안 옴. 원래라면 진작에 왔어야 할 입덧이...? 병원 가서 물어보니까 애기가 예민한 정도에 따라 다르다고, 애기 되게 순한 거 같은데요? 하고 먹덧 판정 받고 산모님 살이 좀 오르셔서 살 빼라는 소리 들음

근데 밤낮 할 거 없이 자꾸 자꾸 먹고 싶은 게 생기고 참을 수가 없음. 우성도 처음에는 예쁘다고 막 사다 주다가 병원에서 이러면 또 위험하다는 말 듣고 눈물을 머금고 형 못 먹게 말림.

그러다 하루는 새벽에 참기름 휘휘 두른 비빔국수가 너무 먹고 싶어서 우성한테 들키면 못 먹게 할 거 아니까 주방 불도 안 켜고 진짜 조용하게 요리한 다음 주방에 쭈그려 앉아 호로록 먹었음. 너무 맛있어용...! 와중에 양조절은 실패해서 한 바가지 해 버렸지만 오히려 잘됐다면서 다람쥐처럼 양볼가득 먹다가 우성한테 들킴.

형 거기서 뭐 해요..?

갑자기 켜진 불에 먹던 그릇까지 떨어뜨릴 정도로 놀람. 빨간 양념 옷에 다 묻어서 무슨 범죄현장 같음. 이명헌 조용히 일어나서 우성이 바라보다가 갑자기 왈칵 서러워서 눈물 흘림. 정우성 아무것도 안 했음. 혼자 제 발 저려서 + 다 못 먹은 비빔국수가 너무 아까워서 울었음

그래도 이때는 상태가 괜찮아서 산삼즈나 대학 동기들, 아는 친인척들 불러서 축하 파티도 함. 먹고 싶은 것도 엄청 많아서 미국 홈파티처럼 각자 지정받은 음식들도 사옴.

이때쯤 이명헌 돼ㅈ.. 좀 통통란 산모라서 가슴이랑 엉덩이 부분이 좀 부담스럽게 타이트함. 다들 배 나온 거 보고는 쌍둥이구나 생각하고 돌아갔음

그리고 첫째 때와는 달리 둘이 한시도 떨어져 있지 않으니 성적으로 좀 동하기도 했을 듯. 몸 무거우니까 거의 우성이가 명헌이백허그 하면서 잤는데 매일매일 잘 먹고 잘 자서 기운 뻗친 명헌이 쪽에서 먼저 엉덩이 쭉 빼고 우성이 ㅈㅈ에 부빗거리겠지 우성이는 형 미쳤냐면서 안 된다고 이럴 거면 저 딴 방에 가서 잔다고 하는데 먼저 몸 달은 이명헌 외면 가능한 정우성? 세상에 없음. 결국 형한테 긴 베개 하나 안겨 주고선 백허그 하던 자세 그대로 조심스레 왕복운동 해주는 정우성. 첫째 가지려고 할 때보다 더 아끼면서 해서 명헌은 더 세게 해달라 성화인데 이것만은 양보할 수 없음. 대신 성감 느리게 켜켜이 쌓아줘서 명헌이 정신은 쏙 빼 놓아 줌.

여기는 이제 낳을 때도 쑤욱! 하고 한번에 나와서 명헌도 우성도 놀랐을 듯. 명헌은 오랜 변비가 해결된 거 같아용 하고 말하다가 애기한테 무슨 소리냐면서 혼남.

그리고 낳은 애기는 이명헌의 환생 수준인 애기밍힝 따님이면 좋겠다. 통통한 소시지 팔다리와 뿅 튀어나온 입술, 축 처진 눈썹이 너무 귀여워서 우성이 애기 잡아먹을 뻔함. 성격도 순하고 근데 우성이 닮아 울긴 잘 울었음. 근데 조용히 훌쩍훌쩍 울어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우는지 모름.

그렇게 울보 아들과 딸이랑 깨볶으며 살겠지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