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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6 22:18
공포의 주둥아리...

욕 안 씀
비속어 안 씀
험한 말 안 함

근데 같은 말을 해도 좀 곱게를 못하고 꼭 필터 없이 직구로 툭 던져서 본의 아니게 업보 적립할 거 같음
그리고 하필이면 이명헌은 생각이 너무 많아서 같은 말을 해도 한 번 더 곱씹고 담아두는 타입이라 둘이 존나게 엇나갈 듯

필터가 없는 돌직구 뼈헤남 정우성이랑 기묘한 퀴어 소년 이명헌 1학년 때 같은 방 쓰다 이명헌 숨겨놓은 게이잡지 같은 거 걸리면 내가 좋겠다.

너 남자 좋아해? 신기하다. (진짜 그냥 신기했음)
게이들은 이런 거 보면 서? 우와... (진짜 그냥 감탄임)
그럼 너 샤워실에선 어떻게 해? 곤란하지 않아? (진짜 그냥 걱정됨)

정우성은 진짜 악의 없는 말이었는데 듣는 이명헌 입장에선 그렇게 안 들리잖아.
그 날 이후로 정우성 피해다니고...자유 시간에도 방에 잘 안 들어가고...
가끔은 비디오 본단 핑계로 늦은 시간까지 안 들어가고 휴게실이나 부실에서 버티면서 쪽잠자기도 하고...

그러다 한 번 명헌이 감기 단단히 걸려서 앓아눕고 선배들한테 혼나는 1학년 콤비 우성명헌
그 지경 돼서도 감기 옮으니까 나을 때까지 양호실에서 자겠다고 코맹맹이 소리 내는 이명헌 보고 정우성 심각해짐.

있잖아, 내가 너 그렇게 많이 불편하게 했어?

이명헌 속으로 당연하지 씨발..소리가 절로 나오는 걸 정우성 표정이 진지해서 입 꾹 다물고 일단 들어.

나는 나쁜 뜻으로 그런 거 아니었는데, 그런거면 미안해, 내가 정 싫으면 방 바꿔줄게.

여전히 요령없는 말투지만 잔뜩 풀죽은 표정이며 연신 많이 아프냐고 이마에 와닿는 손이 제법 진심인 거 같기는 한거임.
호모라고 닿기 싫어하거나 하진 않네...진짜 나쁜 뜻으로 한 말은 아니었구나, 요령이 많이 없는 애구나...
이명헌 마음 조금 누그러지고 있는데 거기다 대고 갑자기 결정타 날리는 정우성

근데 나는 너 좋아한다?

그 말에 이명헌 심장 쿵 내려앉는 것도 모르고. 정우성 멋쩍게 웃으면서 뒷머리 긁적하더니 부연설명 덧붙임.

우리 그렇게 친하진 않지만...너하고 농구할 때 제일 재밌어. 솔직히 선배들보다 훨씬.

하면서 웃는 걔 얼굴이, 반짝거리는 눈이, 빨리 나으라고 다정하게 닿는 손이....이명헌 순간 너무 좆같다고 생각함. 억울해서 약간 울고 싶어짐.
야 이 새끼야 이건 반칙이지...이건 아니지...
좆같은 질문 연달아 듣고 인간까지 좆같아져서 피해다니긴 했지만 이명헌도 눈이 있고 귀가 있는데, 정우성이 이 학교에서 제일 잘생긴 걸로 모자라 목소리까지 산최미인 거 당연히 진작 알고 있었음.
그래서 더 피해다닌 것도 있었음. 존못새끼가 지랄했으면 뭐래 시발ㅗ 하고 무시라도 하겠는데 진짜 잘생긴 애가 그러니까, 이건 여차하면 진짜 룸메 겸 동기 음습하게 짝사랑하는 호모새끼로 오해사겠다 싶어서.
근데 이게 뭐냐고, 나한테 왜 이러냐고.

나는 너 좋아한다?
너하고 농구할 때 제일 재밌어.

이명헌 밤새 이불 뒤집어 쓰고 자꾸 눈 앞에 떠오르는 정우성 웃는 얼굴 지우려고 무진 노력함.
너 때문에 이제 진짜 그런 새끼 되게 생겼잖아용...정우성 개새끼야.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