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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6 18:22
접수도 못해보고 끝나는 정우성.

정우성은 진작에 이명헌이 자길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음
저 동요 없는 주장이 자기 앞에서만 살짝 풀어지는데 어떻게 몰라

둘 사이 애매한 관계가 썸...정도 된다는 걸 미국 와서 깨닫긴 했으나
어쩔 거야... 지금 사겨도 일 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할 텐데

이명헌은 꼬박꼬박 정우성에게 연락했겠지
정우성도 그 연락받는 재미로 살았고

한국 가면... 형한테 사귀자 해볼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명헌이 나를 좋아하는데 뭐 ... 형 이때까지 뭐 아무 말 없는 거 보면 먼저 사귀자 이런 말 할 성격은 아닌 거 같은데 내가 할 때까지 기다리는 건가? 아이 나 비싼데~
존나게 여유 부리고 있는 정우성

그렇게 생각할 만도 한 게 한국시간으로 새벽 4시에 전화를 해도 이명헌은 받아줬으니까.

정우성이 생각하기에 이명헌을 그래도 한국에 혼자 뒀을 때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 드는 인물은 신현철, 최동오였음.
현철이야 워낙 이명헌이랑 손발이 잘 맞고 최동오는 ... 내가 봐도 잘생겼으니까.

현철이 형은 연애 안 한대요?

현철이? 걔 대학 오자마자 여자친구 생겨서 2년째 연애 중

아~

아싸 한명 제꼈고

에에에엑 그 북산에 다 죽어가는데 막 삼 점 슛 쏘는 그 사람이랑 동오형이랑 사귄다고요?????
와...동오형 속도 좋다...

야 정우성 다 들린다!!!!!!!

으아아악 형 진짜에요? 진짜 사겨요?

어 그래~

어 이거 누구야

정대만이다 이거라니 쬐꼬만게

참나 내가 그쪽보다 키 클 텐데~

한국 오면 인사나 하자

네 조만간 봐여~~~~

오 ...


이명헌이 대학교 3학년 올라갈쯤 우성이 잠깐 한국에 들어왔는데 이명헌 옆에 아무도 없다는 확신 + 걍 존나 신나서 술을 너무 많이 먹는 바람에 그냥 재밌게 놀기만 하다 미국으로 돌아가고

아 재밌었다 진짜


그러고 또 시간이 흐르고
이명헌 프로 진출이 코 앞. 짬짬이 전화로 웃고 떠들고

우성 한국 오면 할 말 있어용
예쁜 옷 입고와용 중요한 얘기니까

뭐지...?

정우성 입국

와 뭐야 형 완전 멋있어요

꽤나 고급진 식당

어...?

다른 애들한텐 다 말했는데 우성이가 마지막이에용

...

우리 결혼해

낙수...형?
둘이 언제....부터?

뭐 알고 지낸 지 6년에 사귄진 1년반째지?

1년 반...
그럼 나 한국 잠깐 왔..을때 쯤?

우성이 들어가고 한 일주일 뒨가?

어... 맞아용 개강 전이였으니까용

아... 그렇구나

바쁘겠지만...와줘용 그래도 내가 젤 좋아하는 후밴데 우성이가

가.. 가야죠



이명헌 우성이 한국 들어오던 그 겨울
자길 바라보는 눈에 혹시 모를 설렘이 들어있을까 기대했는데

얘한테 난 그냥 친한 형이구나.
이제 그만하자 명헌아

하하 웃는 웃음소리에 조용히 마음 접어 날려보내고
그 빈 공간에 무섭게 달려든 김낙수

다정하게 마주 보며 웃고
전화하면 달려오고
보고 싶으면 찾아가고

같이 코트 위를 달리고
같이 밥을 먹고
같이 맘에 안 드는 선배 뒷담을 까고

수업을 째고 피시방에 가고
말하지 않아도 같은 영화를 찾고
어 이 노래 좋던데
서로를 위한 데이크 장소를 생각하고

같은 학교 같은 기숙사 층
그러다 같은 집
같은 방

같은 침대

낙수야 우리 어차피 이렇게 계속 붙어사는데
그냥 결혼 할까용?

너무 빠르지 않나?

안정적이고 좋잖아용

그래 좋아
사랑한다 이명헌

나도용

우리 너무 쉬운 거 아냐?
좋으니까용~

최측근 지인들만 모인 결혼식장
환하게 웃는 낙수와 명헌이

저 멀리서 웃지 못하는 한 남자 정우성

난 형이랑 연락하는 그동안 내가 정말 편했다는 게 형을 그만큼 좋아해서 그랬다는 걸
왜 이제야 알았을까

표현하지 않는 마음은 언제든지 날아갈 수 있는
민들레 홀씨 같은 걸


우성명헌
낙수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