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뭐에요?
나 지금 기분 별로니까 빨리 나 기분 좋아질만한 이야기 해봐

...정 감독님, 오늘 출근하기 싫나봐
어, 그러니까 시비 걸려고 하지 말고. 빨리 아무거나 해봐

...진짜로?
어

음, 그럼 있잖아요. 이거 진짜 평생가도 말 안하려고 한 건데...사실 내 첫사랑...
야, 내가 기분 좋아질 이야기를 하랬지 니가 기분좋아질 이야기를 하랬냐?

아니, 사람 말을 끝까지 좀 들어요
아씨, 니 첫사랑 이야기 듣고 왜 내가 기분 좋아지는데!

아니 나 아직 첫사랑까지밖에 말 안했는데 왜 벌써 화를 내?
그걸 듣고 내가 기분 좋아질 리 없잖아, 차라리 떡을 치자고 하던가!

아씨, 내 첫사랑 형이었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왜 그래요!
어?

내 첫사랑 형이라고!
진짜로...?

아니 그럼 이걸 사실대로 말하지 뭐 거짓말을 해?
너...나랑 주먹질 하면서 호감을 가진거냐...? 그뭐...흔들다리 효과 뭐 그런거냐?

아니라고, 나 중학생 때 형 만났다고
엥, 언제...왜 나는 몰라?

모르지, 온 사방에 첫사랑 뿌리고 다니는 무석중 정대만이라 그랬나보지
너 진짜 그때 나 만나서...좋아하게 된거야?

참나, 조금 전까지 화낸 사람이 뭐래
막 그럼 꿈에도 나왔어?

왜요, 첫사랑 무석중 정대만으로 몽정했단 소리도 듣고싶어?
아니, 야 너는 무슨 말을 글케 노골적으로...쪼끄만게 발랑까져서는...!

첫사랑이랑 손잡고 싶고 뽀뽀도 하고 싶고 데이트도 하고 싶은 건 당연하잖아요
오...그건 글치...와, 진짜로? 우리 어디서 만났어?

나 예전에 살던 집 앞에 사거리 지나가면 나오는 코트 있잖아요, 애들 모여서 노는데. 거기서
나 너랑 뭐했어? 아님 그냥 이 형을 보고 한 눈에 반한거냐?

나랑 같이 농구 해줬으니까 좋아했지
송태섭. 너 그럼 첫사랑이랑 결혼해서 같이 사는거네? 그 어려운 일을 해낸다? 지금 기분 어때

지금 기분?
어, 막 하루하루 행복하고 두근거려 죽겠냐? 나 자는 거 보면 아직도 벌떡벌떡 서고 그러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건 형이 더 잘 알거고, 첫사랑이랑 하루하루 같이 사는 느낌?
어, 한마디로 말해봐

기분 좋아질만한 이야기 해달랬더니 첫사랑 이야기 꺼내자마자 바로 욕부터해서 한대 쥐어박고 싶은데 이미 앞니 두개 내가 해먹어서 참는 기분
야이...!

왜요, 형이 먼저 말 막았잖아
야, 그건...니가 나랑 같이 사는데...나랑 결혼했는데 첫사랑 같은 개소리나 하니까...

이것 봐바. 내 첫사랑 개소리 취급이나 하고...내 첫사랑 형이 이렇게 야박하다
아씨, 야 이러면 내가 내 욕하는 거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 알았어요?
송태섭 첫사랑이라 봐준다

봐, 기분 좋아졌지?
...

아냐? 그럼 떡칠까?
야. 너는 무슨 말을...!

아까는 첫사랑 소리 할 거면 떡치자고 말하라고 했으면서?
...

갑자기 입 다물어도 티 다나거든요? 기분 좋아졌으면 빨리 일하러 가. 나 먹여 살려야지
참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알았다, 알았어. 어쩌겠냐, 송태섭 첫사랑 가져간 내가 책임져야지!

네네, 평생 책임져주고~
야. 송태섭

네?
너...

뭐에요. 갑자기 또. 이제 같은 수법 두번 안먹히니까 빨리 일하러 가요
아니 그거 말고. 음...

무섭게 또 왜이래?
너. 행복하냐?

...?
나랑 같이 살아서 행복하냐고!

그걸 말이라고 해요?
그러니까 행복하냐고!

행복하지, 맨날 심장터질 것처럼 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럼 됐어. 나 다녀올게

돈 많이 벌어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알았어. 나중에봐




태섭대만태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