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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2 11:17
근데 몇주전 기억이 사라지긴 했어도 딱히 사는데 지장 없고 그렇게 별다른 일 없는것 같아서 다행이다 생각하는 백호인데 유난히 태웅이 시비 많이 걸어서 거슬림.

'여우놈 왜저래 확 들이받아 버릴까보다.'

물 마시면 물 마신다고 시비, 쉬고있으면 쉬고있냐고 시비, 잠깐 대화 하고 있으면 대화한다고 시비 온갖 시비 다거는 태웅에게 열받은 백호는 결국 태웅과 한바탕 싸우고 벌로 둘만 남아 청소를 하게 됨.

"이게 다 여우 네놈 때문이잖아."

다른건 몰라도 기억이 없어진 날들에도 저여우놈이 시비걸고 싸웠을게 분명하다며 내인생에 방해만 되는 놈이라면서 투덜거리고 있는데 어느새 다가온건지 태웅이 백호 곁으로 와 보고 있었음.

"뭐,뭐야 싸우자는 거냐."

싸움신청이면 받아주마 하고 주먹 불끈 쥐는데 멍청아 하고 백호를 꽉 안는 태웅.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이놈은 누구.. 아니 이게 뭔 상황이지!!!'

태웅에게 안겨 머리가 혼란스러운 백호는 눈이 빙글뱅글 돌지경이였지만 겨우 제정신으로 돌아와 태웅을 뿌리치려고 했는데 자신을 꽉안고 놔주지 않으려는 태웅의 힘에 그저 당황스러움.

"뭐, 뭐하냐!!! 떨어져 미친거냐!!"
"뭐가?"
"그건 내가 할 말이다. 뭔데 징그럽게 안고 난리냐. 떨어져 여우놈아."
"사귀는 사이니깐 안는건 정도는 해도 되는거 아니냐?"

백호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음. 머리를 쎄게 박고 기억만 없어진줄 알았는데 귀까지 이상해진건가. 헛소리가 들리네.

"누가 누구랑 사귄다고?"
"쑥스러워 하는거냐. 얼마든지 말해주지. 나랑 멍청이 너다. 내가 사귀자고 했고 우린 연인 사이다."

그러면서 백호의 얼굴에 입도 맞추고 입술에 입도 맞추는 태웅으로 인해 백호는 잠시 석상이 되어 한동안 그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고 함.


기억이 없으니 사귀는건 무효다, 그러니 달라붙지마. 뽀,뽀뽀도 하지마 라고 말하려고 했던 백호는,

"맛있다. 이것도 맛있고 저것도 맛있다."
"많이 먹어라 멍청아."

태웅이 사주는 중국음식에 한눈이 팔려 그만 말할 타이밍을 놓쳐버렸음. 그다음날은 일본음식, 그다음날은 한정식. 그다음날은 분식집 여우놈 돈도 많지. 그리고 맛있다.


'이제 먹을걸로 안넘어가. 오늘은 꼭 말할거다. 언제까지 먹을껄로 넘어갈 천재 강백호가 아니라고'

분명 이렇게 다짐했는데 지금 백호는 옥상에서 태웅과 키스중임. 아니 분명 단둘이 있을때 기억안나니 사귀는건 무효다라고 말하려 했는데.. 평소처럼 가까이 다가와 또 자신을 안는 태웅이 이번에는 저번처럼 가볍게 입맞추는게 아니라 진하게 키스를 해버리니 기절할것 같은 백호였음.

'내 첫키스..를 이렇게 여우놈한테 뺏기는거냐고.. 근데 잘해. 뭔데 이 여우놈.'

마음같아서는 당장이라도 그만두라고 밀어내고 싶었는데 태웅이와 하는 키스가 기분이 좋아 도저히 밀어내지 못하고 키스가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멍한 표정으로 넋이 나간 백호였음. 그래서 다음날도 키스하고 다음날에도 키스하고 계속 태웅이랑 키스를 하다가 말할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음.

그러다보니 결국은 백호는 태웅이와 사귄날의 기억이 사라졌으니 이건 무효다 너랑 안사귄다 라고 말을 단념하게 됨. 왜냐하면 키스까지 하다보니 어느새 넘지 말아야할 최후의 선까지 끝내 넘게되버려서.

"아, 아파.. 움직이지마.."
"조금만 참아. 금방 기분좋아져."

처음에는 태웅의 것이 너무 커 아프기만 하였는데, 입맞춰주고 괜찮다고 다독여주고 적응될때까지 기다려주고 어느정도 괜찮아져 움직이는데 분명 처음에는 아프기만 했던 것이 점점 기분이 좋아지고 짜릿함도 느껴져 어느새 백호도 즐기고 있었음. 그리고 자신을 안아주고 괜찮냐고 물어보고 머리 쓰다듬어주고 생각이상으로 상냥한 태웅의 모습을 보니 도저히 너랑 안사길거다 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된 백호였음.

'어떻게.. 진짜로 여우놈이 좋아졌다. 이렇게 여우놈한테 함락되다니. 천재 강백호 인생 최대 굴욕이다. 근데 좋은걸 어쩌라고.'

여전히 시비도 잔뜩 걸고 남들앞에서는 싸우긴 하지만 둘이 있을때는 맛있는것도 잔뜩 사주고 안아주고 기분좋게 키스도 해주고 처음에는 아프긴한데 나중에는 기분좋고 제일 좋은건 하고 난 후에 괜찮냐고 신경 써주고 자신을 안아주는 태웅이 백호는 좋았음. 백호는 자신에게 상냥한 사람에게 약했고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이 좋았음. 거기다 사귀는 사이라면 더더욱. 그래서 자신에게 상냥히 대해주고 신경써주는 태웅이 정말로 좋아지게 됨.


어차피 사귀는 사이라고 태웅이 그렇게 말하기도 했고 이렇게 갈때까지 갔는데 이제와서 기억이 있던 없던 상관없는거 아닌가 싶은 백호는 옥상에서 키스하고 자신을 안고있는 태웅에게 조금 떨어져 나 사실 너랑 사귄날 기억안난다고 말하게 됨.

"그래서? 헤어지자고?"
"아니.. 그건 아니고 그냥 그날 기억 여우네녀석이 사귀자고 했다며. 근데 억울하다. 난.. 고백기억안나서 못들은거나 다름 없으니깐 그러니깐 그 뭐시기냐."

굳이 다시 네놈 고백듣고 싶다라고 말하는건 절대 아니고 그냥 그러니깐 말이지 라면서 얼버무리는 백호를 보고 태웅은 다시 백호에게 가까이 다가가 널 좋아한다. 나랑 사귀자 라고 다시 고백함. 그것도 평소랑 달리 옅은 미소지으면서 고백하는데 백호는 상냥한것에도 약했지만 아름답거나 이쁜것에도 약했음. 그래서 지금의 태웅에게는 도저히 이길수가 없는 백호임.

'여우 이놈.. 왜이래 잘생겼냐. 누가 여우놈 아니랄까봐. 얼굴만큼은 부정못하는 여우놈 같으니. 감히 이 천재를 홀려.'

"그래 여우네놈이 그렇게 이 천재님이 좋다는데 사겨줄테니 감사히 여겨라."

자신에게 고백한 태웅의 모습을 보고 새빨개진 얼굴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백호는 후다닥 옥상에서 도망가 버렸고 그 모습을 태웅은 보고 있었음.

"멍청이, 지금 이 모습만 기억해."
.
.
.

'네가 좋다. 좋아한다. 강백호.'
'야, 장난치냐? 재미없다.'
'진심이다.'
'...미안하다. 받아줄 수 없을것 같다.'

그 후 고백을 받은 백호는 태웅에게 시비를 걸거나 더이상 화를 내려고 하지 않았음. 하지만 먼저 가까이 다가오려고도 하지 않았음.

태웅은 백호가 본인을 좋아해주거나 상냥하게 대해주는 사람을 좋아한다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무작정 먼저 피해버리니 난감했음. 어떻게 하면 멍청이가 피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받아줄까 고민했음.

'있지 호열아, 나 사실 몇주간의 기억이 날아가버렸다.'
'...백호야. 그렇게 박치기를 하더니만 결국 기억이 날아갔구나. 박치기좀 작작하지.'
'아니라고.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는데 그때 머리 박은거다!!'
'백호 너의 그 괴물같은 회복력에 감탄만 나온다.'
'야 이씨!! 괜찮냐고 해야지.'
'그래그래. 머리는 괜찮고? 그런거 치고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는데.'
'뭐 아무일도 없는것 같고 괜찮은것 같아.'

태웅은 자신이 운이 좋다 생각했음. 멍청이의 기억이 없어진것과 이렇게 그 사실을 자신이 듣게 되어 정말로 운이 좋고 다행이라 여겼음.

'어차피 멍청이가 날 거절하는 기억이라면 없어지는게 좋아. 그런 기억 필요없어.'

자신이 시비를 걸어도 피하지 않고 받아주는 멍청이를 보고 자신은 정말로 운이 좋다고 생각했음.

'멍청이는 상냥한 사람한테 약해. 멍청이는 밀어붙이면 못 도망가. 이제 고백안해. 사실이 아니여도 상관없다.'

'내가 사귀자고 했고 우린 연인 사이다.'

진짜 연인사이로 만들면 돼. 사실로 만들면 되는거다. 그러면 돼.


"멍청이, 지금 모습만 기억해. 계속 네가 원하는대로 대해줄테니깐."

멍청이가 기억을 잃어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하며 백호를 따라가는 태웅이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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