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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2 01:41
정대만 술에 꼴아서 연락도 안 되고 해서 호열이가 온동네 다 뒤지고 밤새 수소문해가지고 전봇대에 널부러져 있는 정대만을 발견함
개꽐라 된 와중에도 정대만은 지 남친 얼굴은 알아가지고 우와~ 양오열~ 오여리다~~ 하며 낄낄거리다 잠듦
양호열 마빡에 핏줄 불끈 튀어나왔지만 화내는것도 정대만이 정신을 차려야 내든 말든 하겠지 싶어서 일단 업고 가는데

오여라.. 나 토.. 토.. ㅠㅠ

하면서 징징거리던 정대만...
호열이가 내려놓기도 전에 어깨에다 토함..ㅎ
호열이 원래 정대만 앞에서 욕 안 하는데 그때 처음으로 하.. 씨발.. 하면서 욕 읊조렸을 듯

다음날..

지은 죄가 얼마나 큰지 아직 가늠 못한 정대만이 끄으으.. 하며 앓는 소리 내고는 호열아... 물 좀... 하는데 받아든 물이 찬 물이 아니라 따뜻한 물이겠지
정대만 일단 마시긴 마시는데 영~ 갈증이 안 풀려서 찬 물로 갖다달라고 하려고 호열이를 쳐다봤는데....
양호열 눈빛 시퍼래져서 존나 개정색하고 있을 듯

좃댓다 시바...ㅜ

어제 어땠는지 전혀 기억이 안나지만 일단 지가 좆된 건 확실히 알 것 같은 정대만..
양호열이 웃으면서 빈정거릴 때야 애교 좀 부리고 하면 풀리는데 저 얼굴은 ㄹㅇ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할 정도로 화난 거임


"호.. 호여라... 화났지... 미안해..."


양호열 당연히 대꾸 없음
걍 정대만 손에 있던 빈 물컵 뺏듯이 가져가서 씻고 건조대에 엎어둠
정대만 일단 양치하면서 어떻게 하면 호열이 화를 풀 수 있을까 오천만번 고민함
그러다 정대만 생일 때 받은 비장의 무기가 생각난 거지
그때 양호열이 분명히 '어떤 상황, 어떤 경우에서도 사용가능!'이라고 딱 못 박았었거든
정대만 존나 신났지만 내적으로만 탭댄스 한 번 추고 화장실 나와서 비장의 무기 챙김
양호열은 쇼파에 앉아 TV 켜두고 앞만 보고 있음
정대만 슬금슬금 눈치 보며 다가가서 호열이 옆에 슬며시 앉고는


"호열아.. 미안해.. 내가 어제 너무 많이 마셨지.."


하며 팔짱을 끼고 머리를 호열이 어깨에 기댐
역시나 대꾸 없고 미동도 없는 양호열..
과연 니가 이걸 봐도 그렇게 반응할 수 있을까?!
정대만이 슬쩍 운을 뗌


"근데 호여라 있잖아. 니가 기억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정대만


"짠! 이거 봐라? 너 그때 얘기했었잖아!! 어떤 상황이라도 사용 가능하다고!!"


양호열은 정대만이 당당하게 내민 무언가를 받아 들었음

'뽀뽀권 >3< 이걸 사용하면 양호열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대만에게 뽀뽀를 해준다.'

위풍당당한 정대만..

어? 근데 생각보다 호열이가 반응이 없음
사실 정대만은 양호열이 이걸 보면 더 빡쳐서 막 날뛸 줄 알았단 말임
지금 장난치냐고, 이 상황에 이걸 쓸 생각을 하냐고 막 뭐라 할 줄 알았음
그래서 그 김에 말도 좀 섞고 하다 보면 호열이도 속에 쌓인 말을 할거고 그 때 정대만이 미안하다고 하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웬걸..?
양호열은 물끄러미 뽀뽀권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정대만의 멱살을 훽! 잡아채고 대충 입술을 부비고는 손에 쥐고 있던 뽀뽀권을 구겨서 바닥에 내팽개쳐버림
그러면서 정대만이 끼고 있던 팔짱도 뿌리치고.

어.. 어라.. 이게 아닌데....

위기에 빠진 정대만...
하지만 정대만에게 위기란 늘 성장의 발판이었음
이대로 포기하면 정대만이 아니지!
정대만은 주머니에서 또 뭔가를 주섬주섬 꺼냄


"짠! 이것도 있는 거 몰랐지?!"


'용서권ㅠㅠ 양호열은 정대만이 무슨 잘못을 하든 1회 용서해준다! 무조건!!☆☆'

정대만은 의기양양해져서 어떠냐 양호열! 하는 얼굴로 호열이를 쳐다봄
근데 양호열은 웃지도, 화내지도 않고 콧방귀만 한 번 뀌더니 지도 주머니를 뒤짐
그리고 주머니에서 꺼낸 무언가를 빡!!! 소리나게 정대만 이마에 붙임


"악!!!!! 뭐야!!!!"


정대만 존나 아파서 눈물 찔끔 하고 이마에 붙은 거 떼내서 일단 이마 존나 만짐 ㅠㅠ
아씨 양호열 개새끼 존나 세게 때리네 ㅜ
용서권 썼는데 왜 저래 진짜 ㅠㅠㅠ
정대만이 이마 문지르면서 양호열 노려보니까 양호열은 가소롭다는 시선으로 정대만 내려다 봄

뭔데. 불안하게 왜 저렇게 쳐다보는데;;;

정대만은 헐레벌떡 쥐고 있던 종이를 펼쳐봄

'거부권-_- 양호열은 정대만이 제안하는 어떤 것이든 1회 거부할 수 있음'

싸아악-
정대만의 얼굴이 사색이 됨


"야, 야!!! 이거 5년도 더 됐잖아!!!! 뽀뽀권이랑 용서권은 5년 안에 사용하는 게 조건이었잖아!!!!!! 이건 무효야, 무효!!!!!"


정대만이 파닥파닥 거리며 무효라고 주장함
하지만 양호열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친절하게 정대만의 손에 있던 거부권을 뒤집어줌
거기에는 정대만의 글씨로

'xx년 xx월 xx일 정대만이 잘못한 대가로 유효기간을 평생으로 늘리기로 함. 호여라 미안해ㅠ 화풀어ㅠ'

라고 적혀 있었음




호댐 호열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