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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8 09:56
그날 세상이 무너진것 처럼 우는 정우성을 달래준건 이명헌이 아닌 송태섭이었음. 그야 당연히 이명헌은 약혼자와 함께 결혼준비에 바빴을테고, 이미 차단을 누른 번호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을리가 없으니까.

송태섭은 자기가 정우성과 저지른 지난 2년간 '실수' 들을 용서한 이명헌에 대한 미안함으로 정우성까지 용서해 줄 수 없겠냐고 물어볼 염치없는 사람은 아니었음. 그리고 이렇게까지 무너진 정우성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하는건 이명헌이 아닌, 송태섭 자기 자신이 해야할 일이라는걸 깨달았겠지.

"나.. 나, 괜찮, 괜찮을줄 알았.. 아아아...."

괴로워 하는 정우성에게 해줄 말이 정말 떠오르질 않았음

그러게 진작에 이명헌이랑 정리 했어야지

진작에 이명헌한테 허락을 구하기보다 이별을 고했어야지

애초에 나랑.. 실수를 하지 말았어야지

이런 잔인한 말을 하기엔, 송태섭의 묵인과 정우성의 안일함이 합쳐진 끔찍한 결과였기에. 이 일에 대해 둘이 할 수 있는 말은 없었음. 다시 돌아와달라? 정우성과 헤어지겠다?

이미 이명헌이 결혼을 하겠다는 마당에?


"정우성. 정신 똑바로 차려."

다시 미국으로 가자.


다시 가서 정신 차리고 살자.


"그치만,"

"아니. 이명헌은... 내가봐도...."


널 용서할 마음이 없어.
정확히 말하자면.. 우리 둘을 아예 지워버린거야.

"이렇게 쓰레기짓까지 해가며 사랑했는데, 우린 자격 없어."

"...알아."


둘 사이에서 헤매인것도, 관계가 이렇게 어그러진것도.
다 내 잘못인거 아는데.


"나 명헌이형이 보고싶어...."


흔들리는 송태섭의 눈동자엔
NBA프로 농구선수도 아닌 국위선양 정우성도 아닌

18살 소년 정우성이 상처받은채 울고 있었음




"처음 그때로 돌아가고싶어."


"...언제로."


.....너가 정대만한테 차였다고 술 마시고 우리집 들어온날.




기어코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음
송태섭은 그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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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