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55289789
view 2250
2023.07.25 01:48
둘이 해 지는 노을 바라보면서 같이 하교하는데...날씨도 좋고 시원하게 저녁 바람 불어오는게 완연한 여름 분위기 물씬 나겠지. 

이 분위기를 타서 대만이 손 잡고 싶어서 슬며시 한쪽 손을 내밀어본 호열이...과연 대만군이 내 손을 잡아줄지 두근두근 콩닥콩닥 하고 귓가도 빨개지는데

대만이 머쓱하게 가방 뒤적뒤적 거리더니 

"여기..."

하면서 지갑 내밀음. 호열이 너무 황망해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데
정대만...그런 호열이의 침묵을 다른 뜻으로 이해했는지
눈치 보다가 주섬주섬 다른것도 꺼냄

"아...부족하냐. 그럼 이거..."

정대만이 저녁으로 먹으려고 산 도시락임. 

"..."

"이걸로도...안되나? 어...잠시만...내가 보기보다 가진게 그렇게 많진 않아서..."

호열이 눈물이 차올라서 고갤 들음. 
대만이도 좀 울거 같음. 양호열 존나 차갑게 가라앉아서 너무 무서운데 지금 이 상황을 타개할 만한게 자기한테 없는 거 같음.
울상 지으면서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었던 시계를 내밀면서 

"야 호열아...이거 내가 아끼는 거야. 이것도 가져가..."

"..."

아무 말도 안하고 목석처럼 자기를 바라보는 호열이가 대만이는 너무너무 무서움. 금방이라도 한 대 칠것만 같음.
호열이는 너무 충격 받아서 얼어붙은 건데 대만이 그것도 모르고 허둥지둥 자기 져지 벗으면서 


"이것도...가질래? 아...좀 땀냄새 나나? 미안..."



그날 양호열은 정대만의 지갑과 도시락과 시계와 져지를 가짐...
정대만만 못가짐...
처음 겪어보는 사랑의 아픔에 집에 와서 와앙 우는 아기연하 양오얄이...
정대만 때문에 머리 아파서 줄담배 피우느라 연기나는 두부 됨...(아기 맞음)


뭐 나중에는 다행히 대만이 입술도 가지고 동정도 가지고 몸도 마음도 가지고 했다네요 
물론 그 과정동안 사귀는 중에도 가끔 정대만이 쫄면 눈 질끈 감고 이것저것 내밀어서 호열이 세간살림 다 마련했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