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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4 00:00
언제 안 재밌어져? 낄낄



양호열은 요즘 심기가 차암 불편했음
그 원인은.. 저어기 자기를 뺀 백호군단과 하하호호꺄르륵 웃고 있는 정대만이었음


"아, 김대남! 존나 웃겨!!!"


아니. 난 안 웃겨.


"이리 와, 강백호!! 이 선배가 특별히 귀여워 해준다!" 


나도 후배야.


"오~ 노구식~ 오늘 머리에 힘 좀 줬는데?"


내가 더.


"와. 이용팔. 너 진짜 잘 먹는다."


이건 인정.

아무튼.
가짜 앞니가 훤히 보일 정도로 하하하 웃고 있는 정대만이 존재할 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존재했음
바로바로... 양호열이 주위에 없을 것.
왜냐하면..
양호열이 이렇게 스르륵 다가기만 하면..


"헉! 야, 양호열..? 잘 있었냐... 하하.. 벌써 시간이 이렇게..."


하며 사라지기 일쑤였거든.
아니 누가 잡아 먹냐? 잡아 먹냐고.


"야. 호열아. 정대만은 왜 너만 보면 자꾸 도망가냐."

"나도 몰라^^ 너네가 좀 물어 볼래?^^"


호열이는 짜증나서 그냥 던진 말이었는데 백호군단은 오~ 재밌겠다 하며 정대만을 쫓아갔음
그리고 잠시 후에 돌아와서는


"니가 정색하는 게 무섭대."

"그래서 자꾸 몸이 굳는대."

"같이 있으면 괜히 이상한 소리 할까봐 피한 거래. 근데 만만이 원래 이상한 소리 많이 하는데?"

"그러게 좀 웃고 다니지 그랬냐."

"야. 양호열 주먹 떤다.ㅋㅋㅋ"


하며 입을 모아 호열이를 약올렸음
너 같으면 나만 보면 도망가는 사람한테 웃어주고 싶겠냐? 싶겠냐고.
그 옆에서 강백호는 한 술 더 떠서


"만만이 친해지면 먹을 거 엄청 많이 사주는데. 호열이는 못 먹어서 아쉽겠다."


하며 진심으로 아쉬움을 보였지만 양호열의 귀에는 그게 놀리는 걸로 밖에는 안 들렸겠지
백호야. 내가 너도 아니고 먹을 거 좀 얻어 먹자고 나 피하는 사람한테 굽히고 들어가겠냐.
라고 하기엔.. 횟수도 빈번하고 양도 좀 많은 것 같았지만.
어쨌든.
양호열도 자존심이 있다 이거야.

하지만 사실 이렇게 티나게 불편한 관계를 지속하는 건 싸울 때 빼고는 유들유들 웃고 다니는 양호열에게는 은근 스트레스였음
게다가 정대만은 백호의 농구부 선배이고, 백호군단과도 꽤 친해서 볼 일이 많단 말이지..
그럴 때마다 자신만 쏙 빼고 하하호호 하는 건 쫌 짜증난단 말이야.
누굴 따돌리는 것도 아니고.
하. 따돌림이라는 단어도 존나 짜증나네.. 

그냥 짜증난다고 정대만!!!

뭐 아무튼 간에.
그래서 정대만이 짜증나기 그지 없었던 양호열은 어떻게 결심했냐면...


"대만군. 안녕?"

"헉..! 그, 그래.. 안녕... 날씨가 좋지..."

"대만군. 지금 비 와요."

"어.. 그렇지... 맞아.. 그런데.. 무, 무슨 일로..."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요."

"으응.."


헉 양호열이 웃는다. 비웃는 건가?
근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건데?!
뭔데!! 나 대신 농최날 죄를 뒤집어 쓴 걸 후회한다?!
그래서 그 때 좀 더 때리고 싶었다?!
지금이라도 몇 대 더 때리게 해달라?!?!?!
뭐냐고, 양호열!!!

정대만의 눈이 굴러가는 소리에 양호열의 귀에까지 닿았음
데굴데굴데굴...
정대만.. 대체 무슨 생각 하냐고.. 얼굴에 다 보인다고.. 쓸 데 없는 생각 그만하라고..


"대만군은 맨날 나만 빼놓고 맛있는 거 사주더라?"


정대만이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음

지갑 쪽이었구나.
다행이다. 아무래도 맞는 건 부상을 입을 위험이 있으니까.


"음.. 그랬나.. 내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그럼.. 지금 뭐 먹을래..?"


양호열은 정대만이 순순히 단 둘이 밥을 먹을 생각을 하는 거에 좀 놀랐음
어쩌면 그렇게까지 날 무서워하는 건 아닐지도...

그런데


"한.. 5만원이면 되려나."


빛나는 미소를 유지하던 양호열은...
덜덜 떨며 5만원짜리를 내미는 정대만을 보고는..

그만 차갑게 얼굴을 굳혀버렸네...



주말에는 호댐을 하자!

호댐 호열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