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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3 18:16

치수 다니는 굴지의 글로벌기업은 시내 한복판에 사옥이 있고 방문객 출입도 엄격하게 통제되겠​지
치수 대학리그까지 뛰었지만 졸업하면서 일반기업 들어갔는데 거기서 연봉 대학때보다 더 벌면서 일하고 있음ㅋㅋ 압도적인 피지컬에 핸섬한 외모는 둘째치고 워낙 똑똑하고 열정적이어서 서른도 안됐는데 부장타이틀 달고 있을거 같음 근데 사람들이 잘 몰라 다들 40대는 된 줄 알듯 액면가 때문에 하지만 완전 핫한 외모때문에 나이에 비해 젊어보인다는 이상한 오해를 받고 다니는 채부장님... 채부장한테 관심있던 사람들 존많인데 채부장 애인이 있다는거임 다들 아....그러면 그렇지 하면서 애인이 없을 수가 없지 그러는데 원체 젠틀하고 다정한데다 언젠가 한번 찾아온 동생분이 여리여리 절세미녀라서 너무 당연하게 치수 애인은 어딘가에​​​​ 있을 이름모를 청순미녀라고 다들 상상하다가 기정사실처럼 굳어져 있었겠지 아무튼 채부장 사내에서 다가진 남자로 유명함

그런데 어느날 회사 로비로 누가 치수를 찾아옴 고개 올려다보기도 힘들 만큼 큰 키에 다부진 몸때문에 모자에 마스크까지 둘러썼는데도 눈에 안띌수가 없겠지 그냥 성큼성큼 들어가려다가 게이트에 막히니까 데스크로 와서 묻는데 치수 찾아 왔다는 거임

“채치수 부장님이요?”
“네!”
“약속하셨어요?”
“?아니요?”
“관계가 어떻게 되세요?”
“애인인데요.”

남자의 말에 데스크직원 기가 막히다는 듯 보겠지 애인? 애~인? 니가 애인이면 난 마누라다 하고 소리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애써 참음 안그래도 바로 얼마전에 애인 자처하면서 치수 찾아온 스토커때문에 부장님이 애를 좀 먹었는데 이젠 뭔 도둑놈같은 놈팽이까지, 참 부장님도 피곤하겠다 싶었을듯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데요?”
“이, 이름이요? 고릴이 어디서 이름 절대 말하지 말랬는데…”

이름도 안가르쳐 주고 우물쭈물하니까 슬슬 빡침이 올라오려는거임 근데 남자가 우락부락한 근육덩어리가 무색하게 말투는 좀 순딩한 편인거임 그리고 생각보다 태도도 나쁘지 않고… 보통 거짓말하는 사람들은 제발저려서 큰소리치거나 말도 안되는 거짓말 줄줄 늘어놓기 마련인데

“그…이름은 말하지 말라고 그래서요…그냥 애인이 찾아왔다고 해주심 안될까여..그럼 알텐데.”
“죄송한데 지난번에도 채치수 부장님 애인아닌데 애인이라고 찾아온 분이 계서서요.”
“네…? 아니 어떤놈이!”
“성함 말씀해 주시고요, 아니면 그냥 가세요. 못들어가세요.”
“아이, 안되는데….”

남자가 곤란한지 머리를 긁적 거리다가 뭔가 결심한 듯 킁! 하고 콧바람을 불었겠지

“크흑…그…애인…아니, 빨간 원숭이라고 하면  알거예요…ㅠㅠ”
“예?”
“제가 진짜 그렇다는게 아니고요…”

남자가 창피한지 눈을 질끈 감는데 좀 귀여워서 직원이 속는셈치고 치수한테 전화하겠지 어쨌든 전화는 해줘야 가라고 할 명분도 생기니까.

- 따르르릉
“네.채치숩니다.”
“부장님, 데스큰데요, 여기 부장님 애인이라고 누가 찾아오셔서요”
“애인이요?”
“자기가 빨간 원숭이라고 하는데요.”

수화기를 든 직원의 입에서 수치스러운 단어가 나가자 남자가 다시 한번 머리를 감싸쥐며 부끄러워해서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어버린 직원임 

“아, 혹시 그분 키가…”
“엄청 커요. 부장님 만큼이나.”
“아니 어떻게…금방 갈게요. 기다리라고 전해주세요.”
“네. 네?”

직원이 놀라서 수화기 내려놓지도 못하고 다시 한번 남자 올려다 봄. 남자는 그저 직원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겠지 얼떨떨한 기분으로 수화기 내려놓으면서 잠시만 기다리라고 채치수 부장님이 내려오신대요 하고 전해주고 남자는 히힛 웃으면서 좋아하는거 마스크 너머로도 다보일거 같음

아주 잠깐 기다리는데 치수 급하게 내려오는데 로비에 게이트 나가는 순간 백호가 꿍땅거리면서 좋아서 달려들면 치수 마주 덥석 안아줌 로비에 있던 사람들 다 쳐다보고

“미국에 있는거 아니었나? 어떻게 온거야?”
“광고촬영때문에 잠깐 들어왔는데 보고싶어서 와봤어…”
“그렇다고 이렇게 회사로 막 찾아오면 어떡하냐.”

치수는 백호가 나름 유명한 공인이라 괜히 구설수에 오를까봐 걱정한 거였겠지 백호 워낙 행동이 화끈하고 저지르는 스타일이다보니 팬도 많지만 안티도 많았거든 좋아하는 기자들은 미친듯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기자들은 누구 가족 하나 죽은 것처럼 싫어했음 쓸데없이 힘들어지는건 어떻게든 막고 싶은 치수임 항상 그것때문에 백호가 고생하는 걸 모르지 않았어서
 하지만 백호는 그런 치수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음 항상 자기를 감추려고만 하니 괜히 속이 상함 이렇게 오랜만에 봤는데 반갑다는 소리보다도 왜 왔냐고 타박부터 하고. 그런 백호 맘 모르지 않는 치수라 잘 달래면서 데리고 가는데 그래봐야 로비에 있는 사내 카페임 일하던 중에 갑자기 나왔는데 어딜 가겠음ㅋ 최대한 구석진데 앉히고 백호 좋아하는 딸기프라푸치노 시켜주고 자기는 아아메 시켜서 먹겠지. 백호 그새 속이 상해서 입 삐죽거리면서 울기 일보직전임 자기는 미국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보고싶어서 죽는 줄 알았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이러고 있고 치수는 뒤늦게 사과하느라 진땀뺌 
 그리고 이런 둘의 오붓한 시간은 통유리로 된 카페 덕분에 로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고 있었는데 치수도 백호도 서로에게 집중하느라 차마 모르고 있었겠지  거기다 그새 사내 메신저로 채치수 애인이 떴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구경나온 사람들로 북적북적함ㅋㅋ 카페로는 차마 못들어오고 유리 너머로 보면서 어머나 어머나 이러고 있겠지 청순미녀는 어디가고 웬 거구의 떡대인거냐며 누가 헛소문 퍼트렸냐고 하는 사람도 있고 분명 애인이라 그랬는데…하고 항변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데 백호 입술에 흰 거품 묻으니까 치수가 손으로 쓱 닦아주면서 자기가 빨아먹는거 보고 헙!하고 입 틀어막는 사람들임…진짠가? 진짜 치수부장 애인이 저 남자라고?  아닌데, 청순미녀라고 그랬는데…누가 봤다고 그러지 않았나? 하여튼 수근수근 장난아님 그런데 와중에 백호 음료수 먹느라 벗은 마스크덕분에 알아보는 사람이 나와야 옳다

“어디서 본거 같은데…”
 
모브대리 한사람이 중얼거리니까 사람들이 응?응? 하면서 또 다시 한번 보고 그러다 누가 ‘히익! 그  NBA 선수잖아!’ ‘누구?’ ‘그, 얼마전에 NBA진출한 빨간머리선수 ’ ‘농구 안봐서 모르는데’ ‘강백호? 강백호라고?’ ‘강백호가 누군데?’ 그러는데 사람들 일제히 고개 푹 숙이면서 핸드폰으로 강백호 검색해봄ㅋㅋ 코트위의 천재 악동, NBA 신인 수퍼루키 어쩌고 저쩌고 하는 기사들이 쏟아져나오고 아…어디서 본거 같다 하는 사람들임 

하지만 사람들이 어쩌건 둘은 심각한 대화가 계속되고 있었음

“백호야, 미안해. 너무 놀라서 실언이 나갔어. 나도 너 보고싶었다. 정말로.”
“거짓말하지마.”
“어떻게 하면 믿어줄래? 나도 네가 그런 의심하는건 싫다.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너는 모른다.”

치수가 진지하게 백호를 보자 백호 마음이 조금 풀리는 듯 하겠지

“오늘 나랑 시간 보낼 수 있지?”
“그래. 일 마치는대로…”

치수 말하다가 멈칫 하겠지. 백호가 원한 대답은 그게 아닐텐데 하지만 한시간 뒤 잡혀있는 일은 너무 중요한 미팅이어서 도저히 빠질 수 없었음 치수는 미리 말이라도 했으면 시간이라도 미뤘을텐데 그저 애가 탈 뿐이었음 하지만 백호가 치수 이해한다는 듯 대답함

“알았어 기다릴게. 나 지금 메리어트호텔 스위트룸에 있어. 일 끝나면  거기루 와…”
“알았다. 절대 늦지 않을게.”
“그럼 갈게. 바쁜것 같으니까…빨리 일해야 빨리 보지.”

아쉬운 듯 백호가 말하자 치수가 쓰게 웃겠지. 그리고 습관처럼 뽀뽀해주려다가 문득 엄청난 시선이 느껴져서 멈칫함 아니나 다를까 고개를 들고 보니 유리창 너머에 사방이 전부 사람들이 바글바글한데 치수가 보는거 눈치채고 일제히 눈돌리는 거 가관일듯 백호도 그거 보고 깜짝 놀라는데 치수가 급하게 백호 마스크 다시 씌워주고 모자도 깊게 눌러씌워줌

“혼자왔어? 어떻게 왔어?”
“매니저 해주시는 분 차 밖에 있어…”
“데려다줄게. 가자.”

치수 백호 데리고 나가는데 상관없는 척 하는 인파가 모세의 기적처럼 갈라지고 있겠지. 그 짧은 거리를 돌파하는 동안 백호 대부분 머리 하나는 작은 사람들 보면서 잠시 생각에 빠질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식으로 취급받는건 좀 기분나빠. 아무리 자기를 생각해서 하는거라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거기다 이 사람들 자기 보러왔다기 보다 아무리 봐도 치수가 궁금해서 왔어. 어떤 여자들은 치수 보면서 얼굴도 붉히고 하던데 백호는 그게 어떤 의민지 안단 말이지 자기가 종종 짓는 표정이라. 
현관 앞에까지 와서 치수 막 나가려는 걸 백호가 막아섬

“차 바로 앞에 있어. 나 혼자 갈게.”
“어?”
“괜찮아. 고릴은 들어가서 일 봐.”

치수 잠깐 당황하지만 문밖에 대기중인 차가 자기 눈에도 보여서 알았다고 끄덕임 치수는 백호 옷  여며주면서 마지막 잔소리를  하겠지

“한국에 있을때 더 조심해. 괜히 사람들…읍!”

그리고 백호가 갑자기 치수 양 뺨 붙잡고 키스하는 바람에 말이 다 못나가겠지. 얼어붙은건 치수 뿐만이 아니라 곁눈질로 구경하던 회사사람들 전부임. 어디선가 악! 하고 비명이 터진거 같기도 함. 백호 그것도 모자라서 쓰고있던 후드며 모자까지 벗어서 자기 빨간 머리 과시하면서 아예 치수 목에 팔 걸고 깊게 입맞추면 치수 밀어내지도 못하고 그냥  얼음임. 그리고 드넓은 로비는 정적으로 가득차고. 
 꽤 야무지게 치수 입술 쪽쪽 빨고 나서 백호 입술 떼고 싱긋 웃으면서 사람들 보고 소리칠듯

“안녕하세요, 저 강백호라고 하는데요! 혹시 싸인 받고 싶으신분?!”

이러면 사람들이 ????? 하다가 와아악 하면서 백호한테 달려듦ㅋㅋ 백호 데스크 쪽 보면서 손으로 쓰는 표시 하면 데스크에서 눈한번 크게 뜨더니 센스있게 매직 던져주고 완벽하게 잡아챈 백호 사람들 원하는데 정신없이 싸인해주면서 갑자기 팬사인회 현장으로 돌변해버림 위에서 구경하던 사람들까지 대박이라며 뛰어내려오고 난리남
치수만 망연자실해서 백호 멍하게 보고 있음
백호랑 사람들만 신나서 사인하고 사진찍고 난리났음 한참 그러고 있는데 밖에서 뒤늦게 그거 본 매니저가 허겁지겁 들어오겠지 그리고 힘들게 사람들 인파 헤치고 백호한테 가서 백호 팔 잡아 끌고 나옴 그러면 백호 그제서야 사람들한테 웃으면서 ‘미안해요! 인제 가야돼요. 다음에 또 봐요!’ 이러면서 인사하고 사람들이 아아~ 하고 아쉬워하고 바이바이하는데 그러면서도 치수 눈치 한번  보고 그럴듯. 백호 매니저한테 끌려나가는 내내 치수한테서 눈 안떼고 씨익 웃는데 한방 먹였다고 아주 기세등등함 

백호 나가자마자 사람들 시선이 치수한테 일제히 쏠림 하지만 치수는 그런 사람들 신경도 쓰일 상황이 아니겠지 옆에서 팀원 발견하곤

“이과장, 미안한데 오늘 조퇴합니다. 오후 미팅은 제가 처리하죠. ”

그러더니 양팔 걷어붙이면서 백호 나간데로 튀어나가는 치수였음 하도 기세가 흉흉해서 잡을 틈도 없이 그저 문이 부서져라 나간 치수가 막 차에 오르려던 백호를 납치하다시피 낚아채서는 앞에 가던 택시 잡아타는거 통유리로  다 보고 있는 직원들임. 치수 얼굴 보자마자 백호 까르륵 웃는거며 매니저한테 바이바이 하는거 다보는데 마치 소리가 들리는 듯 했겠지. 먼저 가세요…하는.

“와…대박…”
“보고도 믿기지가 않네. 입사 이래 최고의 이벤트였어.”
“강백호 완전 화끈하네…”

둘 다 사라지고 없었지만 한동안 로비를 떠나지 못한 사람들이었을것…

그리고 이미  SNS에 치수와 백호의 키스사진이 올라오기 시작했겠지. 그리고 둘이 차마시는거, 치수가 백호 입술 닦아주는거 그새 누가 찍었는지 동영상 다 올라오고. 치수는 예정보다 일찍 호텔로 가서 백호를 눈물이 쏙 빠지게 혼내줬겠지. 물론 몸으로. 그리고 며칠 안가서 백호 농선 출신의 일반인하고 결혼발표 기자회견할듯ㅋㅋㅋ
백호는 그 모든 결말이 다 맘에 들었지만 치수의 자기 애칭이 빨간원숭이라고 도는 것만큼은 맘에 안듦ㅋㅋ 하지만 자초한 일이라 어쩌지는 못하고 그냥 기회생길때마다 애칭은 자기, 베이비 이런거라고 해명하고 다니는데 아무 소용없을것





치수 워낙 fm이라 백호가 한번씩 뿌셔뿌셔 해줘야됨ㅋㅋ




치수백호 치백     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