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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2 01:59
익숙한 목소리에 학교 옥상 한구석에 자리잡고 앉아서 해 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던 양호열은 고개를 돌렸음.

옥상 철문 쪽에 정대만이 놀란 얼굴로 더플백을 메고 양호열이 있는 쪽을 바라보고 있었겠지. 그 쪽으로 가도 되는지 눈치를 보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호열이한테 터벅터벅 걸어가서 옆자리에 털썩 하고 앉는 대만이. 

이 사람...옛날부터 느꼈지만 정말 거리감 없네. 

하고 생각하면서 대만이를 흘깃 보다가 다시 태우던 담배를 마저 피우는 양호열이었음. 담배 연기가 노을로 붉게 물든 하늘로 날아가는 걸 보고 있었는데, 옆에서 대만이가 콜록콜록 대겠지.

그걸 보고 피식 웃는 호열이가 말을 건네는데 

-날라리인 척은 다 하더니.

-뭐 임마!? 야, 나...나는 농구를 해야 되니까...!

-알아요. 그래서 담배 안 피우는거. 근데 고작 연기에도 콜록댈 줄은.

-...너 담배 안 걸리냐? 그러다 학교 선생들한테 걸리기라도 하면...

양호열은 정대만의 이런 점이 가끔 알 수 없었음.
양호열이 본 정대만은 극과 극을 달리는 양면적인 면이 있으면서도,
이렇게 사소한 것에서는 언제나 정도를 지키곤 하는 사람이었음. 
그리고 그날따라 유독...그 선을 넘고 싶어짐. 어떤 반응일까. 

쪽. 

소리와 함께 호열이가 대만이에게 입을 맞추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입안을 열어서 혀를 섞으며 담배 연기를 흘려보냄.
짧은 키스가 끝나고 대만이가 눈에 띄게 당황하면서
너...! 하고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데 

-이제 나랑 공범이네. 

하고 자리를 떠나는 양호열과
얼굴이 노을처럼 터질 듯하게 붉어져서 아무 말도 못하는 정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