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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0 22:57
"그러니까, 지금 대만이 네 고민은 양호열이 너한테 좀 거리감을 느끼는 거 같다는 거지?" 

"응..."

대만이가 자기 연애상담좀 해달래서 얼결에 붙잡힌 준호와 치수는 벌써부터 두통이 오는 것 같았음.
시발. 대체 어디가 거리감이야. 너네 거리 0 아니었어?
연애 시작하고 허구한날 붙어다니면서 호여라...♡ 데망궁...♡ 하고 쪽쪽거리고 부둥켜안는건 어디 뭐 평행세계의 양호열 정대만이냐? 

그런 준호와 치수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듯이 대만이가 급히 변명하는데 

"아니 내 말은...호열이가 나한테 굳이굳이 존댓말을 고집한단 말야." 

그만 일어날까?^^ 사이좋게 자리를 뜨려던 준호랑 치수를 급히 붙잡으면서 대만이가 나 정말 심각한 고민이라고오오 내말좀 들어줘어어 하겠지.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정대만의 고민은, 양호열이 자기에게 존댓말을 쓴다는 거였음. 2살 차이 연하연상이고 아무리 사귀는 사이라지만 엄밀히 말하면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만큼 존대를 쓰는게 이상하진 않았지만, 문제는 사귀기 전에는 양호열이 종종 반말을 썼다는 거겠지. 

"지금 그게 그립다는 거야?"

"응...나를 격의없이 대했다는 거잖아 원래는."

"편한 거하고 긴장감 있는 거하고는 다르지. 야 대만아 그렇게 따지면 너나 나나 치수나 서로 친해서 맨날 반말하는데."

"아니...너네는 내 친구고."

"내 말이 그말이야. 사귀는 사이면 오히려 어느정도 긴장감이 있는 편이 낫다고. 편해서 뭐 할건데. 걔랑 친구먹을 거야?"

"아냐...호열이 친구 아니고 내 남자친구야..."

"하...(씨발) 그러면 호열이랑 야자타임 해보는 건 어때?"

"야자타임?"

"그래. 일정 시간 동안 연하가 연상한테 반말을 쓸 수 있는거야."

"와 그런게 있었냐? 당장 호열이한테 가서 해달라고 해야겠다."

하고 쏜살같이 달려가는 정대만의 뒷모습을 보면서 한숨 푹 쉬는 준호랑 치수. 엇쩔려구 그러냐! 하는 치수와 그래도 한번 가볼까? 나도 이 둘 야자타임은 좀 궁금하긴 한데. 하고 은근 흥미를 보이는 준호겠지. 그렇게 대만이 뒤를 쫓아가 보는 준호와 치수 

"호열아!" 

"아, 대만군. 안그래도 제가 3학년 교실로 가려고 했었는데."

"호여라 호여라. 그렇게 말 높이지 말고 나한테 반말해봐." 

"네? 갑자기..."

"야자타임이란게 있대. 정해진 시간동안 나이 어린 사람이 나이 더 많은 사람한테 반말해도 되는거야. 화 안낼테니까 한번 해봐봐."

"알겠어요. 야."

"???"

"왜. 말 놓으라며."

"아니...이렇게 빨리 놓는다고? 양호열 너 말이 짧다?"

"언제는 놓으라면서? 갑자기 이러니까 싫어?"

이게 아닌데...울상짓는 대만이.
대만이가 기대했던건 "대만이 형...♡ 이렇게 말 편하게 하니까 너무 좋다." 하고 귀엽게 구는 연하남친 호열이었는데 반말 찍찍 하는 싸가지(?) 없는 호열이는 대만이의 계산 밖이었겠지.
금방 울먹울먹 해져서 호두턱 만드는 대만이 보면서 호열이도 당황함. 

"어...대만군. 이럴려던건 아니었는데..."

충격받은 대만이를 호열이가 안절부절 못하면서 꼭 안아주겠지. 미안해요, 이럴 마음은 아니었어요. 하면서.
그걸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준호랑 치수도 좀 어이가 없을거임...혼자 신나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해놓고 막상 양호열이 말을 놓으니까 당황해서 제 연하남친한테 안기는 정대만이라니. 

"나는...그냥. 평소에 존댓말 하다가 중요한 순간에 반말하는게..."

그게 연하남의 연상 필승 공략법이라고 해서. 하고 작게 중얼거리는 호열이 귓가는 삽시간에 새빨개져 있겠지.
대만이 그 말 듣고 정말...? 그거 때문이었어? 하면서 얼굴 환하게 밝아져서 호열이한테 쪽쪽 뽀뽀함.
우리 아기 호여리 그렇게 귀여운 생각을...!♡♡ 데망궁...!♡♡ 하고 얼싸안고 쪽쪽거리는 호댐 


그렇게 둘의 야자타임은 금방 막을 내렸겠지

왜 지옥의 야자타임이냐고? 옆에서 호댐 커퀴짓 하는거 보던 준호와 치수가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면서 실려나갔기 때문에.

이 거지같은 양호열 정대만 커플지옥에 내가 두 번 다시 발을 들이나 봐라 하고 이를 가는 준호와 치수였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