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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0 20:02
못 먹는 거

그게 자기 생일상에 있던 미역국이면

아빠가 엄청 고급진 한식집 데려가서 모르는 젊은 아줌마랑 앉아있고 명헌이 생일이라서 미역국 나오는 데로 왔어 하고 밥 먹일려 하는데

이제 여기 이 분이랑 아빠랑 결혼할 거고 명헌이 엄마 되어주실 거야 같은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는데 명헌이 기억 속에 아빤 맨날 밖으로 나가돌고 엄마는 그런 아빠 때문에 반은 미쳐있었고

근데 어김없이 그날도 술 때문에 정신 반은 놓은 엄마가 그 식당에 찾아와서 깽판 치고

옆에 놓인 소주병 깨서

콱.

그때 뿜어져 나온 피가 명헌이 하얀 교복에 후두둑 튀었겠지

그날 이후 미역국 냄새만 맡으면 토하러 가는 이명헌

뭣모르고 고등학교 와서 급식실 갔다가 화장실 뛰쳐가고 중식, 석식 아무것도 못 먹은 채 기숙사에서 끙끙 앓던 이명헌

생일날 뭐 파티라도 하자는 친구들에
싫다며 혼자 기숙사방에 틀어박혀서 엉엉 울면서 보내고

그러다 우성이 만나고 명헌이 생일 싫어한다는 말 듣기도 전에 명헌이 데려다가 광철 미사 없는 자기 집에서 미역국 끓여놓고 상 차려오는데 그거 보고 이명헌 손 덜덜 떨면서 화장실 달려가는데

형..?

화장실에 있다 눈 시뻘게져서 나온 이명헌 앞에 눈물 가득 머금은 밤톨이

형...괜찮아요?


자기가 더 울면서 이명헌 꼭 끌어 안아가지고 천천히 해감시키는 정우성이 bgsd

그러다 한 15년 후엔 우성이 생일에 미역보다 소고기가 더 많이 들어있는 미역국 끓이고 있는 이명헌이 있지 않을까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