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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0 14:56

둘이 좋아하는 거 산왕 애들 다 눈치채고... 애들 바운더리 일정 이상 안 넘는 감독하고 코치마저 둘이 뭐 있나 기류 느낄 정도인데...
둘다 지독한 놈들이라 고백 안 할 거 같음... 정우성 미국 가니까. 그거 보고 ㅉㅉ 독한 놈들... 혀 차는 산삼즈.

나는 미국 가는데 무슨 낯짝으로 사귀자고 하냐. 쟤 미국 가서 잘 살아야 하는데 여기서 내가 왜 쟤 발목을 잡냐. 
하면서... 그냥 적당한 감정이면 둘다 시원하게 고백하고 치울 거 같은데 서로 걍 직감한 거. 이게 보통 감정이 아니구나. 내가 저 사람한테 적당히가 안되겠구나.

그래서 아예 시작을 하면 안 될 거 같다고 우성이 미국 유학 결정되자마자 둘이 농구 얘기말곤 안하는 데면데면한 선후배됨. 지들도 결국 치기만만한 청소년이면서 감정보다 이성이 열일한 척 독하게 꽁꽁 감춤. 그 전까지만 해도 명헌이 옆에 밤톨머리한 걔 당연히 붙어 있고, 주장 뭐하나 보면 에이스 봐주고 있는 게 당연했으면서.... 이젠 서로한테 손도 안 대고 반경 안에 들어오지도 않음. 그 꼬라지 보다 못한 현철이가 명헌이한테 애 가기 전에 잘해줘라. 후회할 지도 모른다 하면 이명헌 냉기만 있는 어조로 후회 안 하려고 이러고 있는 거잖아 뿅. 대답해서.. 얘네 감정이 보기보다 훨 무겁다는 걸 눈치챈 현철이 결국 더 말 못 얹겠지.. 그치만 어쩌다 우명 둘이 피드백 할 일 있을 때 둘다 뒷짐 진 손으로 주먹 희게 질리도록 꽉 쥐고 있는 거 발견하면 답답해서 냉수 까러 가는 현철이... 결말 안 내고 종영하려는 드라마 끝까지 붙들고 관람하는 기분일듯.

요즘 시대에 롱디가 뭐라고 답답한 쉐에끼들 하던 산삼즈도 결국 둘 이해해서 단둘이 안 남도록 엄청 신경써줌. 피드백도 다 자기들이 대신 전달해주고. 결국엔 둘이 한 마디도 안 할듯. 그게 남들 보기엔 더 이상한 형태인거 본인들도 아는데 유학 날짜 다가올 수록 어째 데면데면한 게 익숙해지긴 커녕 더 부아가 치밀어서.. 차라리 안 보는 게 낫다는 생각에..

근데 유학 가기 딱 전날. 딱 그날만 버티면 고행이 끝나는 거였는데 개같이 망해버리는 거 보고싶음ㅋㅋ

우성이 마지막으로 참여하는 연습 끝나고 송별회 하는데 애 간다고 케이크 초도 불고 폭죽도 터트리고 다같이 훈훈한 분위긴데도 종종 폭탄 품고 있는 듯한 이상야릇한 기류도 흐름. 어쩌다 마 뜰 때 다들 어쩔 수 없이 명헌이 뭐하나 쳐다보게 되는.. 하지만 둘다 ㅈㄴ 독하죠? 관심어린 시선에 부응하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그냥 평범한 주장과 에이스 모습임.

잘 가 뿅.
네. 열심히 할게요.

오랜만에 대화하는 건데 평범하다 못해 칼같은 말씨들에 산삼즈도 결국 끝났구나 싶음. 옆에서 그거 보기 찝찝했던 마음에 후련함 반 아쉬운 마음 반....

그렇게 송별회 끝나고 다들 체육관 나가는데... 
둘다 괴롭겠지만 솔직히 똑같은 환경에 애 하나 빠지는 애랑 걍 모든 환경이 달라질 애랑 애틋함의 깊이가 다르지 않을까... 명헌이가 더 애틋해서 조금이라도 걔 모습 눈에 담고 싶어서 일부러 걸음 느리게 할듯. 나가는 뒷모습이라도 오래 보게. 
근데 시선 느낀 우성이가 돌아봤다가 형 표정을 봐버림. 물가에 휩쓸려 가는 소중한 거 보듯 허탈하게 찡그린 표정.
명헌이 들켜서 깜짝 놀랐는데도 바로 동요한 거 숨기고 발걸음 뗌. 근데 그대로 몸 돌려서 성큼성큼 다가온 우성이가 그런 형 앞을 막아서버림. 갑자기 혼자 역주행하는 우성이에 놀란 산삼즈 일초만에 사태파악하고 다른 부원들 거의 등 떠밀어서 내보냄. (우리가 있을 곳이 아니다! 후딱 나가자!)

둘만 남은 체육관 안에서 이명헌 마지막 인내심 쥐어 짜내서 비키라고 담담히 말해보는데... 우성이 눈에서 홧홧 불 나고 있는 거 보고 걍 끝났구나 싶을듯.

형이 먼저 나 그렇게 쳐다봤잖아요.
너는 시발 그거 한번을 모른 척 못 해?

하고 서로 성 내면서 니탓내탓 하다가... 유치하게 뭐하고 있나 싶어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허탈하게 웃다가 우성이가 먼저 울고...명헌이도 빨개진 눈으로 울음 참고... 둘이 걍 폭풍 앞에 도망칠 곳 없는 사람들처럼 손 잡으면 좋겠다..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