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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9 11:39
귀여워...PNG
 

수인이 흔한 세계관은 아니라서 수인 전문 병원은 많지 않고, 대부분의 수인이 어디 아플 때에는 인간형으로 변해서 그냥 다른 평범한 사람들처럼 인간 병원에서 진찰 받곤 하는데... 아직 너무 어리거나 인간형으로 변하는 데 서투른 수인들 정도는 동물병원에서도 진찰 받는~ 암튼 그런 사회임
 

 

정대만네 집안 동네에서 제법 장사 오래 한 수의사 집안이었음 좋겠다. 엄빠 둘 다 동물 좋아하시고 수의사인데 유일한 자식새끼인 증대마이는 공놀이하느라 수의대에 갈 수 있는 성적 상태가 아님ㅋㅋㅋ,,, 대신 집안 내력으로 정대만 또한 ♥동물 좋아♥ 상태인 건 매한가지라 평일/주말 안 가리고 개인 시간만 났다 싶으면 호다닥 병원 놀러가서 세미 테크니션마냥 죽치고 앉아있음ㅋㅋㅋㅋㅋㅋ
 

 

그러다보니 단골 동물 환자들도 대만이 알아봄. 종 안 가리고 오는 동물들 전부 예뻐라 하면서 하도 열심히 사리사욕 채우고 살아가지고ㅋㅋㅋ 복실복실한 털칭긔들 쓰다듬고 뽀뽀 갈기는 게 정대만 인생의 활력임. 방황하던 양키 시절에는 엄빠 눈치 보이니까 병원에도 자주 안 오긴 했었는데, 그래도 정히 스트레스 받는다 싶으면 슬쩍 와가지고는 등짝도 맞고 진찰받는 애기들 보살피면서 겸사겸사 동물테라피도 받고 그랬었음ㅋㅋㅋㅋㅋ

 

아무튼 한동안 병원 덜 가다가 농최날 이후 구마된 정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병원 들락거리는데, 어느 날 쪼꼬맣고 빵실빵실 넘 귀엽고 동그란 초코 푸들이 내원함ㅋㅋㅋㅋㅋ 헐 미쳤다;;; 얘 너무 귀엽다!!!! 바로 눈에 반짝반짝 생기가 돌고 ㅋㅋㅋㅋ 보호자로 온 사람이랑 눈 마주치면서 인사하는데, 댕댕이 안고 온 보호자도 이제 보니 아직 어린 소녀임ㅋㅋ큐ㅠㅠㅠ 중딩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아르릉 성깔 있어 보이는 갈색 털덩어리 데리고 접수 해달라고 온거임.

정대만 접수카드 만들어야 해서 댕댕이 이름이 뭐냐고 물음. 아 이름은 송ㅌ, 아야! 아씨 왜 물어!!! 진짜 짜증나 너!!!! 이름 그냥 초코에요 송초코. 아 그래요?? 이런 갈색 푸들 중에 초코 이름 가진 애들이 많긴 하더라구요ㅎㅎㅎ 나이는 어떻게 되나요? 아직 너무 어려보이는데. 나이요? 얘 나이 열 여덟인데. 헉! 세상에 열여덟이 이렇게 애기같다고요?? 와 관리 진짜 잘해주셨나보다~

 

 

이런저런 정보 물으면서 오른손으로 환자 카드 채워 나가면서도 왼손으로는 푸들 머리 복복복 쓰다듬던 정대만ㅋㅋㅋㅋㅋ 애기 너무 부드럽다...작고...딴딴하고...따끈따끈하다... 같은 생각 하면서 접수 등록하고 진료실로 보냄ㅋㅋㅋㅋ 보내기 전에 한번 더 품에 끌어 안고 둥가둥가 해봄.
 

 

 

 

 

"애기 몸에서 좋은 향기도 나네요."

"아, 방금 전에 막 미용하고 왔거든요. 오늘 외출하고 털 깎은 김에 그냥 검진도 쫙 받아보려고 데리고 왔어요. 가기 싫다는 거 억지로 끌고 오느라 엄청 힘들었어요."

"억지로 왔다구요? 그런 것 치고는 애가 진짜 얌전한데..! 와. 너 사실은 엄청 순둥이구나?ㅎㅎㅎ"

어구 착해- 어구 이뻐-
 

 

 

하고 엉덩이도 한 번 팡팡 때려주고 ㅋㅋㅋㅋ 원장실로 보내는데 당연히 저 푸들의 정체는 송태섭임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태섭이 어릴 때부터 동물형-인간형 변환 컨트롤 잘해가지고 꼬꼬마 시절부터 그냥 인간 병원 다녔던 앤데, 다만 그루밍에는 진심인 소년이라 댕댕이 모습일 때도 털관리 열심히 하는 편이었음ㅋㅋㅋㅋ 그래서 댕댕 모습은 집 밖에서는 웬만하면 안 하지만 유일하게 미용 받으러 갈 때 만큼은 댕댕 모습으로 가곤 했는데(당연함), 지가 자주 다니던 강아지 미용실이 오늘 휴업 상태라 어쩔 수 없이 옆 동네로 한 번 와봤다가 정대만네 동물병원 옆에 나란히 붙어 있는 애견 미용실에 가게 된 거 ㅋㅋㅋㅋ

보호자로 데리고 나온 아라는 기왕 댕댕폼으로 미용 받은거, 한 번쯤 강아지 신체도 쫙 검진 받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마침 옆에 바로 병원 붙어있으니까 병원도 들렀다가 가자! 하고 미용 끝나자마자 정대만네에 들어온건데, 뭐 그러던가~ 하고 심드렁하게 안겨 있던 송태섭ㅋㅋㅋㅋㅋㅋ 병원 문 열리자마자 보이는 낯익은 선배의 모습에 화들짝 놀라가지고는 아라 손 물어뜯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 야야!!! 나가자!!! 여긴 아니야...!!!!

 

 

아 미쳤다 진짜;;; 정대만이 왜 여기 있어???? 절대 본인의 본체가 3kg짜리 토이푸들임을 들키고 싶지 않았던 태습이 ㅋㅋ큐ㅠㅠㅠㅠ 눈치 없는 송아라가 접수 카드 만든답시고 자기 본명 말하려 하니까 진짜 세게 앙! 물어버리고는 잔뜩 짜증냄.

근데 모... 절대 들키면 안돼..! 하고 긴장으로 굳어있는 몸을 능숙하게 쓰다듬는 정대만의 손길에 ㅋㅋㅋㅋ 서서히 얌전해지는거지. 음..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심지어 자기 덜렁 들어 올리는데 안정적으로 잘 받쳐주고 되게 포근하게 감싸는게 ㅋㅋ큐ㅠㅠㅠ 댕댕이 한 두 번 안아본 솜씨가 아닌 것 같음. 상당한 베테랑의 실력임.

 

 

그 날 진짜 한평생 정대만한테 받아본 시선 중에섴ㅋㅋㅋㅋㅋㅋㅋㅋ제일로 애정 가득한 꿀뚝뚝 시선(과 손길) 잔뜩 누렸던 송쪼푸. 딱히 아픈 곳은 없는 꿩강 강아지인지라 환자로서 내원하기는 어렵다보니, 그 날부로 정대만네 동네를 산책 루틴에 넣어벌임ㅋㅋㅋㅋㅋ 매일 저녁만 되면 아라한테 야, 운동 가자. 너 다이어트 한다며; 하는 핑계로 목줄 쥐어주고는 꼭꼭 대만이네 동물병원 지나감ㅋㅋㅋㅋㅋㅋㅋㅋ원래 인간 몸으로만 운동 다니던 사람이 갑자기 요즘 들어 댕댕몸으로 나가려고 하니까 이상하다 싶어서 아라는 어리둥절하긴 하는데,,,, 뭐 겸사겸사 본인도 런닝하면 좋지 싶어서 오빠 데리고 나가주는 착한 동생 송아라~

암튼 이렇게 떼 써서 산책 나가면 병원 안에서 다른 댕냥이 만져주다가도 밖에 알짱거리는 갈색 푸들 보고 호다닥 달려나와서는 또 복복 쓰다듬고 손바닥에 간식도 올려서 먹여주는 정대만인데, 이렇게 하루에 한 번씩 귀염 받고 손 타는 거에 익숙해진 태섭이가 언젠가 인간 몸으로도 쓰다듬어 달라고 복실거리는 제 머리 들이대는 게 보고싶다. 정대만 당황스러우면서도 퐁신퐁신한 태섭이 정수리 보니까 생각나는 푸들이 있어서 자기도 모르게 홀린 듯 쓰다듬어줌ㅋㅋㅋㅋㅋ 무의식에 각인되어버린 행동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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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깜냥수인인 서태웅~ 하교하고서도 저녁 늦게까지 혼자 공원에서 스토바스 하다가, 이제 슬슬 귀가하려고 골목으로 들어섰는데 병원 셔터 내리는 아부지 도와서 자물쇠 채우는 정대만을 발견함. 선배ㅡ
 

 

"어? 서태웅! 이야, 너 연습 끝나고도 개인적으로 훈련하다 이제 집에 가는 거냐? 부지런하네."

짜식. 기특하구만..! 아빠, 얘가 우리 팀 에이스예요.
 

 

제 어깨를 팡팡 두들겨주는 선배 얼굴 한 번 쳐다봤다가, 가게 간판 한 번 쳐다봤다가 생각에 잠긴 태웅이. 미츠이 동물병원이라...

 

 

 

그리고 그 날 이후로 미츠이 동물병원엔 반짝반짝 예쁘게 생긴 깜장고양이 환자 한 마리가 늘어났음ㅋㅋㅋㅋㅋㅋ근데 문제는 꾀병환자라는 점임 ㅋㅋㅋ큐ㅠㅠㅠ 아픈 곳 하나도 없이 건강하고 관리 잘 되어서 털에 윤기가 좔좔 흐르는데, 틈만 나면 다리 절뚝이는 척 하면서 보호자랑 같이 자꾸 내원하는거.
 

 

"아니 이녀석이 또..! 하, 죄송해요 ㅠㅠㅠㅠ 분명 집에서는 계속 다리를 절었거든요."

"아휴 아니에요. 원래 고양이들 중에서 보호자 관심 얻으려고 꾀병 부리는 애들도 종종 있거든요."

"이놈이 제 관심을 받으려고 이런다고요...? 절대 그런 이유일리 없는데...;;"
 

 

 

자꾸 아프다고 찡얼거리는 동생 데리고 동물병원 방문한 태웅이네 누낰ㅋㅋㅋ큐ㅠㅠㅠ 생전 어디 아프다고 한 적이 없는 건강한 동생인데 요즘 들어 자꾸 요기가 아프다 저기가 아프다 연습 하다가 부상 입은 것 같다 이런 소리 하니까 걱정돼서 애 데리고 내원한건데 이 요망한 게 병원 문만 넘었다 하면 갑자기 말짱해져서는 알바생으로 보이는 남자애한테 애교만 부리고 있음.
 

정대만은 정대만대로 귀여운 깜냥이가 순하게 굴고 예쁜짓만 골라 하니까 요즘 너무 행복함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 너 진짜 개냥이구나! 형아랑 같이 살래~? 애웅─
 

 

아픈 곳 없어서 다행이라며 츄르 짜서 먹여주고 헌팅 토이로 놀아주고 한참을 그렇게 예뻐하다가ㅋㅋㅋㅋ 애가 꾀병부리는 것처럼 보여도 원래 고양이는 아파도 아픈 티 잘 안내는 생물이라며. 애기가 불편한 티 내면 차라리 다행으로 아시고 꼬박꼬박 내원해달라고 함. 꾀병으로 오는 거면 진료비 안받을게요.

 

그렇게 깜냥이랑 노는 거 습관 되어버린 정대만. 어느 날 훈련 명목으로 농구부원들이랑 다같이 학교 운동장 돌다가... 구석에서 자기 쳐다보는 까만 길고양이 보고는 멈칫함.

 

"야옹아-"

"어이, 정대만. 어딜 자리 이탈하는 거냐!"
 

 

치수가 부르거나 말거나 냥이한테 다가가서 한 품에 쏠라당 끌어 안고는, 너 누나랑 자주 우리 병원 오는 그 꾀병냥이랑 닮았다면서 예뻐해주는뎈ㅋㅋㅋㅋㅋ 외간 고양이 보고 자기 닮았다며 이뻐하는 게 심기 불편한 서태웅 ㅋㅋㅋ큐ㅠㅠㅠㅠ 조용히 옆으로 와서는 하나도 안 닮았는데요. 하고 심통 부림. 뭐야; 네가 우리 병원 자주 오는 고양이가 어떻게 생긴 줄 알고 닮았다 안 닮았다야? 아무튼 안 닮았어요. 얼른 내려놔요 걔.



 

-

 

 

 

그리고 까만 토끼수인인 양호열~ 호열이는 유일하게 보호자 손 빌리지 않고 스스로 관계를 쟁취해낸 케이스인데... 물론 엄밀히 따지자면 양호열은 가만 있었는데 정대만이 다가온거임ㅋㅋㅋㅋ 태웅이가 혼자 농구하던. 그리고 정대만네 동물병원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그 공원은, 호열이 또한 자주 방문하는 근린공원이었음. 적당히 큰 규모에 비해 오가는 사람은 적은데 덤불도 풍성하게 자라 있고 이곳 저곳에 베리류 묘목들이 있어서ㅋㅋㅋㅋ 머리 비우고 풀숲 뒹굴거리고 싶어질 때면 가끔씩 양호열 혼자 토끼 모습으로 변해서 돌아다니곤 했거든. 아무튼 그런 소담한 공원인지라 공원을 터전 삼아 살아가는 야생동물들도 제법 있고 해서 정대만도 가끔씩 물이랑 사료 들고 길동물들 먹으라고 방문했었음.
 

 

그러던 어느날 공원 한 구석에서 색색 졸고 있는 야생 토끼를 발견한 정대만. 와, 이 공원... 동물이 많다고 느끼긴 했는데 토끼도 살고 있었구나! ㅎㅎ 너무 귀엽다. 

토끼 먹일만한 건 없어서 ㅠㅠㅠ 그리고 야생 토주작들은 굳이 부러 물을 마시지 않아도 생 풀 섭취하는 것으로 충분히 수분 보충할 수 있으니까 자기가 뭐 해줄 건 없고 그냥 조용히 구경만 하다가 자리 떠야지- 싶어서 좀 떨어진 풀밭에 쪼그리고 앉아서 깜토 구경하는 정대만인데 ㅋㅋㅋㅋ 워낙 예민한 동물이라 사람 인기척 듣고는 금세 잠에서 깨버린 양토끼 ㅠ

 

 

"앗..;; 아이고 미안해라. 나 때문에 깼니?"

미안해. 너처럼 예쁘고 반질반질한 야생 토끼는 처음 봐서 나도 모르게 구경했네. 이만 갈테니까 편하게 마저 자~

 

 

하고 자리 피하려고 끙차 일어서는데 어느 새 제 발치로 포르르 다가와서는 쫑긋쫑긋 자기 올려다보는 깜토 보고 폴인럽 해버린 정대만ㅋㅋㅋ큐ㅠㅠㅠㅠㅠ 뭐야...너 너무 귀엽다. 근데 애기야, 야생에서 살아가려면 이렇게 경계심 없이 굴면 안돼. 인간들이 얼마나 무서운데...

 

 

정대만 자기도 모르게 포슬포슬 쟈그마한 토끼 정수리 검지 손가락으로 살살 쓰다듬다가ㅋㅋㅋㅋ 너같이 예쁜 토끼가 사는 공원이라면 자기도 좀 더 자주 놀러와야겠다고 혼잣말로 중얼거리고는 병원으로 돌아감. 그런 정대만의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는 깜토 호열이,,, 그 날 이후로 저녁만 되면 풀숲에 나와서 일부러 뒹굴거리면서 데망궁 언제 오나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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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