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54186868
view 3238
2023.07.18 20:58
거기서 야간알바 하고있는 썸남 호열이 마주칠 확률 얼마나 될 것 같냐
난 한 99% 정도로 보는데 

대만누나...평소에 좀 덜렁거려서 생필품 같은거 다 떨어질 때까지도 모르고 있을거 같음.

하필이면 그날 부모님 출장 가셔서 집에 혼자 있는데 대만이 생리터져 버린거임. 아...씨...아파ㅜㅜ하면서 어기적 어기적 걸어서 서랍 열어보는데 이게 웬걸 생리대가 없음.
하는 수 없이 얼얼한 몸 이끌고 생리대 사러 편의점 가는 대만누나인데


-어라, 대만군?


시바아아아아아알 왜 니가 거기 있냐고오오오오오오!!!!!!!!!!!!!


말간 얼굴에 보기 좋게 쓸어넘긴 머리, 대만이를 보면서 의외라는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토끼처럼 뜨고있는 남자는 양호열이 맞았음.
생리 터져서 컨디션 안좋고 얼굴도 푸석푸석해서 개 초췌한 몰골 그 자체인데 그 상태로 썸남을 마주할 때의 심경을 서술하시오. (100점)

참고로 대만누나는 지금 뭔 바부같은 캐릭터 그려진 맨투맨 입고 있고 밑에는 땡땡이 수면바지 입고 있어서 정말 딱 죽고 싶은 심경이었음. 


-아...야, 양호열아. 너...여기서...알...바하냐? 몰...랐네...

-네. 야간 시급을 더 쳐줘서요. 


페이가 더 높은 야간 편의점 알바 뛰고 있는 호열이인데 대만누나 의외로 바른생활 인간이고 마지메라 밤에 밖에 돌아다닐 일이 없었어서 바로 코앞의 편의점에서 호열이가 야간으로 일하고 있는것도 몰랐겠지. 

자기를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호열이 시선을 느끼면서 대만이 상품 진열대 쪽으로 얼른 숨어 들어감. 물건 고르는 척 하면서.
사실 살거는 생리대 하나밖에 없는데 가뜩이나 쪽팔리게 입고 나온 이 상황에서 생리대까지 사간다?
나름 소녀 마인드를 간직하고 살고 있는 대만누나에게는 살자각임. 

어떻게 하지...이대로 그냥 돌아서 집으로 튈까. 아니면 먹을거든 뭐든 엄청나게 갖고가서 그 밑에다가 생리대를 은근슬쩍 몰래 껴놓을까.
아냐...양호열 쟤 눈치가 얼마나 빠른데 바코드 찍으면서 그걸 몰라볼리가...그리고 먹보로 오해받는거 진짜진짜 싫다고ㅜㅜ아아아악 어떡하지ㅜㅜㅜ

머릿속 지진나고 있는 대만누나...결국 눈 질끈 감고 생리대 집어들어서 계산대로 척척 걸어가겠지.
망했다...망했다 하고 속으로 오열하면서도 일단 생리 터진 상황이 급한 대만누나

근데 호열이 아무말도 안하고 마치 대만누나가 삼각김밥 하나 사는 것마냥 아무렇지 않게 바코드 찍어서 계산 잘해주고 인사까지 해주면서 잘 돌려보내겠지.
대만이 손에 생리대 들은 검은 봉다리 하나 덜렁덜렁 들고 편의점 문 밖으로 나와서 어라...? 하고 있음 

이게 아닌데...뭐지...엄청 놀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아니네...
하고 얼굴 화끈 달아오르는 대만누나. 뭐지뭐지뭐지뭐지ㅁㅈ!?!??!
썸탈 때 흔히 그렇듯이 작은 행동 하나까지도 확대해석 하면서 의미부여하는 대만누나.

그렇게 그날 밤 내내 호열이가 일부러 모른척 해주고 나한테 스윗하게 대했다 vs 아니다 전여친 생리대 사봤어서 아무렇지 않았던 거다 하고 무슨 아카시아 이파리 뜯으면서 점치는 것마냥 나를 좋아한다 vs 아니다로 밤새 고민하는 대만누나였음 

그리고 호열이는...그날 대만이가 생리대 사러온걸 기점으로 자각해버림 


-대만군...여자구나.


자각하자마자 얼굴 화륵 달아오르면서 새빨개지는 아기연하 호열이 



그날 덕분에 둘의 진짜 제대로 된 썸이 시작되었겠지 
호열이랑 대만누나 사귀게 난 후로는 이렇게 되었다고 함  


-야 호여라 너 오늘 일 언제끝나냐 새벽 다섯시? 이씨 주말인데 얄짤없네. 나 그럼 먼저 자고있을게 이거 너 오면 이따 아침에 쓰자 


하고 자기 아기남친 호여리한테 뽀뽀쪽 한번 해주고 진열대에서 콘돔 쓸어담고 나가는 대만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