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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7 23:36
우성명헌

반지는 둘이 합의해서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맞춘거임. 둘 다 현역으로 뛰는 중이기 때문에 피곤해질까봐 상대는 밝히지 않고 비밀연애중임. 그런데 이명헌은 항상 반지를 몸에 지니고 다녀서 공식석상에서도 빼지 않는 반지로 유명해짐. 브랜드에서 모델 제의까지 들어옴. 정우성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국내의 유명한 프로 선수답게 파파라치도 많이 붙었는데 일상샷에서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바람에 팬들 사이에서 사실상 호크룩스 유명템으로 알려짐. 무슨 사연이 있는게 아니냐고 추측하는 말도 돌았음.

그런데 정우성은... 자꾸 반지를 잊어버려. 산왕 동창회같은 사적인 자리에는 끼고 오면 좋잖아. 동창들한테 이김에 밝히고 자랑도 하고. 그런데 비밀연애는 철저해야 한다고 우성이가 주장해서 따로따로 출발하고 각자 도착하게 된 것도 기분 묘한데 와보니까 이명헌만 혼자 반지를 끼고 있음. 동기들한테 반지 뭐냐고 야유나 듣게 하고... 나중에 뒤로 빠져서 우성아, 반지는? 하고 물어보면 저자세가 되어 진심으로 미안해 하니까 오래 화내기도 뭣해 이런 일이 몇 번이고 반복돼

근데 이명헌한테 자꾸 따라붙는 미친놈이 하나 생기는거야. 애인이 있다고 말을 해도 존나 쳐듣지를 않아. 애인이 있으면 깔끔하게 단념하겠다고 사진이라도 보여달래. 근데 가뜩이나 비밀연애 중이라 소속 구단에도 정우성의 존재도 못 알려놓은 판에 이 집요한 놈이 우성이한테 어떻게 해코지할 줄을 알고 보여주겠음? 그런데 안 보여주니까 더 안 믿고 자꾸 따라붙고... 악순환임. 미친놈이 치는 일의 강도는 점점 강해져서 이명헌도 예민해지고 구단 차원에서 조치를 논의해서 임시 가드를 붙여줄 정도가 됨. 이명헌의 활동반경에도 제한이 생김. 하루는 매일 나가던 아침달리기도 그만두고 풀죽어서 "우성아, 우리 비밀연애 그만두면 안 돼?" 하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는데 우성이가 엄격한 투로 "형을 위해서 안 돼요." 이러기만 하고... "형, 우리 이 얘기 이미 했잖아요." 하면서 단호한 말만 한다

그러다가 정우성이 잠시 귀국한 사이에 미친놈이 이명헌이 연애하는 증거를 찾겠답시고 정우성이 기다리는 이명헌 오피스텔까지 밀고 들어오는게 보고싶다. 정우성 눈 뒤집혀서 처음으로 사람 멱살 잡아봄. 타고나길 등빨도 덩치도 맷집도 있지만 혹독한 해외 체육계에서 살아남아 대접받고 즐겁고 치열하게 농구하는 데에나 유용했지 사람을 때린 적은 없었는데 그날 처음으로 눈 뒤집히고 주먹이 절로 나가는 경험을 해봄. 미친놈 깔끔하게 제압해놓고 경찰까지 부른 후에야 형을 맞이하는데 몸싸움하다 긁혀서 비싸고 귀한 얼굴에 가느다란 상처까지 난 상태에서 아연실색해서 돌아온 이명헌 어깨 붙잡고 해, 하자 공개연애, 반지고 뭐고... 하며 정신없이 중얼거리는 정우성이 보고싶다

딱히 제목이랑 관련은 없는 거 같지만 응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