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코 어느날 눈을 떴는데 웬 병실 안이여서 눗? 깜놀했는데 그것보다 더 깜놀한 이유가 낯설지만 또 한편으로는 익숙한 사람이 자기를 걱정스럽게 내려다 보고 있어서 더 식겁했겠지 유... 윤대협? 고등학교 이후로 본 적도 없는 사람이 눈 앞에 있으니까 놀랍지 근데 좀 이상한 게 여기가 미국 병원이 맞나 싶음 ... 백호가 잘 아는 구단 지정 병원 금발머리의 미소가 환한 팀닥터도 아니고 익숙한 언어를 쓰는 간호사와 의사가 자기를 체크하는데 이게 대체... 야 윤대협... 이게 대체... 백호 말도 더듬거리는데 자기 목소리도 이상한거 있지 다소 높고 가늘고... ?!?! 링거가 꽂혀 있는 자기 팔은 건장한 농구선수와는 거리가 멀었고 아까부터 제 어깨 위에서 살랑거리는 이놈의 빨강머리는... 설마설마..... 백호 자기 앞판 더듬어보고 환자복 들춰보고 끄아아악 없어.... 없다고.... 백호 이 믿을 수 없는 현실에 꿈일꺼라며 볼도 꼬집어봤지만 아프고.... 의사는 자기한테가 아닌 윤대협한테 환자가 머리에 충격이 좀 있어서 잠깐 저런 거 같다고 안심시키는데.... 뭔데.... 그리고 이내 병실 문이 열리더니 사막 한복판에 떨어져도 저기요 윤센도님^^ 아들 찾아가세요 라고 얼굴에 쓰여 있는 애들이 엄마아 울먹이며 들어와서 내.. 내가 엄마...? 아빠도 아니고....?!?



차마 어린 애들을 팽개칠 수가 없는 백호 넋 놓고 망연자실 앉아 있겠지 대충 애기가 하나쨩 미안해.... 하는거 들어보니 이녀석들 중 누구 하나가 장난감을 안치웠고.. 그거 밟고 자빠져서 머리를 세게 부딪혀서 입원했고.... 윤대협이랑 결혼했고...... 여자랑 아니고 남자랑 결혼한 것도 환장해 죽겠는데(?) 내가 여자고.... 그 남자가 윤대협이고 애도 줄줄이 낳았고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끄아아악... 소리치고 싶은데 애기가 울망울망 거리지.... 엄마 아프니까 내려와 단호하게 말하는 윤대협은 씨발....



야 우리 결혼한 사이냐..?
하.... 백호야 많이 아파? 정말 아무것도 기억 안나?



솔직히 고딩때도 같은 사내새끼라지만 잘생겼다고 느낀 얼굴이 저에게 다가와 걱정스러운 눈으로 머리를 쓰다듬는데 백호는 그만 딱 죽고 싶었을 거다 충격을 겨우 추스리고 야 우리 언제 결혼했냐? 너 농구하냐? 좀 물어 보니까 ....너.. 너 고등학생을 덮친거야...? 백호야 나도 고등학생이었는데^^..... 애기들 귀 막고 너도 좋다 했잖아 속삭이는 뻔뻔한 윤대협 자식..... 아무튼 잠깐 화장실 와서 거울 보니까... 영 나쁘지는 않게 생긴게 나 맞나....? 여자라고(?) 심한 말 못하고 거울 앞에서 얼굴 빨개져서 저기요... 강백호씨 말 좀 해보세요....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에요... 해봤자 거울 속의 빨강머리 여자도 같은 행동을 하고 있을 뿐이고....



아무튼 그런거 보고싶다 솔직히 이쯤 되니까 이런 말같지도 않은 상황이 왜 터진건지 자기가 아는 농선들 다 얘기해보는거지 혹시나 저처럼 여자됐을까봐 ㅋㅋㅋ 두목원숭이는 뭐하냐? 덕규형..? 덕규형네 초밥 먹고 싶구나 포장해 올까?...애늙은이는..? 정환이형? 형은 아버지 사업 물려 받으셨잖아? 밋치는..? 대만선배..? 그.. 글쎄 백호 네가 더 잘 알겠지만 농구하고 계시지 않을까..^^;;? ㅋㅋㅋㅋ 다들 백호가 아는 그대로 자기 일 멀쩡하게 하고 살고 있어서 더 억울해 미침 나만 온나오토코(?) 된 건가.... 으악... 그냥 빨리 병원이라도 벗어나서 상황을 파악해 보고 싶어서 퇴원하자고 밀어 붙이고 아까 말같지도 않은 질문에도 짜증 한번 안낼때도 알아봤는데 윤대협 너무너무 다정한 놈이라 백호가 더 얼굴 빨개지는거야 거의 공주님 안고오다시피 데려와서 아빠가 저녁하는거 도와 줄 사람^^? 올망졸망한 애들 통솔해서 부엌으로 가는데.... 푹신한 소파에 앉아 집안 둘러봤는데 거실 한복판 진짜 예쁜 빨강머리 누나(?)랑 윤대협과의 결혼 사진... 그 미인의 얼굴이 너무너무 행복해 보여서 지가 더 얼굴 빨개지는 백호... 귀여운 애들 사진들... 집 인테리어가 솔직히 말해서 은퇴하고 가정을 꾸린다면 이랬으면 좋겠네 싶을 정도로 취향이라 기분 이상해지겠지 따뜻하고 복작복작하고 사랑 넘치는 집... 백호가 꿈꿔왔던 모든 것이라 누웃..... 현재 상황도 잊고 푹신한 소파로 몸 더 구기는 백호겠지....



그러고 몸 편하게 있으니 막 졸음이 몰려와 그러고보니까 여우는.. 미국.. 미국에 있겠지... 나 없어져서 놀랐으려나.. 아니지..? 으음... 여우? 여우가 뭐였지 아 맞다 서태웅.... 내가 여기 있으면 그쪽엔 누가 있지...? 꾸벅꾸벅 조는 백호를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던 대협이 쉿 아기들을 향해 입가에 손을 올리고 백호 안아 들어서 안방으로 데려가겠지.....




뭔가 쎄한 이세계 대협이랑 갑자기 천재느바선수에서 ts되서 예쁜 마망되버린 배코... 그리고 등장도 안했지만 태웅백호가 보고싶어서 갈겼는데 이게 무슨 괴작인지 모르게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