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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2 08:44
여름밤 선선한 바람 그리고 코- 자는
정우성 8스푼 이명헌 2스푼 넣고 만든듯한 아기

하지만 평화는 짧았다
방이 아닌 거실에 이불을 깔고 누운 이명헌의 생각이 짧았기 때문이다

애 아빠 치고 잠귀가 어두운 이명헌은 뭔가 쎄함을 이제야 느꼈다

매미

고층은 싫다고 우긴 이명헌 탓에 3층에 자리 잡은 신혼집
나무의 끝자락이 창에 닿는다

그렇다 그 창에 지금 매미가 달라붙었다

매미는 시끄럽게 울기 시작했고
기껏재운 아기가 표정을 찌뿌리기 시작했다
국내 원탑 최강 포인트 가드는 누워있던 몸을 빠르게 일으켰고 베란다 문을 닫으러 달려나갔지만 문에 손이 닿는 순간 울음은 터졌다

뿅발

현재 시각 9시 반.

이명헌은 일단 아기를 안고 베란다 창에 붙은 매미를 창을 다 줘 패서 떨준 다음 베란다 문을 닫고 선풍기를 틀었다

아가 이제 조용하지용
뚝 하고 얼른 자용~

한번 잠에서 깬 아가는 한참을 울다가
아빠한테 궁댕이를 한대 찰싹 맞기 일보 직전에 뺘뺘- 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이젠 아빠가 울고 싶어용

아기를 안고 집안을 왔다갔다
여기 우성 아빠 있네~~ 우성이 사진도 한번 보고
아빠 1등 했을 때다~ 트로피 들고 웃는 명헌이 사진도 보고

한참을 애 안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해서 겨우 다시 재우니
현재 시각 11시 50분.

하... 힘들어용

40분 풀 스쿼트 경기를 10번 한 것보다 더 기진맥진한 이명헌
거실에 대짜로 뻗어서 뿅발.... 거리고 있는데

어..
어....
어 안돼............................

띠디디디디릭
혀엉 우성이 왓따아

망할 원수 남편이에용...

정우성 귀가 12시.

오랜만에 회식이라 놀다 오라고 보내줬더니만 올 거면 애 한참 자는 새벽에 오든가
...
애 다시 누인 지 10분도 채 안 지나서...

으앙애애애애애애애애앵응아앙

머야 머야...
왜 울어...

애 방금 .... 잠들었어용...

헉...
형 그래서 다크서클이.....

술 번쩍 깨고 정신 든 정우성 쭈굴... 밤톨 돼서 애기 안으러 가는데

가서 씻기나 해용...

그 몸에 애기를 줄 수 없어용!
술 냄새 고기 냄새 풀풀 풍기는 정우성 욕실에 밀어 넣고

...
누굴 닮아서 잠귀가 이렇게 밝죵...

다시 애 안아서 토닥토닥

애기 울음 좀 진정하고 다시 잠들려 할 때
자기가 자다가 기침 한 번 해도 벌떡 일어나서 자기 쳐다보다가 토닥거려주는 정우성 생각나서

아... 우성이 닮았네용... 하고 뿅크크 웃고 다시 애기 토닥 토닥

방에 눕혀야지...

애기 침대에 애기 눕히고 다시 거실로 나와 벌러덩 눕는 이명헌
잘생긴 빡빡이가 빤스 한 장만 입고 수건으로 탁탁 털더니 빵긋 웃으며 거실에 벌러덩 누워있는 이명헌한테 안기고

혀엉
너무 늦게 왔죠오 혼자 힘들었겠다
날씨 좋던데 문을 왜 이렇게 꽁꽁 닫아놨어요 하며 일어나는 정우성을 힘 없이 막고

열지마용...
내가... 그 문을 열었다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용...

응?
뿅발 매미새끼...

애가 2시간을.... 매미보다 더 크게 울었어용....

으잉... 형... ( o̴̶̷̥᷅﹏o̴̶̷᷄ )
다음엔 펜트하우스로 이사가요.그 까진 매미가 못 올라 오겠죠?
우성이 말 들을 걸 그랬어용

잠이 얼굴에 가득 붙어서 귀엽게 구는 형 안아서 통통한 엉덩이 토닥 거려주다가
우리도 들어가서 자요 하고 탄탄한 허리 어따가 쓰냐 이럴 때 써야지
이명헌 번쩍 안아서 침대에 옮겨주고 한 이불 덮고 코~ 자는 우성명헌

그 다음날...

뿅 바아아아랑라알아라알알ㅇ랑라알
효자손 하나 들고 베란다 창 앞에 구구--후후! 구구.....후후! 우는 산비둘기 쫓까내고 있는 이명헌



.... 덕분에 우리 아가가 6시 49분에 깼어용...........




빠빠!

형... 내가 애기 다시 재워볼게...

불가능해용 낮잠을 기다리는 수밖에

그렇게 정우성은 오늘 형아랑 뜨거운 낮을 보내고 싶었는데
애기 낮잠 잘 때 형도 쿨쿨 자는 바람에 입맛만 쩝 다시고
애기 볼따구 살짝 꼬집었는데 깰 뻔해서 십년감수했다고 하네용~



잠깐 구단 갔다온 우성이
집에 오니 뭔가...고요하다?

혹시 애 자나 싶어 소곤소곤
형 빵 사 왔어요 빵 먹어

우성...
뭔가 고요하지 않나용?
애기 자요?

애기는......

광철이 데려갔어용

이제 여긴 우리 둘 뿐이야

뿅...크킄크크크크


정우성 씨익 웃으면서 현관에서 사악하게 웃고 있는 형 덜렁 업고
입술에 쪽쪽 뽀뽀하면서 안방으로 달려가겠지



현관문 아래 덩그러니 놓여있는 빵 봉지 하나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