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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8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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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호댐 둘이 어떻게 썸을 타게 된 거냐고?


시작은 별 거 없었음
처음 백호군단이 정대만의 집에 온 날 샤워가 끝난 양호열을 보고 속으로 '저 녀석.. 머리를 내리니까 이제야 제 나이로 보이네.' 라고 생각했을 때가 강백호 친구1에서 양호열이 된 순간이었음
애초에 양호열에게는 농최날부터 백호네 농구부 선배1이 아니라 정대만이었겠지만..


용팔이가 지나가는 말로 호열이한테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다지만 넌 좀 쉽게 살 필요가 있어." 라고 할 정도로 양호열은 어렵게 사는 편이었을 듯

말줄임표로 끝내는 겉모습과는 달리 머리로는 온갖 생각을 다 하겠지
백호군단이 아니었다면 아무리 정대만이 가자고 했어도 더워 죽는 한이 있어도 평생 그 집에는 발 들일 생각이 없었을 거임
그래서 처음에야 애들이 우겨서 몇 번 갔다지만 이렇게 아예 대만이네 집에 눌러산지 며칠이 지나니까 점점 견딜 수 없어졌음


"..왜 그랬어요?"

"뭐가?"

"아무리 우리가 백호 친구라도 사실 당신이 그렇게까지 해줄 필요는 없었잖아요."


그러다 결국 물어봤겠지
빚을 지는 것도, 누가 자기한테 빚을 갚는 것도 질색이니까.


"설마 미안해서 그래요? 그 날 때문에?"

"뭐.. 그런 것도 있겠지?"

"그러면 이젠 그럴 필요없어요. 어차피 당신 때문에 한 일도 아니야."

"알지. 아는데 그거랑 별개로 고마운 건 고마운 거야. 그리고 양호열아."

"왜요."

"나는 너네가 고마웠고, 좋았고, 안쓰러웠어. 이런 마음은 안 되는 거냐? 뭐 더 거창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거야?"

"..."

"신경 쓰이게 해서 미안하다. 근데 나는 내가 해줄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계속 그럴거야. 난 너네가 안쓰럽거든."

"지금 우리 동정해요?"

"동정 아닌데. 흠. 그렇게 싫으면 '그냥'이라고 생각하면 안 되냐?"

"뭔 이유가 그래요."

"세상엔 '그냥'이라는 이유도 있다, 양호열아. 그리고 반대 상황이라면 너도 그럴 거잖아. 아니야?"

"..당신이 뭘 안다고 그런 말을 하는데요."

"이것도 그냥. 그냥 알아. 넌 좋은 녀석이니까."


그렇게 씨익 웃고는 양호열을 두고 떠나는 정대만..
몇 걸음 가다가


"안 가냐?"


하면 양호열은


"누가 같이 가준대요?"


하는 거지

그럼 정대만은 또 와하하! 하고 웃을 듯
호열이는 뭐가 웃기다고 저렇게 웃는 거야 하고 속으로 꿍시렁 거리고 ㅎㅎ

자연스럽게 대만이네 집으로 같이 가는데 도착하면 백호군단이 "뭐야? 왜 둘이 같이 와? 대만이 형아. 아이스크림 사왔어?" 하고 맞아줌
대만이가 백호군단 애들한테 내가 너네 지갑이냐고 왁왁거리는 동안 호열이가 그 뒷모습 보고 있으면 백호가 슬쩍 와서는 "만만이는 좋은 사람이야." 이러겠지

함께 지낸 세월이 오래돼서 그런지 어떻게 또 호열이의 복잡한 생각을 알아챈 백호.
사실 백호군단도 집주인이 정대만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눌러살진 않았을 듯
다들 대만이가 자기네들을 안쓰럽게 여기는 것도 알고 있었고, 이런 걸로 생색을 내서 괜히 사이가 요상해지는 그런 일도 생기지 않을 거란 사실도 알고 있었음
그리고 호열이도 세상에는 대가 없는 호의도 있다는 걸 좀 알 필요가 있었고.


그렇게 암묵적으로 호열이랑 합의가 된 날 이후부터!
호열이는 스쿠터로 대만이를 집까지 태워주기 시작하는데..?


"뭐, 뭐냐 이건?"

"타라고요."

"왜..?"

"그냥요."

"아니 그래도.."

"왜요. 당신은 '그냥' 되는 거고 난 안 돼요?"

"그건 아니지만.."

"그럼 어서 타요. 나 알바 늦어요."

"음. 그럼 실례 좀 할게."


대만이는 호열이 스쿠터에 타고 아씨. 그럼 손은 어떻게 하지? 허리.. 허리는 좀 그런데..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을듯
그래서 호열이 어깨에 살포시 손을 얹는데.. 뭔가 심통이 난 호열이가 갑자기 급출발을 해버려서 "악!!! 미친놈아!!!!" 하고 식겁하고는 호열이 허리에 팔 감음
호열이의 귀는 슬쩍 분홍색으로 물들어가고 왠지 배실배실 웃음이 나오겠지.
하지만 호열이는 자각 못하고 있어야 옳다
그저 하교길이 좀 더 길었으면.. 이라는 생각이나 하고 있겠지..




호댐 호열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