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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8 12:58
완성된 결과물이 너무나 명헌 여장 버전이라서 당황했으면 좋겠다.

우성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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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이 그림과 똑 닮았다! 하시는 분은 어서 정우성 선수에게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ㅎㅎ "

방금 전까지만 해도 앞의 MC 들과 함께 하하호호했던 우성은 화면에 본인의 이상형 몽타주가 띄워짐과 동시에 아무말도 하지 못 했음.

턱선이나 코 끝이 조금 더 둥글둥글하고 머리가 길다는 것 빼고는 영락없이 명헌이 형이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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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에 성공적으로 데뷔하고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고난 뒤, 우성은 두유노 클럽 짤에 합류하게 됨. 농구도 잘하는데 얼굴이며 피지컬이며, 뭐 하나 빠지는게 없으니 남녀노소 누구나 그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음.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여러 셀럽들이 이상형으로 우성을 꼽았고, 그에게 플러팅하는 영상들도 여럿 뜬 터라, 사람들은 모두 다 우성이가 연애 경험이 많다고 생각함.

그런데 사실 우성이는 농친놈 그 자체라 연애경험이 거의 없었던거지. 물론 소개는 좀 받았는데 진득하게 사귀진 못했음. 유학가고나서 처음 몇 년 동안은 미국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바빴고, 그 이후엔 농구에 집중하느라 시간이 없었음.

아니, 사실 시간이 없다는건 핑계임. 그냥 우성이의 눈에 딱 들어오는 이상형이 없었음. 없는 시간 쪼개서 만나는건데, 이왕이면 이상형을 만나야 하는거 아니냐는게 우성이의 지론이거든. 뭐, 주변에서는 복에겨운 소리 한다며 혀를 찼지만...

더구나 우성이의 이상형은 보통의 사람들과 달리 아주 명확한 편이었음. 본인 스스로도 여러 사람 소개 받으면서 알게 됐지.

금발보단 흑발
올라간 고양이 눈매보단 약간 처진 강아지 상
입술은 도톰한게 취향
피부는 밝은 톤인게 더 좋고
머리는 숏컷이 더 좋음
눈썹은 조금 짙은게 좋고
눈동자 색도 고동색이나 블랙 같이 짙은 색
키는 제 턱 선정도?라고 하려 했으나 그건 무리라는 주변의 의견때문에 일단 크면 좋음.
운동을 잘 했으면 좋겠고
등등

그렇게 이상형이라는 이름의 조각은 하나씩 하나씩 쌓여가는데 좀처럼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진 못함. 우성도 누군가 퍼즐처럼 맞춰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할 뿐이었지.
그러던 어느날, 우스겟소리로 지금 싱글이고 상상속의 이상형을 누군가 딱 그림으로 그려줬으면 좋겠다며 인터뷰했던 걸 어느 방송사가 덥썩 문거야. 우리가 그려주겠다고 나선거였지.

우성은 본인의 이상형을 알게돼서 좋고, 시청자는 우성이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방송에서 볼 수 있어서 좋고, 방송사는 시청률 챙길 수 있어서 좋고, 손해 볼 일 없는 완벽한 기획이었음.

그렇게 나간 방송에서 우성은 본인의 이상형을 줄줄 읊었지. 노련한 MC들과 함께라 기분상할 일도 생기지 않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퍼즐 조각들은 하나하나 제 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음. 그렇게 완성된 퍼즐이 공개되는데,

"아..."

우성이 벽장속에서 나와 처음으로 동료, 선배, 친구라는 안경 없이 명헌을 바라보게 된 순간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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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명헌이한테서 저녁에 연락왔으면 좋겠다.

"사진이랑 똑같이 생겼으면 연락달라고 해서요.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