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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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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웅이 위에 대만이가 앉아도 둘다 무겁지않을까 하는 걱정은 없을거 같다

×비슷한 소재 쓴적있음

그러니 버스대관사와의 잘못된 소통으로 자리가 부족해진거 보고싶음
다들 서로를 보는데 감독님이나 성별이 다른 매니저들은 당연히 제외하고 가위바위보로 누군가 다른 사람 무릎에 앉아서 가자는 얘기가 나왔겠지 표정으로 걸리면 흑역사각이란걸 미리 예고하며 다들 모이는데ㅡ서열없는 북산이라 3학년까지ㅡ 그때 서태웅이 정대만의 어깨를 쥐고선 "저희가 그렇게 갈게요" 하고 던져버린거야 정대만은 내가? 하는 얼굴로 서태웅을 기가 막히단 표정으로 돌아봤지만 다른 부원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둘을 남겨놓고선 버스로 우르르 사라져버렸겠지
"무슨짓이야!"
"넌 가벼우니까 충분해"
"그런뜻이 아니잖아!"
부드러운 머리를 양손으로 짚고 절규하는 대만이를 내려다보며 서태웅은 고개를 갸웃했어 빨리가야 기껏 잡아놓은 합숙훈련도 더 많이 할수 있을테고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 하는데 자신은 정대만이 위에 앉는다고 싫지 않았거든 그리고 정대만이면 조금 불편하게 가서 피곤한 상태여도 다른 녀석들이 훈련하는것보다 훨씬 잘할거고 말이지. 오히려 재수없게 걸렸는데 다른 녀석이 앉는다고 생각하니 더 불쾌해질거 같아서 자원한건데 싫어하는 대만이의 머리통을 보니 서태웅은 조금 불쾌해졌어
"나한테 앉는게 싫어?"
"그.. 그건 아니고"
불퉁한 얼굴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태웅에 대만이는 이마를 짚은채 하늘을 올려다봤어 이상하게 저 멀대같은 놈이 저런 얼굴로 자신을 보면 마음이 약해진단걸 정대만도 알고 있었지 하지만., 하지만 말이지
"아 됐어 가자"
정대만은 서태웅을 향해 손을 절레절레 흔들곤 앞장서서 버스로 향했어 다른손으론 서태웅 몰래 가슴께를 꾹꾹 누르며 터벅터벅 걸어갔지
그 뒷모습을 불만스레 보던 태웅도 이내 버스로 향했어


"하하하 만만쓰 애기같아!"
"이익 시끄러 강백호!!"
마지막 양심으로 남아있던ㅡ아마도 권준호의 양심일듯한ㅡ 제일 널찍한 자리에 서태웅이 먼저 앉고서 자신의 허벅지를 두어번 치자 정대만은 잠시 머뭇거리다 서태웅의 허벅지위에 앉았어 운동부답게 탄탄한 자리는 생각보다 편했지 태웅이 자켓은? 하고 가볍게 물어왔지만 대만이는 굳은 상태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음
처음에는 불편한듯 기대지 않으려던 대만이였지만 곧 시비를 거는 강백호에게 왁왁거리는 사이 서태웅이 자신의 허리를 가볍게 감싸고 당겨서 자신에게 기대게 만든건 알아채지 못해서 어느새 푹 편하게 기댄채 앉아있었지

반면에 서태웅은 처음엔 가볍게 정대만이 자신과 붙어 앉아서 간다 정도로만 생각하다가 버스에 입성하고 나선 점점 고민에 빠져들고 있었지
정대만의 부드러운 머리카락과 뒷목덜미에선 운동부 남자애답지 않은 좋은 향이 나고 있었어 거기다 평소에 같이 다니며 웃으며 퍽퍽 치거나 옆에서 얘기하거나 할때랑 똑같을거란 생각과는 달리 제 허벅지 위에서 약하게 움직이는 살성과 자세를 고치느라 잡았던 가는 허리는 의외로 아직 4춘기인 태웅에게 의외의 영향을 끼쳤지 그래서 그저께 본 조던의 경기 장면을 애써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었을거야 그러면서도 속으로 자신의 몸이 왜 이러나 좀 억울하기도 했겠지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다들 푹 퍼져 잠든 버스가 휴게실에 도착하자 앞자리에 앉아있던 이한나는 화장실에 모두를 보내려고 뒤를 돌아보다 의외의 인물과 눈이 마주쳤어
"어머 태웅이 너 안잤어?"
"응..."
잠드는 속도로는 남이랑 비교하는게 미안한 정도인 서태웅이 두눈을 뜬채 살아남아있었거든 평소였으면 이미 한참 전에 잠들었을터라 그런지 좀 피곤해보였지
"대만이 떨어질까봐 그랬어? 하여간 말로는 투닥거려도 의외로 서로 챙긴다니까"
이한나의 말에 서태웅은 품에 기대고 있던 대만이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약하게 한번 고쳐안았음 대답하진 않았지만 그게 쑥쓰러움에서 나온 답이란걸 아는 한나는 그저 피식 웃고 말았지 그는 제 중학교 후배기도 한 서태웅의 성격을 대충 알고 있었어
"아무튼 너도 화장실 다녀와 몸도 한번 풀고. 대만아ㅡ"
몸이 굳었을 태웅을 위해 품에 있던ㅡ따뜻한게 좋았던건지 어느새 푸ㅡ푸ㅡ 거리며 푹 안겨있던ㅡ 대만이에게 한나가 손을 내밀자 서태웅이 그 손을 피하듯 정대만을 좀더 끌어 안았어 그러고선 얼굴이 겉에서 잘 안보이도록 제 품으로 돌렸지
"전 괜찮아요 선배도 다녀와요"

잠시후 모두가 떠난 조용한 버스 안에서 서태웅은 정대만의 뒷목에 얼굴을 묻었어 '꽃향인가?' 봄 즈음에 비가 온 다음날 아침에 조깅을 하다 맡아본듯한 향이 은은하게 나고 있었지 남자애치곤 긴머리와 달리 뒷머리는 짧게 정리가 된 모양새를 빤히 보던 태웅이 충동적으로 목덜미에 제 입술을 꾹 누르던 순간, 정대만의 입에서 으응.. 하고 작은 소리가 새어나왔어 태웅이 멈칫하다 그게 창문에서 비추는 햇빛에 나온 반응이란걸 알아채고 커튼을 치자 다시금 순하게 푸ㅡ 하는 소리가 났지
자신의 행동이 들킬뻔해서 그런걸까 태웅은 제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있는걸 느꼈음 그 이유가 무엇이든지간에 그거 하나는 확실했어 앞으론 정대만을 향한 제 마음이 지금까지와는 달라질거라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