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헌이 그러면 좋겠다



우성명헌 우성이 결혼할 수 있는 나이 만 18세 되자마자 한국 와서 혼인신고만 하고 다시 미국감

그렇게 유부남인 상태로 둘 다 대학 다니고 리그 뛰는데 풋풋한 어린 날 맞춘 은반지는 여전히 서로 목에 걸려 있음 근데 은은 녹슬거든... 이명헌 대학리그 주장으로 우승하고 정우성 첫 디비전 우승 딴 롱디 3년 차부터 점점 멀어지면 좋겠다 둘 다 잘나가는 20대 초반 운동선수니까 플러팅 존나 들어오는데 이명헌은 장난인지 아닌지 모르게 '남편 있어용.' 하고 정우성은 죄송하다는 듯이 웃으면서 손 안에 반지 보여주고 그랬음 몇 달씩 연락이 안 될때도 개같이 싸웠을 때도 실수로라도 남이랑 자거나 미팅 나가거나 클럽 간 적 없어 둘은 애인이 아니라 부부니까 ㅇㅇ 무게감이 다르잖아 근데... 점점 새벽에 취해서 전화하는 정우성 옆에 Woo~ 하고 애교스럽게 부르는 여자 목소리나 파티 음악 같은 거 들으면서 한숨 쉬는 이명헌 이 무게감은... 나만 느꼈나? 하다가도 깊생 안함 어차피 같이 있을 땐 누구보다 자기한테 진심이 될 정우성 알고 있거든

시차 때문에 뭐가 틀어질 때도 3년 동안 한번도 결혼기념일 같이 못 보냈을 때도 우리 진짜 안맞는건가? 싶었을 때도 이혼 생각한 적 없음 이명헌은 그렇게 쉽게 헤어질 거면 애초에 혼인신고도 안 올렸고 정우성은 ?? 뭐가 어쨌든 형이랑 왜 헤어짐?? 상태임 근데 그 이명헌이 이혼 결심하는 계기가 임신이면 좋겠다고... 결혼 6년차 이명헌 프로리그 뛰고 있고 정우성 NBA 뛰는 해. 이명헌 마지막 챔피언 결정전 뛰는데 컨디션 박살나서 자유투도 계속 실패하고 중도교체 당함 다행히 백업 포가가 잘해줘서 그 경기 이기고 챔피언 되는데 이명헌은 뭔가 존나 불안하겠지 팀 닥터하고 상담하고 정밀검사하는데

임신임 시발 ~!! 좆... 좆됐어용... 이명헌 지금 커리어 절정인데...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하는 이명헌이랑 자기가 더 허둥대는 팀 닥터; 구단에 알리는 건 네 결정 이후에 하겠다고... 해주는 팀닥터임 은연 중에 낙태도 선택지가 있다고 알려주는 것처럼. 이명헌 자기 마음도 결정 못한 상태에서 그래도 일단 정우성한테 알려야될 거 같아서 몽몽한 상태로 제일 빠른 미국 비행기 끊고 미국으로 가겠지 정우성이랑도 의논해야 하니까. 이명헌이 결정하고 통보하는게 이명헌한텐 제일 좋겠지만 이명헌도 너무 당황해서 정신이 없음 그렇게 반나절 넘게 비행기 타는데 잠도 많아져서 계속 자다 깰 듯 중간에 깨면 배 한번 만져보고 살짝 소름끼치는 동시에 신기해하는 이명헌

공항에서 정우성네 아파트까지 또 한참 가야 돼... 공항에서 렌트한 차 세 시간 몰아서 정우성 아파트 들어가는데 시간이 밤이라 우성이 집에 있겠구나 싶어 훈련하고 왔을 텐데 이런 얘기 하기에 피곤하려나. 하다 입술 꾹 깨물고 현관 도어락 여는데 현관에 초록색 하이힐 있음 그 때부터 아마 제정신이 아니었던 거 같아 사실 임신 소식 듣고 난 후로 계속 몽롱하긴 했는데... 그 순간부터 천천히 발 움직여서 침실까지 가는 길은 꿈꾸는 것처럼 이뤄졌음 그리고 침실에서 너무 익숙한 정우성 목소리랑 여자 웃음소리 듣고 꿈에서 깬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드는 이명헌

동시에 고민하던 것들 다 결정 끝났을 듯 애는 낳아야겠다. 그 전에 정우성이랑 이혼하고. 




원래 이명헌이면 우성이가 뭘 하던 그것까지 사랑하고 감내할 생각으로 결혼한 거라 이혼 생각 안했을 거 같은데 애 때문에 이혼 결심하면 좋겠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