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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4 22:05

bgsd








양호열은 생각했다
. 이래도 못 알아본다면 저 인간은 진짜 바보라고



 

...”



 

그리고 동시에 후회했다. 알아본다고 좋은 게 아니지 않나 하고, 하지만 어쩌겠나 이미 물은 엎질러졌고 정대만은 호열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얼마간의 정적이 지나고 마침내 정대만의 입이 벌어졌다.



 

, 너희 형이 양호열이구나... 그러고보니 둘이 닮았네

 

 

정대만은 바보다. 둘이 닮았다니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둘이 아니라 하나니까 똑같이 생겼지 바보 같으니라고. 양호열은 정대만에게 이제 그만 사실을 알려줄까 하다가 관두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더 이상 정대만과 얽힐 일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정대만도 농구부원이니 백호 때문에 오가며 마주치겠지만 그뿐이다. 둘이 친한 사이도 아니고 이런 편한 모습을 공유할 내밀한 사이도 아니기 때문에 양호열은 그만 해명하는 것을 포기하고 입을 다무는 것을 선택했다. 하지만 양호열이 입을 다물거나 말거나 정대만은 입을 다물지 않았다.

 

 

... 근데 너희 형제는 혹시 쌍둥이야? 아니지 동생인데 쌍둥이일 리가 없구나

 

 

저 바보 같은 남자를 어찌하면 좋을지 호열은 가늠할 수가 없었다. 제멋대로 동생이라 확신이나 하고 아니 도대체 동생이라는 확신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호열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혹시... 너도 싸움 잘해?”

 

 

진짜 바본가?

 



 

 

#

 



 

 

그 후로도 대만의 바보 대행진 쇼는 이어졌다. 생각을 포기한 호열도 중간중간 키득거리며 웃다 보니 어느새 대만의 집 근처였다.

 

 

!”

 

 

또 무슨 대단한 깨달음을 얻었길래 저렇게 놀라는 것일지 호열은 무의식적으로 궁금해졌다.

 

 

여긴 우리 집이잖아! 미안, 내가 생각 없이 걷다 보니 우리 집으로 와버렸네 너희 집은 어디니?”

 

 

참 일찍도 묻는다 싶었다.

 

 

우리 집도 이 근처에요.”

 

 

호열은 순순히 거짓말을 해줬다. 대만의 집은 호열의 집과는 정반대 방향이지만 왠지 사실대로 말해주기 싫은 마음이 들었다. 사실대로 말해줬다간 이 바보 같고 오지랖 넓은 사람이 제집까지 따라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 다행이다... 너희 형한테 또 혼날뻔했네...”

 

 

설마 농구부를 없애버리겠다며 찾아온 날의 일을 저렇게 표현할 줄은 생각도 못 했기 때문에 호열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아니, 정말이야! 너도 알겠지만 너희 형 화낼 때 진짜 무섭다고
 

그렇게 무서웠어요?”
 

당연하지 내가 살면서 본 사람 중에 무서운 거로 다섯 손가락에 들어

 

 

어쩐지 호열의 기분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호열이 말할 차례건만 호열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결국 기다리다 못한 대만이 다시 입을 열었다.

 

 
 

, 누가 너희 형 싫다고 그랬냐 그냥... 무섭다는 거지 그래도 가족이라고 사이는 좋은가보다.”

 

 

제 표정이 어땠길래 대만이 저런 말을 하는 것인지 호열은 알 수 없었다.

 

 

하긴 양호열 그 자식 제 사람한테는 잘할 거 같더라

 

 

그러면서 대만은 불쑥 호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도 호열이한테 잘해라, 형 말 잘 듣고

 

 

대만의 거친 손길에 차분하던 호열의 머리는 거진 산발이 되었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아졌다. 하지만 기분이 좋아져도 양키는 양키였으므로 얼마 지나지 않아 호열은 퍼드득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

 

 

아 뭐 하는 거예요

 

 

뒤늦게 대만의 손을 피하긴 했지만 대만의 눈에는 호열의 모습이 이쁨받을 거 다 받고 도망가는 새끼 고양이 정도로 보일 뿐이었다.

 

 

하하, 알겠어 그만할게 여기서부턴 혼자 갈 수 있어? 아니면 데려다줄까?”
 

애초에 데려다 달라고 한 적도 없어요.”
 

, 그랬나? 역시 호열이 동생이라 그런지 용감하네

 

 

완전한 애 취급이었지만 처음 같은 황당함은 없었다.

 

 

그래, 그럼 나 먼저 들어가 본다.”

 

 

호열이 말없이 고개만 까딱이자 대만이 자식 귀엽기는이라며 집으로 들어간다. 호열은 그 뒷모습을 잠시간 보다가 다시 앞쪽으로 걸어갔다.

 

 

맞다, 애기야!!!”

 

 

저 화상.

 

 

호열이 동생, 너 이름이 뭐야?”

 

 

이 늦은 시간에 저런 소음공해라니 진짜 최악이다. 하지만 호열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비밀이요

 

 

보름달이 밝은 밤이었다.


















정대만은 바보인가?
호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