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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4 22:01
느바에 진출한 기념으로 간만에 귀국해서 모임하는 정우성 아니 이 형이랑 이야기하는게 이렇게 즐거웠나... 이명헌이랑 존나게 떡치게 될 줄도 모르고 이야기 나누는 게 그저 재밌음... 이 형 산왕 추팔 잘 받아줌 예전에 비맞고 달팽이 보는거 좋아하던 모습이 여전하길래 정겨운 기분에 푸슬푸슬 웃으면서 한잔 두잔... 근데 놀랍지도 않게 대학리그에서도 원탑 포가로 팔리면서 이제는 공적인 자리에서도 인터뷰 성실하게 잘한다고 머쓱하게 웃어... 그러고 보니 차려입은 블레이저도 비싼 가격대임 미국에서 한참 높아진 정우성의 눈에도 이 형이 깔롱하다는 생각이 드는거임... 자기랑 눈을 맞추면서 슬쩍 웃는게 이 형도 자기랑 이야기하는게 재미있는 눈치라 그렇게 단둘이 3차까지 가서 또 한잔 두잔 하다가 호텔 가서 느릿느릿 붙어먹어

이명헌 성격이 좋아서 깔끔하더라... 우성이는 혹시 어색해지거나 형이 나한테 기대하는 게 생길까봐 다 끝내고 먼저 샤워하러 들여보낸 후 내심 마음을 가다듬고 있었는데 항상 그렇듯이 덤덤하고 든든하게 구는거임 아 그렇지 우리 주장 형 원래 이랬지... 드러누워서 야 여기 침대 진짜 좋다 이런 소리... 내일 아침에 택시부르고 깨워주라 아침은 집가서 먹을래뿅 그러길래 정우성도 웃으면서 그러시라 했음 생각보다 하나도 안 어색하고 좋다
공항에 현철이형이랑 같이 나와서 태연하게 자기 배웅까지 해주길래 안심하고 귀국한 정우성임 기억에 남은건 입술 깨물고 흐으으 울듯이 신음하는 가느다란 소리와 자기 허리 꽈악 감았던 허벅지 힘 정도라서 고국에서 꼴릿한 추억 얻어가는구나 싶음

근데 의외로 미국에 가서는 형이랑 나누는 전화랑 편지가 점점 늘어남. 산왕에서 막 미국으로 건너갔을 시절보다도 통화가 길어지고 편지도 길게 쓰고 있는 자기한테 깜짝 놀라는 정우성... 나한테 이런 감성적인 구석이 있었구나. 딱 한번 몸을 섞었다고 마음까지 내주는 풋내기 티는 몇 년 전에 프롬파티 다니면서 이미 졸업했을텐데 아 나 이 형한테 진지하구나 이 사람이 좋다... 그래서 어느 순간 마음 인정하는 정우성

근데 우성이가 그렇게 감을 잡아가는 동안 한국에서는... 이명헌이 내색도 안하고 자기일 꿋꿋하게 하다가 어느 순간 출전이 덜해지고 팀닥터랑 진지하게 상의하면서 걷는 사진이 찍힘... 병원 목격담이 뜨고나서는 대놓고 절친한 신현철 선수나 최동오 선수가 보좌하듯이 필요한 거 사다나르고 대신 운전하는 것도 목격됨... 인터넷에서 팬들 존나 술렁이는 상상... 운전하는 신현철 옆 조수석에서 선글라스 쓰고 이명헌 선수 그렇게 환장하던 샷추가 n번한 아아메 대신 스무디 드신답니다 와 이거 빼박이다 갤럼들아

그런데 정우성은 미국에서 매체를 찾아볼 시간도 없이 바빠가지고 형이랑 주고받는 전화랑 편지만 철썩같이 믿고 있다가 그게 자기한테 소식을 전해줄 생각이 전혀 없던 끊긴 동앗줄이라는 사실을 한 반년 후에야 깨달으면 좋겠다

형의 의중이 가늠이 존나게 안가는 정우성이어야 함... 지난주까지 주고받던 상냥한 편지랑 다정한 통화내용을 비행기에서 곱씹으면서 머리 복잡해지는 정우성 이게 뭐지? 진짜? 우리 자연스럽게 연애 단계로 접어들던 중인게 아니었나? 뭐야 시발 내 정자만 필요했던 거야 뭐야? 아니 연락 할 건 다 하면서 왜 중요한 소식은 이딴 식으로 알게 해? 얼굴 보고 이야기해야겠어 이명헌 너 막상 얼굴 봤는데 내 애 아니라는 말만 해봐 이런 소리...

비행기 타기 전에 광철이랑 미사씨한테 전화도 했음 근데 뭐 돌아가는 사정을 모르니 정우성도 할말이 없어...
으음 급하게 들어갈 일이 생겼어 광철 내가 수습하고 다시 이야기할게... 응 나쁜 일은 아니고 몰라 잘 풀리면 광철은 좋아할 것도 같은데... 아직 나도 몰라 미안 응

정우성도 이제 어른이거든. 형한테 당황하고 의아한 와중에도 머리가 점점 건조해짐. 이명헌한테 어떤 사정이 있던 간에 받을 건 받아내고 정리할 건 정리하자고. 풍족한 유년기를 보낸 정우성은 광철이랑 미사씨처럼 예쁘게 가족 이뤄서 살고 싶다고 당연하게 생각한지 오래임. 자기 아이를 자기 손 밖에서 자라게 할 생각도 없고... 이명헌은 나한테 똑바로 설명해야 할 거야. 정우성은 마음을 곧게 먹었음. 정우성이 이김에 한국에 들어오든지, 이명헌이 미국으로 오든지, 결론은 둘 중 하나가 되는 게 마땅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