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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4 12:14
성도 멀쩡한 이름도 없이 그냥 헌아~ 불리는 시중 들고 마당이나 쓰는 노비 아이 1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대대손손 이 집에서 일을 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주인 어르신 마님 다 좋으시고 외동아들 하나 있는데 도련님도 착하고 귀여워

동네 천한 것들 모여서 가끔 주인 나리 욕이나 하는데 멍석에 뚤뚤 말려서 몽둥이로 밤새 맞았다드니 열 살 남짓한 도련님한테 뺨을 맞았다 하던가...
어휴... 듣기만 해도 식은땀이 줄줄

나는 딱 한 번 감기에 들렸는지 열이 났는데도 숨기고 일했다가 풀썩 쓰러지고
그때 도련님이 너무 울어서 오히려 열났다고 그랬지...
아무튼 깨끗한 방에 좋은 이불 덮고 2일을 내리쉬어서 말끔히 나았던 일이 있었는데 그때 다 낫고 주인 어르신이 어찌 그렇게 미련하냐며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하래도 하시며 크게 야단치시고 걱정시킨 벌이라며 회초리로 종아리를 다섯 대 치신 일... 정도

그때 도련님이 형아 혼내키지 말라고 문 앞에 또 엉엉 우셨는데...
약 바리바리 싸 들고 발라주겠다고 ㅎㅎㅎ
정말 귀여워용 우리 도련님!

도련님이 글자도 알려주고 공부하실 땐 꼬옥 옆에 앉혀두셔서 엥간한 농땡이 도련님들보단 내가 글공부를 잘 하지 않을까... 정도 생각이 들었지만 언제나 내 주제를 알자! 다짐했고 아버지도 매일 너무 마음 주지 말라 이르셨고

근데 도련님 얼굴이 자꾸 일을 해도 밥을 먹어도 심지어 옆에 있어도... 아른거려용

그러던 어느 날 집안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도련님 혼사 얘기가 나오는데 우리 도련님 말도 없이 외출하시더니 예쁜 가락지 하나 사 오셔서 내 손에 쥐여주시며
나는 형이랑 결혼할 거예요! 나중에 더 좋은 걸로 줄 테니까 지금은 이거 받아주기...
이러시면 안돼용...하고 다시 돌려드리고 도망쳐 숨으니까 끝까지 따라와서
혀엉! 우리 뽀뽀도 했잖아요오!!!! 형이 나 책임져야지
그... 그런 말씀을 나리와 마님께서 듣기라도 하시면 어쩌려구용...
어쨌든 지금 들리는 얘기들은 담아듣지 마요 난 관심도 없으니까

큰일났어용... 이거 들키면 어떻게 되는걸까용... 맞아죽으면 곱게 죽는 게 아닐지...

가락지 준 이후론 도련님 더 적극적으로 마당 쓸고 있으면 뒤에서 껴안질 않나... 외출이라도 하시면 꼭 손에 선물을 들고 오시질 않나... 글공부하시다 스승님한테 배웠다며 아름다운 문장들로 이루어진 사랑 시를 적어주시질 않나....

이렇게 머리를 아프게 하시니
그런데 평소 몸이 안좋으시던 아버지가 쓰러지셨고 주인 나리가 그렇게 신경을 써주셨것만... 아버지는 결국 눈을 다시뜨지 못하였는데 나리와 마님 배려로 장례도 잘치르고 잠깐 쉬다오라며 경치 좋은곳에 있는 별채로 휴가도 보내주셨는데

내가 집을 비운 그 3일동안 사단이 난거지...
도련님이 나와 결혼을 하시겠다 선전포고를

집에 돌아오니... 이게 무슨 일이죵...
나리 방에 불려가 무릎 꿇고 앉아서 고개도 못 들고 있는데
헌아 이게 사실이냐 우성이 말로는... 그... 우성이가... 하 아니다 어찌됐든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지었으니... 어떠한 처분을 내리시던 따르겠습니다 하고 냅다 머리박고 사과 부터 갈기는데

응?
아니 어찌됐든 우리가 너를 책임을 져야지...

응?
예?
에?
뭔 책임을...

일단 미안하지만 다시... 별채로 가 있거라 준비되면 부르겠다

예?
그렇게 난 도련님 얼굴도 못보고 다시 덜렁 별채에 놓여지는데

한... 2주쯤 지났나
아니...가마가 왜 나와용???!!!!!!
요샌 노비도 가마타나
나 혹시 가마 탄 채로 산에 버려지는 건가용

갑자기 일꾼들이 옷 갈아입고 타시라며 옷을 주는데 아니 왜 나한테 존댓말 써용?!??!!

도련님이나 입을법한 예쁜 비단옷...
몸에 딱 맞는 새 옷...

일단 입고 가마도 타고 꾸벅꾸벅 졸다 보니 으잉... 집이잖아용?
이게 무슨 시츄레이숀...

도련님 대문 밖까지 마중 나와 반겨주시고 아니 마님까지
미사! 봐요 남색이 더 곱잖아
그러네 잘 어울리네

으에..?

그렇게 도련님 손에 이끌려 방에 들어가니 앉아계시는 주인 나리

앞에 얌전히 앉으니 내미시는 종이 몇 장

글자는 읽을 줄 알 테니 한번 봐보거라

정갈하게 적힌 세글자 이명헌

네 이름이다
이거 구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으니 우리 새아가 혼자 별채에서 고생 좀 하였겠구나

새아가...?
그럼 이게..?

형 우리가 양반 족보 샀어요! 형 이제 양반이야

뿅발....
신분세탁...

식은 다음달 내로 하자꾸나
배 부르기전에 얼른 해야지

예?

그랬다
정우성 이 발랑까진 도련님이
광철! 미사! 내가 헌이형 임신 시켰으니까 이제 형이랑 결혼할 수밖에 없어요!

띠로리...

아니... 그걸 그렇게 말씀을 하셨다고요? 전 임신 안 했...
우웁....
우...웁?
속이 왜... 안 좋지?

형 그렇게 붙어먹었는데 애가 안 생기는 게 이상한 거 아녜요?

도련님 방에서 사랑방에서 밥상 치우다 말고 부엌에서 밖에 나와 갈대숲에서 저 멀리 비밀동굴에서
이 마을에 도련님 씨물 안 뿌려진 데가 없을 정도로 붙어먹었었는데...

형... 내가 곧 이렇게 신음 안 참도록 만들어줄게요
도련님 어깨 꽉 물고 윽윽 거리며 참느라 정신없었는데
그게... 이런 의미였다니

의원 불러 임신 맞다 소리 듣고 그때부터는 더욱 더 귀한 이집 며늘 아가 됐는데 아직도 정신이 없네용

나...나... ㄹ
아...아버니임....

형 닮은 딸이면 좋겠다!
그래도 아들이어야...
형 하나만 낳고 말 것도 아닌데요 뭐
뾰오옹...



정우성의 게임 운영에 모든 걸 맡긴다!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