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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2 20:19
마음놓고 농구만 해도, 사랑만 해도 괜찮았던 고등학교 시절은 한여름날의 꿈처럼 끝나고 각자 다른 대륙에서 다시 새로운 출발을 마음먹었을 때
세상은 만화영화가 아니고 우리는 주인공도 아니고 인생은 그 누구에게도 너그럽지 않은 법이라 아무리 도전에 심장이 뛰는 정우성이라 한들, 어떤 시련에도 동요하지 않는 이명헌이라 한들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분명히 찾아오겠지

삶이 쉽지 않을 때 내가 믿고 의지할 만한 능력을 가진 유일한 사람이 바다 너머에 있으니 사랑도 괴롭고 의심하게 되고 싸우게 되고 온갖 고비가 닥쳐오는데
신이 나를 어떤 시험에 임하게 하시더라도 오기와 근성과 사랑으로 끝끝내 버텨내는 우성명헌

생전 씩씩하기만 했던 우성이가 처음으로 "....형 저 요즘 너무 힘들어요. ....저희 좀 시간을 가질까요?" 하고 지친 목소리로 말했던 날 이명헌 구단에 쌍욕먹어가면서 모든 스케줄 다 취소하고 바로 미국 날아와서는 우성이 얼굴 보고 손 잡고 우리가 무슨 마음으로 사랑하기로 했는지, 무슨 마음으로 떨어져 있기로 했는지 기억하자면서 다독였으면 좋겠다
그런 고비를 함께 넘어가며 더 깊고 단단해지는 순애우명...


그렇게 키도 마저 다 자라지 않은 어린 시절 어린 마음에 미래를 기대할 유망주와 유망주로 만났던 서로가
20년이 지난 뒤 NBA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시안 선수와 영광의 시대를 이끈 영원한 캡틴으로 다시 만나서
느바정이 마침내 집으로 돌아오는 날 농구계 대표 자격으로 느바정을 맞으러 공항으로 나간 서른아홉살의 이명헌이 서른여덟살의 정우성과 한자리에 설 때
그들을 기억하는 모든 사람들이 경외와 찬사의 박수를 보내는 한가운데 서로를 와락 껴안는게 보고싶다
너 아닌 사람을 사랑하지 않길 잘했다고, 쉽지 않은 인생의 굴곡을 다 버텨내온 보람을 드디어 당신의 나이든 얼굴에서 발견한다고 생각하는 정우성과 이명헌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