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뭐 그런 걸 전남친한테 물어.”
“사람들이 다 그러길래요. 다른 사람을 만나보라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나.”
“사람들이 그러면 그렇겠지.”
“새 사람을 어디서 구해요.”
“너는 말을 해도 구한다가 뭐냐.”
“구해야지 그럼 자빠뜨려요?”
“얌마 미국 갔다오더니 말을 왜 이렇게 막 해?”
“내 나이가 몇인데.”
“스물다섯이 까부네.”
“스물여섯은 뭐 많아요?”
“너보다는 많지.”
“한 살 많으셔서 좋겠네요.”
“그래. 좋아서 미치겠다.”
“아 모르겠고! 선배 혹시 소개해줄 사람 없어요?”
“없어.”
“흠.”
“아, 생각나는 사람 하나 있긴 한데.”
“그럼 소개해줘요.”
“내가 물어보고 연락 줄게.”
“오키요.”







💬
🔥 토요일에 만나자는데
🥦 이틀 뒤인데요
🔥 안되면 말고
🥦 돼요
🔥 튕기긴
🔥 토요일 오후 한 시 XX 카페
🔥 그 장소에서 바로 만나고 싶대
🥦 굳이?
🔥 ㅇㅇ 굳이
🥦 알겠어요 그 때 보자고 전해주세요







💬
🥦 선배
🥦 뭔데 이거
🥦 왜 선배가 거기 앉아있어요?
🔥 왔는데 왜 안 들어와







“뭔데요 진짜.”
“왔냐.”
“소개해준다는 사람은요?”
“난데.”
“장난쳐요?”
“장난 아니야. 내가 아는 사람 중엔 내가 제일 괜찮아서 그런 건데.”
“전 새 사람 만나려고 나온 거에요.”
“새 사람보단 널 아는 사람이 더 나을 걸.”
“무슨 말인데요.”
“새 사람으로 잊는 거, 생각보다 잘 안 되거든. 내가 해봐서 알아.”
“…무슨 말하고 싶은 건데.”
“우리 다시 시작하자.”
“….”
“네가 말한 것처럼 새로운 사람 만나서 잊어보려고 했어. 근데 안 돼. 다른 사람을 만나도 계속 네가 생각났어. 이건 태섭이가 좋아하던 건데. 이건 태섭이랑 잘 어울리겠는데. 여기는 태섭이랑 와도 좋을텐데.”
“….”
“어딜 가든 곳곳에 네가 있었어, 태섭아.”
“….”
“너만 괜찮으면 다시 시작하고 싶다.”
“무슨… 진짜. 아니, 나는 이런, 아….”
“충분히 생각해보고 얘기해줘.”
“생각을 하게 생겼어요?”
“바로 거절 당하고 싶진 않아서.”
“선배는 매번 제멋대로에요. 알고있죠?”
“응.”
“인정하니까 더 짜증나네요.”
“그래.”
“…그 전남친이 누군지 알았어요?”
“무슨 전남친.”
“내가 잊고싶은 전남친이요.”
“제임스라던가, 제이미라던가. 하여간 미국놈이라며.”
“정대만이거든요?”
“어?”
“여태 정대만 못 잊은 게 억울해서 정대만한테 얘기한 건데. 어떻게 선배가 나와?”
“어, 아?”
“어쩐지 여기로 부르더라.”
“…아직 기억하고 있었냐?”
“장난해요? 지금 내 얘기 다 뭘로 들었어요?”
“잘 들었지….”
“웃지마요. 나 진짜 빡치니까.”
“응. 근데 조금만 웃으면 안 되냐?”
“웃으면 다시 안 만날 거야.”
“안 웃을게.”
“내가 어쩌다 이 인간한테 코 꿰여서….”
“너 나한테 코까지 꿰였냐?”
“조용히 안 해요?”
“음.”
“짜증나니까 내일 얘기할 거에요.”
“어?”
“내일까지 내 대답 기다려요. 재촉하지도 말고 가만히 기다리기만 해요. 먼저 일어날게요.”







태섭이 미국에선 대학리그까지만 하고 국내 프로팀 지명 받아서 들어왔는데 정식으로 리그 시작하기 전에 대만이랑 만났을 때의 대화들을 보고싶었음. 대만이는 이미 프로 입단한 상태고.
태섭이가 미국에 있던 다른 팀원 이름 대면서 일부러 전남친 못 잊었다고 얘기를 한 이유는 그냥 정대만 여태 못 잊은 게 억울해서 속이라도 긁어보려고 얘기한 거였음. 근데 대만이가 아무렇지 않게 다른 사람 소개시켜준다는 말에 태섭이 솔직히 상처 받았겠지. 나는 선배한테 정말 후배일 뿐이구나, 싶었음. 너무 잘 긁은 줄도 모르고ㅋㅋㅋㅋㅋㅋ
하여간 일단 소개팅 해준다니까 나갔는데 상대가 정대만이라서 혼란스러운 태섭이.... 그러다 재결합까지 들이밀어지니까 억울함이 빡침으로 바뀌면서 일부러 바로 대답 안 해줌. XX 카페는 둘이 사귀던 시절 자주 가던 카페였는데 이걸 이렇게 써먹기까지 했으니ㅋㅋㅋㅋ 그래도 다음날 다시 만나자고 문자 보낼 듯. 결국 정대만 못 잊고 송태섭 못 잊어서 여기까지 온 거니까.


대만태섭